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에서 이제껏 해본 아르바이트에 대하여 사람들끼리 이야기가 나와서 문득 일본에서
알바할 때 기억이 남는 몇몇 사람들이 생각이 나서 그리워졌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주저리주저리
쓸데없는 잡담이나 떨어보려구합니다... 하하.
몇 년전 일본에서 1년간 유학하던 시절, 일본의 라면가게에서 반년정도 아르바이트를 했었더랬습니다.
홋카이도 전문라멘점 이었죠... 미소라멘이 메인인 체인점이었습니다. 그닥 유명하진 않은듯하지만요.
점장은 홋카이도출신으로 도쿄에서 회사를 정년퇴직하고 라멘가게를 차렸다고 했습니다. 전문 요리인은 아니었죠.
본사에서 대충 기술을 배우고, 부점장을 전문 요리사로 두고 하던 가게였습니다.
처음 두근두근거리며 면접을 갔을 때, 저의 엉망인 일본어실력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점장은 그래도
저를 채용시켜주었습니다. 처음은 설겆이만 2달정도 했던것 같습니다.
외국인은 처음 써보는거라고 하더군요. 조금 떼쓰는 격으로 무리하게 일도 시켰지만 좋은 인상의 할아버지였습니다.
나중에 같이 일하는 귀여운 일본고등학생여자아이가 성희롱을 당했다!!라는 믿을 수 없는 말도 들었지만...;;
(저는 안당했는데말이죠.. 이걸 기뻐해야하는건지, 슬퍼해야(?)하는건지..-_-;;;)
이 일본여자아이는 정말 피부도 하얗고 귀엽고 깜찍한 아이였습니다. 몇 번 즐겁게 수다떨어본게 다인데
나중에 그 아이가 그만둘 때, 울면서 저에게 편지써서 갖다주더군요. 순간 당황했었지만 그래도 가슴찡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전(元)호스트 아르바이트생!!!
호스트는 태어나서 처음 봤었더랬습니다.(나중에 신주쿠에서 신오오쿠보로 걸어가다가 잔뜩 보게됬지만요..)
하지만 이야기까지 해본건 이 사람이 지금까지도 유일무이합니다.
이 사람은 본인 왈, 가게에서 넘버 투의 자리에 있었다더군요. 키는 작지만(약 160센티정도?) 말은 정말 잘했습니다.
외국인인 제가 들어도 웃기고 말발 좋았습니다. 외모는 음.... 일본인 호스트의 외모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일본의
호스트들 얼굴이 잘생긴건지 못생긴건지 판단이 잘 안가더군요... 굳이말하자면... 신기한 얼굴? -o-;;)
이 사람이 넘버투였다는게 사실이라면 고객층은 말발때문에 이사람을 넘버투의 자리에 올렸음이 틀림없습니다.
손님들이 선물로 주었다는 루이비통 허리띠와 신발을 신고 기름 낀 키친에서 숙련된 솜씨로 파(ねぎ)를 썰었습니다.. -_-
이 전호스트는 중졸로 고교를 중퇴하고 이일저일하다가 호스트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요리인이 되고 싶어
호스트를 그만두고 소위 끈줄이었던 뷰띠끄샵의 사장인 연상의 여자친구집에서 먹고자고 하고 있다고했습니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정말 물장사하는 사람의 전형을 보고있는 듯 하지만, 이 전호스트(..호칭이..;)는 정말
밝고 재미있는 친구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양식레스토랑에 취직해서 요리를 배우고 싶지만, 보고 배운것이 없어 취직이 안되 우선 라멘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요리하고 싶다는 사람답게 칼쓰는 솜씨도 능숙했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기술없는 사람이 만드면
안되는 라멘이지만 자기가 어떻게든 한번 만들어보고싶어서 부점장에게 아양떨고 하더라구요..
크리스마스 때도 알바를 하고 있길래 여자친구랑 안있냐고 했더니 어차피 뷰띠끄하는 사장인 여자친구는 밤늦게까지
바빠서 지금 집에 없고, 밤에 집에 돌아가 칠면조요리를 해줄거라고 하더군요.
