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회 2010년_3월_11일.hwp
3월 11일 목요일
안녕하십니까? 묘원입니다.
수행을 하면서 알게 되는 지혜 중에 하나는
무엇이나 잘 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잘못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바라기 때문에 더 얻을 수 없는 경우,
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더 하게 되는 경우,
먹지 않으려고 하다가 더 먹게 되는 경우를 알게 됩니다.
이런 결과 때문에 참담해질 때 오히려 이것을 지혜로 삼아야 합니다.
바라거나 없애려고 하는 것은 언제나 정도를 넘어서기 마련이라서
그 폐해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수행도 잘 하려고 하다가 안 되면 오히려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작용은 항상 반작용을 수반합니다.
그러므로 무슨 일을 하거나 하려함 없이 그냥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알아차림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나는 지금 수행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비하입니다.
이것은 성냄으로 번뇌에 속하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수행을 매우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만심입니다.
이것은 탐욕으로 번뇌에 속하는 것입니다.
현재 수행을 하지 않더라도 수행이 유익하다는 것을 아는 것도 좋습니다.
언젠가 조건이 성숙되면 수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수행자 여러분!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 업의 생성을 원인으로 생이 일어난다고 했을 때에
태어남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생명이 사는 존재의 세계는 모두 31개로 분류합니다.
그러니까 생명의 태어남도 크게 나누면 31개의 태어남이 있습니다.
물론 지옥도 여러 개가 있고, 축생의 종류도 수를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크게 분류하자면 생명은 31가지의 종류가 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 업의 생성을 원인으로 인간으로 태어난 것에 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인간계 위에 있는 여섯 개의 욕계 천상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여섯 번째 태어남은 욕계 천상의 첫 번째 천(天)인 사천왕천에 태어남입니다.
사천왕천부터 타화자재천까지 여섯 개의 천상을 욕계 천상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부터 태어나는 생명을 천인(天人), 또는 천신(天神)이라고도 합니다.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 인간, 욕계천상을 모두 욕계(欲界)라고도 합니다.
욕망이 강한 세계라서 욕계라고 합니다.
사천왕천에 태어남은 믿음, 보시, 지계를 쌓은 과보로 태어나며 화생으로 태어납니다.
사천왕천의 생명은 수명이 정해져 있습니다.
천상의 시간으로 500년 동안 삽니다.
천상의 시간은 인간계의 시간과 다릅니다.
인간계의 400년이 천상계의 하루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인간계의 시간과 천상계의 시간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사천왕천은 4명의 천왕이 지배하는 세계입니다.
따라다타, 위루라까, 위루빠까, 꾸에라 라고 하는 4명의 천왕을 사천왕(四天王)이라고 합니다.
사천왕천은 가장 낮은 천상계입니다.
여기에는 천계의 수호신들이 부하들과 함께 머무는 곳입니다.
사천왕천은 시내루산 중턱에서 아래로 관통해 있습니다.
사천왕천에 속한 천인들은 매우 다양한 형태의 생명들입니다.
다음으로 7번째의 태어남은 욕계 천상의 33천에 태어남입니다.
33천은 욕계천상의 두 번째 천에 태어남입니다.
33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믿음과 보시, 지계의 과보가 있어야 하며
역시 이곳에서도 화생으로 태어납니다.
이곳의 수명은 천상의 수명으로 1000년을 살다가 다음 생을 받습니다.
33천 역시 행복한 세계입니다.
33천은 33명의 천인들이 사는 천상계입니다.
여기서 제석천왕이 살고 있습니다.
이 이름의 기원은 제석천이 이끄는 33명의 이타적 지원자들이 자비행을 하여서
이 천상계에 태어났다는 것에서 유래합니다.
33천은 부처님께서 천인들에게 3개월 동안 아비담마를 가르치신 곳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33천을 다스리는 제석천왕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 수다원 도과를 성취한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제석천왕은 죽은 뒤에 어디서 다시 무엇으로 태어날지 알 수 없지만
수다원은 일곱 생 이내에 아라한이 되어서 부러워 한 것입니다.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수행을 하는 인간들이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요청을 했고
부처님께서는 이를 승낙하셨습니다.
