둥지 밖 비는 [김재환]
그래서
비는 새지
방울방울 둥근 알을 낳는
분명 새인 거지
비는 새니까, 둥지를 밟고서 바람 속 깊이 뛰어내리지
비는 새니까, 어디든 날아다니지, 깃털처럼 흩어지지
하늘과 땅 가지와 잎 사이
구름 둥지를 새처럼 짓고
밖은 흐리고
자유롭게 비는 내리고
새는 울고
너는 멀지
날고 싶지, 비- 소리 없지, 비- 뛰어내리지, 비-
깃털을 펼치고 한사코 새어 나오는 투명한 새 떼
줄줄 새지 새니, 새인 거지
솜털 날개 졸음처럼 젖어
나뭇가지 사이로 꾸벅꾸벅 스며들지
물방울 알을 깨고 깨어난 어린 장맛비 한 마리
벌레를 물고 온 투명한 어미를 알아보고 입을 떡 벌리지
그 순간에도 비는 여전히 새지
‘짹-!’ 하며 둥지 안에서 허공을 퍼덕이지
들판에 하늘에 또 비는 내리고
내리면 여지없이 새고 새는 울고 너는 아직 멀고
둥지 밖 비는 여전히 젖지
왜 비는 구름 둥지를 흘러 전나무 위로 떨어지다가
결국 한 마리 투명한 새가 되는지
그 이유를 새는 알고 있을까?
해거름, 절룩거리던 들판이 뒤돌아 앉을 때
둥지 밖으로 뛰어내려
나를 향해 전속력으로 날아오는
무수하고 투명한 저, 신생 조류들
- 계간 상상인, 2026년 여름호
첫댓글 김재환시인은 2014년 시사랑 카페 가을 정모에 특별 손님으로 오셨었다.
주페와는 이웃 블로거로 자주 소통하고 대부도로 놀러가기도 했다.
정모 전에 대부도에서 몇몇 블로거들의 시낭송을 했었고 홍정순시인도 참석했었다.
몇년 전에 시인으로 등단하고 시집도 상재하셨다.
닉네임이 초록섬이었는데 다음 블로그가 사라지면서 소통이 끊어졌다.
시사랑 회원들도 몇몇분은 기억하고 있을 게다.
진지한 시낭송이 생각나고, 방마다 수석을 소중하게 전시해 놓고 매일 들여다 보고
자연과 함께 사는 멋있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