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0회 등산 장령산(656m) 2023-43
2023년 12월 31일(일) 흐림
충북 옥천군 군서면과 옥천읍 경계를 이루는 장령산은 아름다운 금천 계곡을 사이에 두고 충남 1봉 서대산과 마주 보고 있다. 장령산 골짜기와 능선엔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왕관 바위를 비롯한 기이한 바위들이 솟아 경관이 훌륭하다. 옥천읍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두 개의 큰 산이 보인다.
왼편 산이 장령산, 오른편 산이 마성산이다. 서대산은 그 뒤로 웅장하게 솟구친 모습을 하고 있다. 주 능선엔 전망대가 있어 이곳에 올라서면 옥천읍 전경과 금산리를 돌아 흐르는 금천 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천 천에는 천연기념물 238호인 어름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령산의 산줄기는 북쪽을 향해 마성산과 용봉으로 완만하게 뻗어나가 옥천읍을 감싸고 있다. 특히 용암사 일대의 경관이 빼어나다. 높은 바위벽에 새겨진 마애불이 눈길을 끌고 고려 중엽 양식인 2중 기단을 가진 한 쌍의 동서 3층 석탑(보물 1388호)도 용암사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서쪽 금산리 방면은 맑은 물과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자연휴양림으로 조성되어 여름과 가을에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있고 치유의 숲 길을 데크로 새롭게 조성해 각광을 받고 있다.
장령산 산줄기는 금남정맥의 산인 인대산부터 시작된다. 금남정맥 능선 위에 솟아있는 인대산 남봉에서 정맥을 벗어나 동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가 약 3.5Km를 뻗어 월봉산을 빚어놓고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9Km를 달려 나가 금성산을 들어 올린다. 금성산에서 다시 동쪽으로 뻗어나간 대성 지맥 산줄기는 닭이봉을 빚어놓고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서대산 남쪽 봉우리를 일으킨다.
서대산 남봉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남진하는 산줄기는 국수봉을 일으키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충남과 충북의 경계를 이루는 천태산 북봉에 닿는다. 천태산 북봉에서 북쪽으로 달아나는 산줄기는 대성산과 매봉을 들어 올린 다음 장령산을 솟구친다. 장령산의 산줄기는 마성산과 용봉을 빚어놓고 남은 여맥들을 서화천(일명 실개천)에 가라앉힌다. 금성산부터 장령산까지는 도상거리로 약 31.3Km쯤 되고 실지 거리는 약 37.6Km쯤 된다.
1995년 11월 4일(토) 장령산을 처음 오른 이래 대전 학원연합회 산악회와 충절로신협 산악회 안내 산행을 비롯해 5번을 등정했다. 오늘은 장령산 6번째 등산인 셈이다. 장령산을 오르는 코스가 여섯 군데나 된다. 오늘은 가장 긴 거리인 5코스로 올라가 4코스로 하산하는 길을 선택한다.
자연휴양림서 산행이 시작된다(9:24). 아름다운 금천 계곡을 왼쪽에 끼고 평지 길로 나아간다. 5분쯤 진행하니 금천 계곡을 건너는 빨간 무지개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구름다리서 내려다본 금천 계곡 풍광은 으뜸이다. 청아한 물소리에 옥같이 맑은 계류가 흘러가고 있어 평안한 느낌이다. 구름다리를 건너 이젠 금천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진행한다. 아주 걷기 편한 이 길은 절로 힐링이 돼 치유의 숲길로 불린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비롯한 시들이 표지판에 쓰여 있다. 치유의 숲길로 산책하면서 시를 읽으면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고 건강해질 것 같다. 곧이어 야자 매트 길이 데크 길로 바뀐다. 데크로 올라선 전망대선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져 마음이 평온해진다(9:30).
서대산 자락이 보기 좋고 소원 바위가 눈길을 끌고 금천 계곡은 원시의 순수함을 담고 있다. 계곡 건너편 산자락에 커다란 고드름이 달린 곳과 금천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설치된 곳을 지나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곳에 이른다(9:45). 장령산 정상 1.99Km, 휴양림 관리사무소 1.82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다.
장령산 지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경사 급한 5코스 산길로 산에 올라간다. 금방 지계곡을 건너 가파른 작은 능선을 타고 산에 오른다. 정상 1.5Km란 푯말이 반기는 지점을 지나(9:52) 7분쯤 올라서니 더욱 가팔라진 길이 나온다.
곧이어 잠시 시야가 트이는 곳을 거쳐 끊임없이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길로 대성 지맥 주 능선에 올라선다(10:20). 장령산 정상 0.99Km, 휴양림 관리사무소 2.82Km란 푯말이 서 있다.