그래서 현재 상좌불교에서는 예불을 드릴 때,
‘아미야, 아미야, 아미야, 유로 무자 바꼰노, 사두, 사두, 사두’
이렇게 3번 아미야를 부릅니다. 이때의 이 ‘아미야’가 제석천왕입니다.
다음은 8번째의 태어남입니다.
8번째의 태어남은 욕계천상의 세 번째 천의 야마천에 태어남입니다.
역시 야마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믿음과 보시, 지계의 과보가 있어야 하며 화생으로 태어납니다.
야마천의 수명은 천상의 시간으로 2000년을 살다가 죽어서 다음 생을 받습니다.
야마천도 역시 행복한 세계입니다.
야마천은 고통에서 벗어난 천인들이라는 뜻에서 야마라고 합니다.
야마천에는 수야마천왕이 살고 있습니다.
다음 9번째 태어남은 욕계천상의 4번째 천에 도솔천에 태어남입니다.
역시 도솔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믿음과 보시, 지계의 과보가 있어야 하며
이곳에서도 화생으로 태어납니다.
수명은 천상의 시간으로 4000년을 살다가 죽어서 다음 생을 받습니다.
도솔천도 역시 행복한 세계입니다.
도솔천은 만족에 도달한 천인이라서 도솔천의 천인이라고 합니다.
도솔천은 행복한 거주자, 즐거움의 세계, 깨닫는 데 필요한 요건을 완전하게 갖추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인간세계로 태어날 기회가 왔을 때 태어나는 천상입니다.
우리 시대에 석가모니 부처님도 이 도솔천에 계시다가 인간으로 태어나셨습니다.
또한 미래에 태어나실 미륵 부처님도 이 세계에 거주하면서
인간으로 태어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립니다.
마야부인도 세상을 떠난 후에 이 세계에 천인으로 태어났습니다.
도솔천의 천인들은 부처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서 이따금 33천에 간 기록들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10번째의 태어남은 욕계천상의 5번째 천인 화락천에 태어남입니다.
역시 화락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믿음과 보시, 지계의 과보가 있어야 하며 화생으로 태어납니다.
수명은 천상의 시간으로 8000년을 살다가 죽어서 다음 생을 받습니다.
화락천 역시 행복한 세계입니다.
화락천은 자신이 창조한 부귀영화를 즐기는 천인이라서 화락천이라고 합니다.
화락천의 천인들은 본래 있던 부귀영화보다 더 큰 영화를 즐기려고 마음만 먹으면
마음먹은 대로 얼마든지 만들어서 즐길 수가 있습니다.
다음 11번째 태어남은 욕계천상의 마지막인 여섯 번째 천인 타화자재천에 태어남입니다.
역시 타화자재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믿음과 보시, 지계의 과보가 있어야 하며 화생으로 태어납니다.
수명은 천상의 시간으로 16000년을 살다가 죽어서 다음 생을 받습니다.
그러나 다음 생에 어디서 태어날지 누구도 모릅니다.
타화자재천은 시중을 드는 천인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준 오욕의 대상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즐기는 천인입니다.
수행자 여러분!
이상 여섯 개의 욕계천상의 천인들은 육체적 형태가
인간보다 더 미묘하고 세련되어 있으며 평범한 눈으로는 인식할 수 없습니다.
이 천상의 존재들도 수명이 다 하면 역시 죽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면에서 그들의 체질, 거주지, 음식들이 인간보다 월등히 낫지만
일반적으로는 지혜에 있어서 인간보다 뛰어나지 못합니다.
이것을 아비담마에서 이렇게 천상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풀잎의 이슬방울과 바닷물이 확연히 다르듯이
인간계의 부귀영화와 천상의 그것은 크게 차별이 됩니다.
