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 사랑 / 낙우송(落羽松)

♧ 11월 24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진화의 날: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것을 기념하는 날
♧ 11월 24일. 한국의 탄생화
* 진화의 날을 맞아 공기뿌리라는 독특한 형태로 진화한 낙우송 : 측백나무과 낙우송속 1종
* 대표탄생화 : 낙우송
※ 11월 24일 세계의 탄생화
가막살나무 (Viburnum) → 5월 22일 한국의 탄생화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측백나무과 낙우송속]의 [낙우송]입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낙우송은 메타세쿼이아, 삼나무 등과 함께 낙우송과로 분류되었지만 개정된 국생정 자료에 따라 측백나무과와 합쳐졌습니다.
이맘때 키가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은 낙우송 아래에 서 있으면 새의 깃털을 닮은 낙우송 잎들이 찬 가을비가 겨울을 재촉하듯 하염없이 떨어지는 쓸쓸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잎이 바늘 모양인 침엽수들은 대부분 상록수이지만 낙우송은 보기 드물게 낙엽이 지는 침엽수입니다. 같은 낙엽침엽수이며 수삼나무라 불리는 메타세쿼이아와 상록침엽수인 삼나무와 가까운 나무입니다.

미국 남부지방 미시시피강의 습지와 늪 지역이 원산이고, 곧게 하늘로 치솟는 키가 30m에서 50m까지 자랄 수 있고, 밑동의 둘레도 6m에서 13m까지 커지며, 수명도 800년에서 3,000년에 이르는 것도 있다하니 이런 나무를 대하는 마음은 저절로 숙연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20년대에 수입이 되었다고 하니까 우리나라에서 만나는 낙우송은 아무리 커도 100년이 되지 않은 애기낙우송들이랍니다. 이 나무들이 죽지 않고 3,000년을 살게 된다면 3,000년 후의 우리나라의 모습은 어찌 달라져 있을까요?

혹시 식물들도 식물들도 숨을 쉬며 산다는 것을 아시나요? 숨을 쉬는 것은 호흡과정을 통해 산소와 탄소의 결합시켜 이산화탄소를 만들며 에너지를 얻는 과정인데요, 식물들은 동물처럼 많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싹을 틔우고 커지고 자라고 하기 때문에 활동에너지가 필요하답니다. 반대로 광합성은 이산화탄소를 빛을 이용해 다시 산소와 탄소 분리해서 탄소는 다른 원소들과 합쳐 유기물로 만들어 몸을 구성하게 하고 산소는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햇빛이 있는 낮의 숲에는 나무들이 광합성으로 생성하는 산소의 양이 호흡으로 소비하는 산소의 양 보다 훨씬 많아 상쾌한 기분이 들지만, 광합성을 하지 않는 밤의 숲은 상대적으로 산소가 살짝 부족하여 가라앉은 느낌이 들게 된답니다.
지구생태계가 원만하게 유지되는 것은 식물은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들고, 그 산소를 식물들도 조금 쓰기는 하지만 동물들이 다시 이산화탄소로 돌려놓는 완벽한 순환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구 생명의 연대를 이루는 가장 큰 메커니즘입니다. 우리 지구 바로 옆에 있는 금성은 생명체가 없기 때문에 화산 용암 등으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를 다시 분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금성의 공기밀도는 지구보다 약 100배정도 높지만 그 대기의 99%는 이산화탄소 계열로 가득 차 있고, 지독한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 지표 온도가 약 1,000도에 이르러 바위도 녹아 내리는 펄펄 끓는 지옥의 별이 되었답니다. 제가 만약 하느님, 부처님이라면 나쁜짓하다 죽은 시키들의 영혼을 끌어다가 금성에 가두어 놓을 것 같은데요, 아마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은 다음에 확인해 봐야하겠습니다. 제가 소설가라면 이런 것을 소재로 소설 한편을 쓸 것 같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연락을 해 볼까요.
아무튼 낙우송의 원산지가 습지나 늪, 얕은 물에서도 살다 보니 뿌리가 숨을 쉬기 위하여 뿌리에서 땅 위로 돌기가 튀어 나오는 독특한 습성이 있는데 이를 [공기뿌리]라고 합니다. 낙우송은 공기뿌리가 특히 발달되어 있는데, 많게는 나무 하나의 수십개의 공기뿌리가 올라와 마치 작은 부처님을 모아 놓은 천불상 같은 장관을 이루기도 한답니다. 낙우송을 만나거든 꼭 나무 주변에서 공기뿌리를 확인해 보세요. 낙우송을 만나는 색다른 즐거움일 것입니다. 서양사람들은 무릎을 닮았다고 무릅뿌리(knee root)’라고 합니다.

마침 오늘은 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 것을 기념하는 [진화의 날]입니다.
지구가 생긴지는 약 45억년이고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는 38억년에서 40억년 사이로 보는 것이 과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지구는 생명의 별로 태어난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이중나선형 구조라는 독특한 DNA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지구의 생명은 최초에 어떤 한 생명으로부터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생각입니다. 즉,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은 그 최초의 생명으로부터 단 한번도 끊기지 않고 40억년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랍니다. 40억년의 릴레이. 이렇게 생각해보면 생명의 위대함은 참으로 대단하고 신비롭지 않습니까? 우리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나이는 다를지라도 생명의 나이는 모두 같은 것이지요. 그 연결 과정을 우리는 진화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나는 진화의 끝이고 또한 새로운 창조의 시작입니다.
그 진화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낙우송의 꽃말은 [남을 위한 삶]입니다. 사랑 중에 가장 큰 사랑은 이타의 사랑이라 하지요. 성경에서도 '친구를 위해 죽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고 가르치는데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웃과 타인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의 마음은 가지고 세상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죽어서 금성에 가기 싫다면요 ㅎㅎ.
11월도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40억년을 멋지게 살아온 만큼 오늘은 더 멋지게 진화하는 하루되십시오.
생각하는 것은 진화합니다.
생각은 생명의 본질입니다.
♧ ME부부 꽃배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