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국가정원 산책을 마치고/안성환
모처럼 비오는 정오에 태화강국가정원을 산책한다.
태화강국가정원의 기본 설계는 네들란드계 ‘피트 아우돌프’가 설계하였다. 그는 세계적인 도시정원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의 작품들은 세계 곳곳에서 쉽게 볼수 있다. 대표작으로 ‘2020년 미시간 아우돌프가든 디트로이트’ 정원이다. 피트씨의 기본 개념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유하는 정원이다. 태화강국가정원을 산책해 보면 그 이상의 느낌을 받는다.
먼저 태화강국가정원교를 오른다. 시원한 강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원교를 오로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교각벽면에 울산광역시에서 잘 나가는 서예 작가들의 작품이 시민을 위해 전시 하고 있었다. 걷다 말고 멈춰서기를 반복, 내 고향 의령의 선후배 세명의 글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들은 울산에서 서예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하며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선배의 작품은 ‘고래의 꿈’이고 후배의 작품은 ‘淸德(청덕)’과 ‘큰 꿈이 없어 행복했다’란 작품이다. 서체의 흐름과 유연함은 마치 물과 같았고 필력은 돌에 새긴듯한 단단하고 힘이 넘치는 금석학을 보는 느낌이었다. 글의 의미들은 세속에 찌든 때를 씻어주는 계면활성제 같았다. 이러한 고귀한 의미들은 세월이 지나고서야 보였다. 아마 내가 이런 글들을 20년 전에 봤다면 필력만 눈에 보였지 글씨의 의미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이 만큼 성숙해져 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익어감은 세월의 덕도 있는 것 같다.
내가 울산에 생활의 터전을 잡은 지 벌써 반세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 울산은 제2의 고향이다. 내 인생의 황혼기는 울산에서 꽃을 피워 울산에서 거둬리라. 누가 울산에 대하여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울산은 한마디로 ‘에코폴리스 도시’라고 말하리라. 이곳 태화강 국가정원을 다녀 보면 국가정원의 구조와 기능이 환경을 잘 배려하여 시민과 자연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쾌적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곳을 산책하며 다양한 생명체들을 만났다. 그들은 렌즈를 가까이 하여도 겁내지 않는데 어찌 이곳을 ‘에코폴리스 도시’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수달을 포함한 다양한 어종들과 조류들도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참 좋은 울산이다.
2025년 10월 19일 안성환쓴다.
첫댓글 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길 잃은 민물 참게?도 보이고 은하수 다리위의 작품이 멋집니다.
순자언니, 자운친구, 정종열선배님? 멋진 작품이 단연 돋보입니다. 비오는 날이 더 운치있고 초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승희는 어디로. . .
태화강정원 산책중에 비가 내려주어 더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