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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 넌 누구냐!
6기 백서진
“에포크?” “그게 뭔데?” 에포크... 이름도 참 생소하다. 쌤들이 이번 2학기 때 에포크 수업이란 걸 한다고 한다. 그런데 도대체 에포크가 뭘까? 에포크란 쉽게 말해서 여러 개의 수업 중에 내가 관심 있는 수업을 하나 선택해 그 수업을 일주일동안 듣는 거다. 에포크를 처음 한다고 했을 때의 애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완.전.별.로였다. 주제별 체험학습도 없어지면서까지 이걸 왜 하지? 란 얘기부터 일주일동안 한 수업만 들으면 지루해서 어떻하냐는 얘기까지 대부분 다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나 역시도 비슷했다. 별로 큰 기대도 없었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감기몸살 때문에 하루 늦게 입교했는데 그 때문인지 입교 했을 때는 에포크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실감도 잘 안 났다.
학교에 들어와서 부랴부랴 에포크 수업들이 뭐가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는데 그 중에 퍼커션 수업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내가 손으로 작업하는 거는 서툴고 잘 못해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걸 하고 싶었는데 퍼커션이 퍽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퍼커션 수업을 신청했는데 이미 정원이 다 찬 상태여서 잘렸다. 퍼커션에서 잘린 다음에 또 괜찮은 수업이 뭐가 있을까 보다가 댄스(방송&아프로)수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춤추는 거 좋아하니깐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결국 댄스 수업을 신청했다.
우리 댄스 팀은 아프리카 댄스와 방송 댄스 2가지를 이번 일주일동안에 같이 배웠다. 처음 수업 신청을 할 때는 아프리카 댄스보단 방송 댄스에 더 흥미를 가지고 신청을 했는데 막상 수업을 들으니 방송 댄스보다는 오히려 아프리카 댄스가 더 재미있었다. 우리가 그동안 춤을 따고 공연하는 방송 댄스와는 다른 댄스장르여서 나에겐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고, 배우다보니 재미나 흥미도 점점 붙어갔다. 반면에 방송 댄스는 처음 기대와는 달리 별로였다. 방송 댄스로는 비욘세의 love on top이랑 빅뱅의 뱅뱅뱅을 췄었다. love on top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빅뱅의 뱅뱅뱅 같은 경우에는 사실 추는데 자신감이 없었다. 동작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love on top보다는 별로였다. 그래서 사실 뱅뱅뱅 공연을 할 때는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지 쪽팔리고 창피했다. 그리고 아프리카 댄스와 방송 댄스 2가지를 짧은 기간 안에 소화해내려니 시간이 필요하고 느긋함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좀 버거웠고, 다른 애들보다 하루 늦게 와서 수업 진도도 따라 잡아야 되는 게 힘들 기도 했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지만 다 끝나고 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다. 일주일동안 한 수업만을 듣는 다는 게 지루할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수업 안에서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고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다만 다음번엔 이렇게 해봤으면 좋겠다! 싶은 건 에포크를 학기 중반쯤에 해보는 거다. 보통 학기 중반쯤 되면 점점 수업도 지루해지고 늘어지기 십상인데 그 때 신선하게 에포크 수업을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지만 다음에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내년에는 6기가 없겠지만 후배들에게도 좋은 경험이고 수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