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주체 : 이디오마 델라 무지카(전현호, 조현근) + 미하엘 포름, 이창 리앙, 클라우디우스 캄프, 이은지
공연장 : 금호아트홀 연세
공연평점 : ★★★★★
오늘 공연은 유럽의 강대국 4개국의 바로크 음악을 하프시코드, 바로크 첼로, 4대의 리코더로 연주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음악을 순서대로 연주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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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전 무대 위에서 연습하고 있는 조현근님과 미하엘 포름 튜닝해주고 계신 전현호님
먼저 독일의 바로크 음악부터 연주를 시작합니다
첫번째 곡 Johann Christian Schickhardt 2번 콘체르토 라단조 는
가운데 하프시코드 이은지님이 자리잡고 그 왼쪽에 조현근 첼리스트, 그리고 뒤쪽으로 4명의 리코더가 서는데
리코더는 오른쪽 두 분이 고음역 멜로디쪽 왼쪽 두 분이 저음역 화음을 담당합니다
첫번째곡에서스 왼쪽부터 전현호, 캄프, 리앙, 포름 순서로 서서 연주를 시작합니다
전 공연자가 다 무대에 서서 연주하는 첫 곡부터 상큼한 리코더 소리와 박진감 넘치는 첼로가 받쳐주고
챙챙거리는 즐거운 음향의 하프시코드가 졸졸흐르는 시냇물처럼 흘러내립니다
각자 솔로인 듯 연주하기도 하고 합주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주기도 하고
6명의 합을 임팩트있게 보여주는 첫곡이 끝나고
두번째 Telemann 의 곡이 시작되는데
판타지아 1번 가장조를 클라우디우스 캄프가 솔로로 아름답게 뽑아내 듯 연주하고 바로 이어서
리코더 4대를 위한 콘체르토 바장조를 4대의 리코더가 하나가 되어 연주합니다
와 4대의 리코더로 연주하는 콘체르토~ 이게 되는군요
이번 곡에서는 배열이 리앙, 캄프, 포름, 전현호의 순서로 서서 연주를 하는데
원래는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곡이었는데 이것을 리코더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4명의 리코더가 멜로디와 반주 파트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각자도 뛰어난 연주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화음과 합이 놀랄정도로 찰떡입니다
이제 프랑스로 넘어갑니다
이제 배열은 리앙, 캄프, 전현호, 포름의 순서로 바뀌어서
Jacques Martin Hhotteterre 프렐류드 사단조를
리앙의 독주로 연주하고 이어서 Pierre Gaultier de Marseille Sommeill 를 붙여서 연주합니다
리앙의 연주력에 감탄을 하자마자
그 다음에 연주한 Passacaille 에서는 조현근 바로크 첼리스트가 독보적인 음색으로 질주합니다
여기서 부터는 리코더 배열순서가 캄프, 리앙 포름, 전현호의 순서로 서서 연주하는데
오늘 연주에서 미하엘 포름과 전현호 리코더가 거의 고음역 멜로디 파트를 흠잡을 데 없는 기량으로
리드를 하고 리앙과 캄프가 저음역 반주 파트를 많이 담당하는데 저음역 파트라 해도 거의 독주 수준의
파트들이 많아서 4명의 독주자가 각자의 파트를 주변의 소리 신경쓰지않고 혼자 연주하는 듯한 양상입니다
그런데 전혀 헷갈리지도 않나 봅니다 화응이 깨지는 법도 없고 음량도 4명의 리코더가 모두 대등하니
과연 이것이 독주인지 합주인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1부가 끝나고 짧은 인터미션 후
2부 영국의 바로크 음악이 시작되는데 무대 위에 연주자들이 나오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새소리같은 소리가 납니다
왼쪽에서 한 번, 오른쪽에서 한 번, 그리고나서 계속 새소리 같은 리코더 소리가 무대 아래 관객석에서 들리다가
갑자기 소란스러운 사람 음성이 나고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이런 연출을 하는군요
이은지 하프시코디스트가 관객석에서 소리를 지르며 무대로 올라와서 아 시끄럽다고 하면서 호르라기를 세게 부니
새소리같은 리코더소리가 일제히 멈춥니다
바로 Richard Meares The Bird Fancyer's Delight 를 연주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기발한 기획도 공연의 일부로서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나중에 포름이 한 멘트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소리를 리코더가 흉내낸 것이 아니라 리코더가 새들에게 새소리내는 법을 가르친 것이라고 ...... 가히 새를 능가하는 리코더입니다
재미난 공연 후에 이은지 하프시코디스트가 독주로 Handel / William Babell 리날도 중 서곡을 연주합니다
하프시코드 독주가 연주해 주는 리날도 서곡으로 다시 공연은 찐 바로크 무드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나서 오늘 공연 중 가장 좋았던
Godfrey Finger 15 a Ground 를 조현근 첼리스트의 반주에 맞춰 미하엘 포름의 독주연주로 듣는데 첼로의 묵직한 음색과 조현근 첼리스트의 어김없이 받쳐주는 비트감 강한 저음부 위에서 미하엘 포름의 신기할 정도로 능수능란한 리코더 연주에 넋을 잃고 듣다가
Daniel Wright The Black Joak 에 와서 전현호 리코더의 독주에서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 곡은 예습 때도 리코더 독주 연주로 들었는데 들으면서도 아 디게 연주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전현호 리코더는 숨을 대체 어디서 쉬는 가 싶게 끝었는 음의 향연을 관객에게 쏟아내 주는데
감탄의 경지를 넘어서 저 경지에 도달한 그의 음악에의 열정에 깊은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역시 전현호 !!!
이제 마지막 파트 이탈리아로 넘어갑니다
순서를 바꾸어
Alessandro Scarlatti 소나타 바장조 를 먼저 연주하고
Girolamo Frescobaldi 두 대의 베이스 악기를 위한 칸초나 15 La Lievoratta 에서는
캄프가 이제 리코더 대신 베이스 바순을 들고 와 조현근 첼리스트와 합주를 합니다
아 묵직한 저음부의 향연이 들뜬 기분을 차분히 어루만져주는 것 같기도 하고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 같은 음색이
마음에 편안한 안식을 선사해 줍니다
이제 마지막곡 Antonio Vivaldi & Johann Sebastian Bach 콘체르토 나단조 RV 580 / BWV 1065 은
오늘은 하이라이트였습니다
6명이 연주자가 모두 최고의 기량으로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도 다른 악기와의 협주의 정신을 잃지않는 하모니 충만한 연주로 바로크 음악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를 제대로 보여주는 호연이었습니다
잠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7, 18세기 바로크 시대의 한 부분이 되어서
열정적인 악사들의 공연에 귀호강하고 있는 귀부인이 된 것 같은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연주 중간에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포름
오늘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전현호 리코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