이곳에선 하나뿐인 능선을 타고 대성산과 천태산과 장령산의 모산인 금성산에 갈 수 있다. 이제 대성 지맥 능선을 타고 한결 편해진 산길로 전진한다. 장찬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친다. 기온은 영상이라 다행이다.
12분쯤 진행하니 정상으로 짐작되는 봉우리가 나무 사이로 보인다. 뒤돌아보니 매봉과 대성산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조금 더 나아가니(10:35) 특이하게 능선에 세 바위가 서 있어 삼형제 바위라고 명명한다.
다시 급해진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짐작한 헬기장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어 완만한 능선 길로 나아가다가 또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선 다음 유순한 능선을 타고 고스락(정상)에 올라선다(10:45).
정상의 조망은 자욱한 안개로 인해 꽉 막혔다. 수많은 리본이 달린 명소 코스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장령정 1Km, 헬기장 0.6Km, 관리사무소 2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다.
고스락을 뒤로하고(10:57) 대성 지맥 능선을 타고 사목재를 향해 내리막길로 나아간다. 급경사와 완경사 길로 300m쯤 내려서니 1코스로 하산하는 길이 나타난다(11:03). 얼마 후 전망대인 장령정에 닿는다(11:18).
장령정
2층으로 새롭게 시설한 장령정은 멋진 조망을 즐길 수가 있는데 오늘은 운무로 시야가 막혀 안타깝다. 조금 더 내려가니 2코스 하산 길이 나타난다(11:25). 이정표 푯말에 왕관 바위 0.4Km, 주차장 2Km, 장령정 0.3Km라고 쓰여 있다.
조금 더 내려서니 밧줄이 달린 험한 길이 나타난다(11:31). 조심스럽게 내려선 다음 전망 좋은 능선에 이른다(11:36). 식장산-만인산 능선이 조망되고 충남 1봉 서대산(903m) 일부가 보인다.
왕관바위 봉우리가 조망된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뒤로 옹골찬 왕관 바위 능선이 철옹성 같고 금산리 일대가 평화롭게 내려다보인다. 곧이어 3코스 하산 길인 왕관 바위 초입에 이르니(11:42) 험준한 장벽 앞에 선 기분이다. 거대한 바위가 하늘 높이 솟아있고 출입 금지 안내판이 서 있다.
바위 왼쪽 험한 길로 왕관 바위에 올라선다. 거대한 바위 위에 바위가 앉아 있어 마치 왕관을 쓴 형상이다. 데크 마루가 시설된 왕관 바위에선 멋진 전망이 열린다. 옥천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소정 저수지와 삼청 저수지가 한가롭다.
육영수 여사 생가 뒤 동 마성산도 흐릿하게 조망되고 옥천의 남쪽 울타리인 마성산이 뚜렷하다. 장령산 6번 산행 중 왕관 바위 감상은 처음이라 진한 감동과 기쁨이 밀려온다.
용암사 3거리 이정표
왕관 바위를 뒤로하고(11:56) 계속되는 대성 지맥 능선을 타고 내리막길로 600m를 진행해 용암사 삼거리 능선에 닿는다(12:07). 사목재 0.5Km란 이정표가 거리를 알려준다. 오른쪽 길로 산에서 내려가면 용암사에 이른다.
다시 오르막길로 삼각점이 박힌 봉우리를 넘어(12:10) 험준한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사목재로 내려선다(12:19). 사목재서 장령산 고스락을 오르는 코스는 4코스이다. 또 이곳에서도 용암사에 갈 수 있고 거리는 600m쯤 된다.
3코스 들머리 이정표
이제 대성 지맥을 벗어나 시멘트로 포장된 호젓한 임도를 따라 산에서 내려간다. 오늘은 등 하산 중 단 1명의 산객도 만나지 않았다. 임도 삼거리에 닿아 완만한 오르막 흙길로 3코스 들머리에 이른다(12:43). 왕관 바위 1Km, 휴양림 관리소 0.7Km란 푯말이 서 있다. 이어 오르내림의 임도 길로 2코스 들머리에 이른다(12:55). 산길 옆 계곡의 물이 흐른다. 항상 이 코스로 장령산을 올라갔었다.
곧이어 새롭게 시설한 데크 길이 나타난다(13:00). 데크를 따라 진행한다. 데크 아래에는 휴양림의 널찍한 길이 나 있다. 1코스 들머리와 명소 코스 들머리를 거쳐 빨간 무지개 구름다리로 돌아온 다음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여 흡족한 송년 산행을 마친다(13:20).
☆ 산행거리: 9.37Km, 3시간 56분 소요(휴식 시간 24분 포함) 평균속력: 2.6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