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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일지
2018.7.11. (수) 김제사회복지관 실습생 최수경
기관에 도착하자마자 정수현 선생님께 눈 앞머리가 부어 있는 것을 보여드렸습니다. 잠시 병원에 다녀와도 되냐고 여쭈었더니, 얼른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끔찍한 더위를 뚫고 안과에 다녀왔습니다. “더 더워질 텐데 견디자.” 홍승미 실습생과 이야기했습니다.
다녀오니 다른 실습생들은 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인사드린 후, 대화에 참여했습니다. 생기팀과 활력팀은 백산면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출발하였습니다. 에어컨이 빵빵한 회의실 안에 남은 인원은 총 3명. 저, 홍승미 실습생, 관장님이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김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저를 보면서 김제시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김제 시내에도 순환하는 버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지역사회조직화가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진정한 지역사회조직화가 이루어지는지 알려 주셨습니다. 굉장히 쉬운 말로 설명해 주셨기에 머리에 쏙쏙 박혔습니다.
김제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김제 시민이 변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미시적인 차원에서가 아닌 거시적인 차원에서도 활동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지평선 축제가 대표 축제로 선정된 이유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놀랐습니다. 관장님이 대단하신 분이란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관장님이 나가신 후, 오늘 있을 기획단 회의를 위해 대본을 정리하였습니다. 홍승미 실습생에게 연습해 보고, 아닌 것 같은 부분은 지워 버렸습니다. 또한, 기획단에게 수여할 임명장 내용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런 뒤 바로 인쇄하였습니다.
인쇄를 눌러 놓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점심은 오광환 선생님이 준비해 주신 진미채와 오이 무침입니다. 진미채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 먹은 뒤 관장님께서 수박을 잘라 주셨습니다. 관장님이 잘라 주셔서 그런지 더 달았습니다. 다 먹고 바로 설거지를 하였습니다. 확실히 어제보다는 설거지양이 줄었습니다.
인쇄를 눌러 놓고 갔다 온 까닭에 박상빈 선생님께서 인쇄물을 먼저 보셨습니다. 이런 거 인쇄할 때는 선생님께 먼저 검사를 맡으라고 하셨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중간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웁니다.
먼저 임명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A4용지로 뽑지 말고, 임명장에 쓸 용지가 따로 있으니 그것을 사용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임명장을 만들 땐 문장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하는 것이 옳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도장을 찍을 때는 이름 마지막 글자 정가운데에 찍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쓴 대본입니다. 당장 오늘이기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두서없이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하게끔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여쭈었더니 대본에 있는 대로 하되, 당사자가 하게끔 하려면 누가 되었든지 스스로 말하기를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박상빈 선생님의 슈퍼비전이 끝난 후에는 홍승미 실습생과 부영 2차 아파트에 부착했던 홍보물을 제거하러 갔습니다. 경비실 앞에 앉아 계신 경비아저씨께 “안녕하세요!” 크게 인사드렸습니다. 저희가 인사드리니 먼저 말을 걸어 주셨습니다. 일상적인 대화였지만, 잠깐 만난 경비 아저씨와 인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거가 끝났습니다. 박상빈 선생님께서 “어디냐!”고 카톡 보내셨길래 “이제 끝나고 복지관 복귀 중입니다.” 말씀드렸습니다. 같이 음료수나 한 잔 마시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는 길에 김진현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면접 이후로 오랜만에 뵙는 것입니다. 그새 더 잘생겨지셨습니다. "어, 어르신! 안녕하세요!" 반가운 마음에 크게 인사드렸습니다. 처음엔 저희를 못 알아 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 그때 김제사회복지관 면접 봤던... 어르신이 질문했던 그 학생들이요!" 대답했습니다. 어르신이 정말 반가워하셨습니다. "아 그래, 이렇게라도 인사하니까 얼마나 좋아~ 다음에 또 봐!" 말씀해 주셨습니다. 언제 한번 어르신과 진득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음료수를 마시며 사업,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요즘 대학생들은 무조건 공부만 한다. 공부를 하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한 다음에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꿈이 계속 바뀌다 보니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신 것 같습니다.
