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린라이트 3형제’가 뜬다. 주인공은 정수근(27) 조성환(28) 김주찬(23). 양상문 감독은 올시즌 이들에게 도루 ‘자유이용권’을 나눠줬다. 과감한 도루시도 권한을 부여해 자율적인 기동력 야구를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롯데가 3월 22일까지 기록중인 시범경기 도루수는 9개. 한화(8개),SK,삼성(이상 6개) 등을 제치고 팀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다. 원동력은 역시 정수근이다. 지난 1996년∼2002년까지 7년 연속 40도루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운 정수근이 팀에 합류하면서 동료들이 많은 자극을 받았다. 호주-일본을 거치는 스프링캠프에서 ‘대도’의 스타트 타이밍과 마무리 슬라이딩까지 도루의 교본으로 삼았다. 아직 도루 1개로 몸을 푼 정수근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도루왕 탈환을 넉넉히 준비중이다.
시범경기 2도루를 기록중인 조성환은 올시즌 40도루를 목표로 뛴다. 아직 방망이 감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많은 기회가 없었지만 언제든 뛴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정수근과 함께 1,2번에서 그라운드를 휘저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시범경기서 단연 돋보이는 발은 김주찬이다. 김주찬은 도루 4개를 기록해 SK 이호준과 함께 이 부문 수위에 올라있다. 3월 21일 사직 현대전에서는 2루타 뒤 3루 도루를 감행했다. 포수가 송구도 못해봤을 만큼 몰라보게 빨라진 스타트가 돋보였다. 출루하면 무조건 뛸 수 있는 자신감을 마련했다.
지난해 8개구단 최저 도루 성공률(56%)을 기록한 롯데가 올해 그린라이트를 부여받은 세명의 선수를 앞세워 부산 야구를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세 선수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도루를 자제하라는 사인만 준비해 놨을 뿐이다. 언제 어느 때고 맘껏 뛰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