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자서전> 중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곳 땅 위에서 그리스도는
우리들에게 평생 닻을 내리기 위한 항구가 아니라
앞바다로 나가서 거칠고도 광포한 파도를 만나
신의 품 안에서 닻을 내리기 위해
평생 투쟁하려고 그곳을 떠나야 하는
항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스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는 어서 오라고 환영하지 않고
잘 가라며 배웅했다.
그는 보드라운 구름 속에 편안히 물러나 앉지 않고,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저 높이 북극성을 응시하며
뱃전을 꽉 움켜잡고 서서 파도에 시달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를 좋아했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를 따르리라.
첫댓글 "그리스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이 문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