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 제2법칙
- 이병국
어제 나는 너와 만나 우리가 되었고
잡은 손을 기울여
서로의 바닥을 짚었다
무른 마음에 멍울이 흘러내리고
우리의 결을 따라
오랫동안
스며
우주가 생성되던 날
로 이어질 수 있다지만
무수한 배열을 이루며 안정된 혼란을 향한다
내일 우리는 나와 네가 될 것이다
열이 조금 나고
무질서가 증가하고
엎드려 읽는 나날의 바람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길을 낸다
그러므로 너와
나의
우리가
고개를 돌려
아직 잃지 않은 시간을 어루만진다
오늘의 테이블은 정리되어 있다
ㅡ 《문장웹진》(2024,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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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물리학의 법칙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에너지 총량불변의 법칙과 열역학 제1, 2 법칙도 그 중 하나입니다
모든 열은 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힘을 잃은 에너지는 진행방향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을 사람들은 깜빡 잊고 삽니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진 무리 소위 정당이라는 것도 선거에 지면 방향성이 달라집니다
선거철마다 엎드려 정책을 펼쳐들었지만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용도폐기되는 게 현실입니다
어째서 우리나라 정치판에는 백년 정당이 없을까요?
사상 유례없는 연동형비레대표 투표용지 길이만 해도 50cm를 넘겼습니다
4월 10일만 지나면 사라질 얼굴과 이름 숫자가 얼마일까요?
누구처럼 일생에서 열 번의 총선을 치른 나도 무엇을 어루만지며 오늘을 정리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