또한 ‘사회복지를 꼭 하라고 하진 않는다. 분명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나 공무원보다는 못 번다. 이런 부분을 바라고 사회복지를 한다면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정말 좋아서 사회사업을 하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돈보다도 더 귀중한 것들은 얻는다.‘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아직 실습생이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제에 이어 이 말을 또 듣습니다. 계속 들어도 계속 힘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음료수 타임이 끝나고 복지관으로 복귀하면서 선행사례 연구를 또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철암 극장과 호숫가마을도서관 카페 주소를 알려 주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던 도중 검산주공1차 앞에 앉아 계신 택시 아저씨께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했더니, “오, 최수경 씨~” 말씀해 주셨습니다. 계속 인사를 드리니 이제는 제 이름을 불러 주십니다.
이 말 하나로 저 태양보다 제 열정이 더 뜨거워집니다.
철암 극장 사례를 읽었습니다.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빔 프로젝트가 주변에 없으니까 빌릴 데가 기관뿐이었는데, 기관에서 빌릴 때도 당사자가 전화를 해서 직접 빌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모두 당사자 중심이었습니다. 읽다 보니 재미있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신아름 선생님께서 선물상자를 든 산타처럼 등장하셨습니다. 손에는 꽈배기가 가득 들려 있었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맛있는 꽈배기는 또 처음 먹어 봅니다. 꽈배기 사 주신 신아름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어느새 아이들을 만나러 갈 시간입니다. 준비물을 체크하고 박상빈 선생님, 홍승미 실습생과 함께 샬레 2차 지하 도서관으로 출발합니다.
도착하니 김가연 학생이 도서관으로 오고 있는 게 보입니다. 김가연 학생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가연이와 같이 도서관으로 갑니다.
먼저 관리사무소에 인사드렸습니다. “저희 왔어요!” 했더니 주임님께서 “우리 생기들 왔네~” 하셨습니다. ’생기들‘이라는 표현이 참 고맙습니다. 그 말에 실실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첫 기획회의가 시작됩니다. 긴장이 많이 됩니다. 먼저 제 소개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여름 밤의 샬레 극장 담당 최수경이고, 나이는 22살입니다. 하하!” 이어 홍승미 실습생도 말했습니다.
이제 기획단의 소개 시간입니다. “누구부터 해 볼까?” 말했더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가연이부터 해 볼까?” 물어보았더니, 자기소개를 시작했습니다. 10살 가연이, 11살 아미, 12살 혜경이와 가현이, 13살 혜린이까지 다 너무 예쁩니다.
아이들에게 ‘아이엠그라운드’ 게임을 아는지 물었습니다. 서로가 더욱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알긴 아는데, 잘 기억 안 나요!” 가연이가 말했습니다. 살짝 당황했습니다. “그럼, 오늘 말고 다음 회의 때 해 볼까?” 대답했습니다. 제가 잘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샬레 극장 기획단이 뭐 하는 건지 혹시 아는 친구 있나요?” 물었습니다. 가현이가 “샬레 극장을 꾸미는 거요!” 대답해 주었습니다. 씩씩하게 대답해 주는 가현이가 참 고마웠습니다.
또한, 제가 묻지도 않았는데 작년에도 이런 거 했었다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이 너무 조급했나 봅니다. 잠시 동안의 어색함을 깨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졌습니다. 머리로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입으로는 그러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말하기까지 기다리자. 차분하게 차근차근 계획하자. 분명 가기 전까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만나니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정해진 건 많습니다. 제가 계속 질문했기 때문입니다. 시상식 영상과 부산영화제 영상을 보여주며 “이 영상을 보면 무엇이 보이나요?”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워합니다. “아무거나 괜찮아요!” 말했더니, 아미가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게 말해 주니 제가 또 욕심이 생겨서, “맞아요! 사람들이 많죠~ 그럼 혹시 이 배경을 보면 뭐가 보여요?” 말하면서도 제 생각을 강요한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포토존이요!” 아니나 다를까 기획단 아이들은 그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물꼬가 트이긴 트였습니다. “그리고, 카메라도 보여요!”, “레드카펫! 레드카펫에 반짝이는 거 뿌려도 예쁘겠다.”