이런 귀엽고 성실한 남친이라면 호스트였던 어쨌건 데리고 살만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음?;;;)
나중에 그는 레스토랑에 정직원으로 채용되어 라멘가게를 미련없이 랄라~~하면서 떠났지만요. 인사도 없었습니다..
이건 조금 괘씸하군요.. ^_^;;
... 마지막으로, 이 라멘가게는 역과 멀리 떨어져있는 고로 장사가 좀 부진했습니다. 결국은 점장님은 가게를 포기하고 홋카이도로
떠나셨습니다..ㅠㅠ 가게는 본사에게 다시 넘어가 중국인(!!)에게 경영권을 주었습니다.
새로온 여자중국인 오너는 자신의 친척이라는 중국인을 점장으로 채용하고, 또 이 중국인은 자기 친구를 부점장으로 해서
홋카이도 라멘가게에 부메뉴로 중국요리를 추가하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 전 점장이 갑자기들 그만두면 가게가 어수선해지니깐 저보고 계속 남아서 일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사람들도 몇명 남아있었지만 한두달내에 전부(!) 그만둬버리더군요... 중국인 밑에서 일하기가 좀 그랬을까요?
여하튼 이 중국인 점장은 알바가 저 하나만 남은 상황에서도 알바를 더 안뽑고 모든 일을 저에게, 그리고 자기랑 부점장도 빡세게 일을 하며 가게를 계속했습니다.
여러분, 중국인의 저력이 이런겁니다..;;;;;
이상, 저의 주절주절 잡담이었습니다. 봐주신 분들은 감사합니다..
덧, 그 중국인 점장은 일본에 온지 3년 됐다는데도 여전히 일본어 수준이 영~ 아니었습니다.
(부점장은 일본에 갓와서 말할 수 있는 일본어는 わからない, はい, いいえ 세 단어였습니다..)
모든 손님에게 중국인 특유의 혀짧은 반말... 그리고 형용사같은 일본어는 뜻을 못알아들어서 손님이 あっさり한 맛으로
라멘을 주문했는데 그 뜻이 뭔지 못알아듣더군요.. 라멘의 기본 주문조건아닙니까..
제가 설명을 한다고 했지만, 역시 같은 외국인이 형용사 단어 설명해봤자 알아들을리가 있나요..
결국은 기름을 좀 적게 넣어라라고 했지만 그냥 내놓았는지 할머니손님은 몇젓가락 들더니 내려놓고 안드시더군요....
여러분들 상상해보십시요. 일본 홋카이도전문 라멘집에 점장, 부점장은 중국인. 알바생은 한국인입니다...
뭐였을까요, 이 상황은....;;
덧2, 중국인 점장과 부점장은 저에게 일을 지시할 때 외에는 전부 중국어로만 자기들끼리 이야기했습니다. 그거 굉장히 기분 나쁘더군요. 같은 언어를 공유하지 못하는 외국인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ㅠ.ㅜ
첫댓글 고생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좋은날이 있을거에요
화교들의 활약상은 세계 곳곳에서 위상을 떨치죠~^^*. 단, 돼지고기를 안먹는 회교권은 제외~^^*
낚였어요. 전 알바하면서 겪은 연애 경험담인줄 알고 끝까지 읽었는데,,,너무 밋밋해요.ㅋㅋ
고생많이 하셨네요. 마지막엔 그 가게에서 일본어 제일 잘하는 분이셨겠네요.
ㅋㅋ 별찌님 말씀대로 일본어 잘하는... 좋은면만 보면 대단한 거라고요.. 중국인들이요.. 그래도 손님이 많았나 봐요^^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私もいろんな経験をしたいですね...私は弱虫で生活リズムがちょっとでも違ってくるといやなんです...いろんな経験をするためにはまず私の弱虫な性格を直すことから始めなきゃならないかも知れませんね...
(たんなる愚痴です...)
하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