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남쪽 바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한국을 떠나 살면서 가끔씩 불러 보는 이 은상님의 노래 가고파 입니다. 타국 생활을 시작하고부터 내 마음속에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들, 저 먼 기억 속의 추억들이 살아서 숨쉬던 곳, 그런 곳이 더러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 마을이 있는 남해안의 작은 섬입니다.
언제나 눈을 감으면 아련히 떠오르는 꼬불꼬불한 골목길들 그 길목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반가이 만나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같이 뛰어 놀던 곳-
동네 뒤로 돌아가면 좁은 언덕진 곳으로 이어지던 운치 있던 좁은 오솔길 그 오솔길 옆으로 하늘만큼 큰 나무가 기다란 가지들을 하늘을 향해 펄치고 서 있었고 그 앞쪽으로 넓게 트인 농지가 옆 마을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큰 나무 한쪽 옆으로 있던 두 개의 큰 바위 위에서 나는 하루는 엄마가 되였고, 또 하루는 아빠가 되였고 또 하루는 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조개 껍데기를 주워 모아서 살림살이를 했고 풀잎을 따다가 밥과 반찬을 만들면서 놀았습니다. 그 언덕길은 오늘도 그대로 일텐데……
마을이 끝나는 곳에는 둑 하나가 소금 물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둑 건너편에 있던 작은 밭에 가을 거지를 하시러 가시는 어머님을 따라 그 길을 가끔 걸어갔습니다. 내 어린 시절 어머님을 따라 그 둑을 지날 때면 그 둑이 그렇게 높고 길게 보였습니다.
그 높고 긴 둑 위를 지날 때면 바다 위를 불어 오던 거센 바람이 내 작은 몸뚱이를 휘감고 지나갔습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내 몸뚱이가 휘청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뒤뚱거리던 내 발걸음……내 다리가, 내 발이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발걸음이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 둑을 지날 때면 내 작은 가슴이 둥둥거렸습니다. 아마도 높고 긴 둑을 지나다가 바다 위에 실려오던 강풍에 날려 갈 가봐…… 괜히 어린 나는 출렁거리는 검 푸른 바닷물을 보지 않으려고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여름에 불어 오는 바람은 시원하고 달콤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는 바다가를 거닐며 한 여름의 더위를 삭히곤 했습니다.
삼복 더위가 한창이면 바다 바람만으로도 더위를 견디기 어려워 풍덩, 풍덩 물속으로 뛰어들어 갔습니다. 파란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내 몸뚱이가 검둥이처럼 보일 때까지 나는 친구들이랑 물 놀이를 했습니다.
그 때 그 길고 높은 둑은 여전히 소금물을 지키고 서있었고 그 둑 옆에 말없이 서있던 푸른 숲의 갈대들은 하늘하늘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벧후 3:13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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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웨덴순복음초대교회 원문보기 글쓴이: 순복음청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