다음 회의 날짜와 포토존 만들기, 영화 선정 직접 해 보기, 어른께 부탁드리기… 참 다양하게 정해졌습니다. 그것을 담당할 사람들도 정해 보았습니다.
회의가 끝났습니다. 내일 모레 다시 보자, 하며 인사했습니다. 다시 박상빈 선생님의 차에 탔습니다. 박상빈 선생님께서 떡볶이를 먹자고 하셨습니다. 떡볶이 킬러인 저희는 “좋아요!” 대답했습니다.
떡볶이를 먹으며 회의할 때 했던 이야기를 짚어 주셨습니다. “수경이가 어색해서 계속 말을 한 건 알아. 연인 사이도 그렇잖아, 말 안 하면 어색하고. 그래도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해. 그니까 조급해 하지 마.” 말씀해 주셨습니다.
홍승미 실습생도 “오늘 처음 만나서 어색한 게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계속 질문한 건 알지만 너무 네 주도적으로만 한 것 같아. 다음부터는 조금 더 신경 써 보자.” 조언해 주었습니다.
박상빈 선생님께서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주셨습니다. 정류장 옆에 바로 참교육 학부모회 회장님께서 일하시는 '아이더'가 있습니다. 들어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처음엔 '누구지?' 싶은 표정으로 보셨으나, 금세 알아 보셨습니다. 일상생활기술학교 인원 많이 모였냐면서 어려운 일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요새 대학생들 빈둥거리기 바쁜데 이 학생들은 열심히 해서 되게 고맙다고 해 주셨습니다. 저희가 더 고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까지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아이더'에서 나와 조금 앉아 있자, 버스 한 대가 왔습니다. 33번이었습니다. 아저씨께 여쭈었습니다. “아저씨! 이거 이서 가요?” 아저씨께서 핸드폰을 켜서 버스 시간까지 봐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어, 이서는 26번 타야 돼. 8시 지나야 되는데...” 말씀하시길래 “아, 그러면 사동마을은 가요?” 여쭈었더니, “사동마을은 바~로 뒤에 올 거예요. 조금만 기다려!” 해 주셨습니다. 아저씨께 크게 감사합니다, 외치고 뒤를 돌았더니 바로 35번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신나게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홍승미 실습생과 장난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때 아저씨가 “나머지 학생들은 어디 있어요?” 물어보셨습니다. 저희는 깜짝 놀랐습니다. “헉, 어떻게 아셨어요!?” 동시에 말했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아침에 내가 운전하는 버스 탔으니까 알지. 여기는 젊은 사람이 없어서 다 티 나요~” 얘기해 주셨습니다. 그래도 저희를 기억해 주셨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습니다.
오는 내내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7-11번을 타면 사동마을에 더 빨리 도착합니다. 그 외에도 버스 여러 개를 알려 주시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즐겁게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이 12일에 한 번씩 35번 버스를 운행하는데, 다음번에 또 만나게 되면 초등학생 요금으로 태워 주신다고 약속도 하셨습니다.
저희는 아저씨보다는 삼촌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삼촌! 크게 불러 드렸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회의에는 조급해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가 뭘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아예 버려야겠습니다. 머리로는 이렇게 잘 이해하는데, 왜 실천이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나 자신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행사례를 연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행사례 연구가 왜 중요한지 온몸으로 깨닫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첫댓글 아이더 인사드린 일, 버스 기사 아저씨와의 추억이 인상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