33천 천인들이 사는 수다싸나라고 불리는 나라는
시내루 산 정상의 1만 유순의 넓디넓은 장소에 있습니다.
이 나라 동쪽에 난다나라 불리는 정원이 있습니다.
죽음이 가까워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는 천인들조차도
잠시 죽어야 할 시간에 자신의 처지를 망각할 만큼
난다나 정원의 아름다움은 비길 데가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마르지 않고 시들지 않아 항상 싱그럽고 푸르른 자연적인 아름다움으로
애머럴드 빛으로 치장된 갓 피어난 싱싱한 꽃들 사이로
천인들이 돌아다니기에 그 정원의 화려함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이 정원과 도시의 중앙에 마하난다, 쭐라난다라고 불리는 크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습니다.
그 호수의 맑은 물에 비친 경이로운 보석으로 치장한 호숫가에 놓인 의자들의 그림자는
가히 남다른 아름다움이 어린다고 합니다.
그밖에 도시의 서쪽, 남쪽 및 북쪽에도 그 같이 아름다운 호수와 정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천인과 천녀들은 과거의 선업으로 생겨난 자신의 궁전에서 사는데
그들의 아름다움은 경이롭기만 합니다.
천상의 모든 남자들은 20세쯤으로, 천상의 여인들은 16세 가량의 아리따운 모습입니다.
치아손상, 흰머리, 병듦, 늙음, 눈 멈, 주름 따위는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습니다.
젊음의 아름다움이 마멸되지 않은 채 한평생을 그곳에서 머뭅니다.
천상의 자양분인 정수만 먹고 마시기에 체내에는 대소변 같은 오물이 전혀 없습니다.
천녀들에게는 월경이라는 불순물이 없습니다.
오욕을 즐김에 있어 6천상 천인과 인간에게 특별한 구별은 없을지라도,
천인, 천녀들에게는 불순물이 없이 피의 움직임만 있을 뿐이며,
천녀들은 임신을 하지 않습니다.
자식이 생길 만한 인연이면 천인이나 천녀들의 가슴 혹은 침대 위에
그들의 아들과 딸들이 나타납니다.
가끔 시중을 드는 이들과 천인, 천녀들 사이에 가고 오는 연분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 합니다.
천상의 빤짜시까 천인은 삠빠루 천왕의 딸인 수리야 와찻사 천녀를 사모했지만
수리야 와찻사 천녀는 마따리 천인의 아들인 시칸띠 천인을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석천은 빤짜시까 천인에게 많은 은혜를 입었으므로
수리야 와찻사 천녀를 빤짜시까 천인과 결혼하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각자의 선업의 차이만큼 궁전이나 모습의 아름다움 역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천녀들은 완벽한 궁전을 갖고 있어도
함께 할 천인이 없어 지겨워하며 우울하게 지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천녀는 난다나 정원이나 호숫가에 나타나기만 해도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합니다.
천상에서의 오욕(五慾)의 향락이 대단하므로
그 같은 오욕을 벗어난 아나함과 아라한들은 천상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스스로 삶을 마쳐 색계로 옮겨가거나 대열반에 듭니다.
천상에서는 향락의 위험과 오욕이 수행의 희망을 저버리게 할 수 있습니다.
인간계에서 확고한 결의가 있던 사람이었거나
혹은 직접 부처님의 법을 들은 드문 존재만이 천상에서 법을 계속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법의 열망이 약한 사람은 난다나 정원입구에 서는 순간
법이라는 단어조차 아예 망각해 버립니다.
때문에 천상에서 계속 수행을 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계를 파하지 않고 지키는 것조차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천녀들이 부드럽게 스치고 사랑스럽게 밀착하기 때문에 파계하는 일이 숱합니다.
숨어있을 장소가 없기 때문에 동일한 혈족의 천녀들에 둘러싸여 오욕으로 뒤덮인 천인들에게는
그와 같은 오욕에서 벗어날 적당한 장소가 없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상 천상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