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점심 한끼를 해결하려고 in서울을 했어요. 을지로 입구에서 내려 3가 쪽으로
걸어 가고 있는데 빌딩 숲속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딱 점심시간(12시)
쯤 될 것입니다. 인쇄소 골목 중앙에 있는 '이남장' 본점입니다. 노가다 들이 밥을
먹으러 왔나봐요. 땅바닥에 덥썩 주저 앉아, 흡연을 하는지 줄을 서는지 물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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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어요. ‘혼-밥’이라 오래 줄을 서지 않았고 내장탕을 주문했어요. 파를 항아리 반,
소금, 후추, 김치를 털어 넣고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어요. 이 집 역사가 50년인데
제가 얼추 30년 이상 단골을 했고 홍보대사도 알토란같이 했어요. 이 집의 장점은
'한결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영업 비밀을 배우려고 애쓴 적도 있어요. 근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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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불변은 없다'는 걸 재차 확인했어요. 주역에서는 ‘항상성’을 강조해요. 우리가
인정하든 안 하든 어제와 똑같은 오늘은 없어요. 저만해도 갈비씨, 소심한 A형은 옛날에
죽었고, 급기야 ‘신은 없다’까지 왔는데 나는 여전히 나이고 가능한 한 나의 identity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유한한 내 수명을 지켜 제명에 죽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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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입니다. 이것이 주역이 말하는 ‘항상성'이 아닐까요? 이남장 내장탕을 주역 차원에서
리스펙트 합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명동 쪽으로 코스를 잡았어요. CCB, YMCA 그리고
이시영 형제 생가까지 숨도 안 쉬고 찾아갔어요. 고급 포차(완도)를 가로질러 가면 먹자
골목이 나옵니다. 에스더 낳고 '011 냉장고 폰' 장만한 후 건달 끼가 발동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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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포커스당구장‘에 왔어요. 이름도 잊어먹었는데 병관, 민봉 정도 기억이 납니다.
청량리588 기둥 하던 '나나'와 '형곤'이도 당구장과 함께 기억되는 이름입니다. 포커스
사장이 원래 왕십리에서 ’포인트 당구장‘을 하던 분인데 저랑 나이 차이가 10년 정도
났을 것입니다. 이 양반이 나이 40 넘어 당구장을 차렸는데 보증금 3.000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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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하던 친구 (민봉)가 계약서를 자기 명의로 쓰고 친구에게 먹고살라고 터전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딸기 아빠였던 영관은 두 딸과 형수까지 온 식구가 당구장에서
살림을 살았어요. 사생결단하고 시작한 당구장이니 3년 만에 빚 갚고 이곳 명동 ’포커스‘
로 영전한 겁니다. 이 양반은 '직빵'이나 '포커'를 목숨 걸고 치는 바람에 제가 번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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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되었어요.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저는 이곳에서 자녀교육을 benchmarking
했어요.이 집 공주님들 이름이’ 혜진‘ ’예진‘이었는데 첫애 해진이가 얼굴도 예뻤고
야물어서 초, 중. 고 내내 전교 회장을 했을 것입니다. 형수가 종로에 4억짜리 커피숍을
한다는 말까지 들었는데 이후 행방이 묘연합니다. 당구장 자리는 재개발 구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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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나가면 바로 '명동 성당'이에요. 명동 성당에서 '로얄호텔' 구역이 재개발로 천막
농성하고 있었어요. 하여튼 천막 농성은 제 평생 보는 풍경입니다. 지금 공원 자리가
'민들레 영토' 가 있던 곳입니다. 아내와 에스더 예주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제겐 성경 공부 하던 장소 그 이상의 추억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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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12.000원 했을 것이고 제자 중 '유리 자매'가 알-바를 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지난 코로나 시즌 때보다 훨씬 활기찬 명동거리를 보니 제 마음도 한결 가볍네요.
프리마켓이 센터에 자리 잡고 있어서 둘러보았는데 대체로 가격이 비싸서 그냥
나왔어요. '충무 김밥' 집도 그 자리에 있었고 '나이키 커스텀 매장'이 보여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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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긴 한데 비싸서 에스더 생일에나 와야겠다고 찜해놓았어요. '아스토리아 호텔'
쪽으로 '남산 타워'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달려가서 아내가 해준 삼겹살을
먹고 싶은데 착각은 자유입니다. 신호가 와서 지하 절 화장실로 내려가 볼일을 보고
다시 명동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과거 코스모스 백화점 자리에 나이키 매장이 들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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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확인 했고 Eider store에서 틀어 천천히 걸어갔는데 다찌 매장에서 제게 호객합니다.
처음엔 대답하지 않고 갔는데 불심검문을 3번 받고 보니 내가 일본 야쿠자쯤 보이나
생각했어요. 크로마우치-탐브라운-오프화이트 때문일까요? 호랑이 이빨 펜던트일까요?
샤보이 호텔이 아직 생존해있네요. 그 옛날 조양은이 하극상하던 역사적인 호텔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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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다찌 장사하는 놈들이 알까요? 팥빙수 하나 사서(5.000) 까먹고 흡연을 세 번이나
했어요. 제일생명 앞에서 중국 아이가 담배를 피우길래 여기서 피우면 벌금 10만 원
이라고 알려주려다 의사소통 문제 땜에 참았고 만, 이곳은 아예 흡연해도 괜찮은지 다들
담배 피우더이다. 하마터면 X 될 뻔했네요. 요샌 2000원 뽑기 아주머니도 무통장 결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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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요. 이것이 뭐다냐? '철인28'호가 아닙니까? 로버트 태권v가 태어나기 전 정확히 50살
물건이 나온 거라고 알려줬어요. 80년 '하동관'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이남장' 명동 점이
언제 입점했을까요? 어지간하면 곰탕 한 그릇 말아 먹고 가는데 배가 워낙 불러서 패스했어요.
쇼핑해보니 코로나 이후 명동 아이템은 주로' K 마트'나 '생활 용품' 위주로 형성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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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에 걸린 나이키 민소매가 시선을 끌었고 89.000원에 ‘득-템‘ 했어요. 제게 나시가
20장 정도 있지만 니트 소재라서 무조건 샀어요. 어때요? 간지가 납니까?
2023.8.25.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