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바오로 사도는 소아시아 킬리키아 지방의 타르수스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율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교육받은 철저한 유다인으로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그였으나,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극적으로 회심한 뒤 그리스도의 바오로 사도로 변신하였다. 교회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별 도로 지내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으로 이루어진 그의 회심이 구원사적 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바오로 사도는 많은 이방인의 눈을 뜨게 하여 그들을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세력에서 하느님께 돌 아서게 하였다.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동족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를 밝힌다. 예수 님을 박해하던 사람에서 예수님을 전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데에는 부활하신 예수 님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는 그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 로운 몸이 될 수 있었다(제1독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기신 마지 막 당부는 장엄한 선포였다. 그것은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 하라는 것이다(복음). 제1독서 그 무렵 바오로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나는 유다 사람입니다. 킬리키아의 타르수 스에서 태어났지만 이 도성 예루살렘에서 자랐고, 가말리엘 문하에서 조상 전례 의 엄격한 율법에 따라 교육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여러분이 모두 그렇듯이 나도 하느님을 열성으로 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또 신자들을 죽일 작정으로 이 새로운 길을 박해하여,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포박하고 감옥에 넣었습니다. 대사제와 온 원로단도 나에 관하여 증언해 줄 수 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서 동포들에게 가는 서한까지 받아 다마스쿠스로 갔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결박하여 예루살렘 으로 끌고 와 처벌을 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길을 떠나 정오쯤 다마스쿠스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 에서 큰 빛이 번쩍이며 내 둘레를 비추었습니다. 나는 바닥에 엎어졌습니다. 그리 고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하고 나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내가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하고 여쭙자, 그분께서 나에게 이르셨습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 나와 함께 있던 이들은 빛을 보았지만, 나에게 말씀하시는 분의 소리는 듣지 못 하였습니다. '주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내가 여쭈었더니, 주님께서 나에게 이르 셨습니다. '일어나 다마스쿠스로 들어가거라. 장차 네가 하도록 결정되어 있는 모 든 일에 관하여 거기에서 누가 너에게 일러 줄 것이다.' 나는 그 눈부신 빛 때문에 앞을 볼 수가 없어, 나와 함께 가던 이들의 손에 이끌 려 다마스쿠스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에는 하나니아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는 율법에 따라 사는 독실한 사람으로, 그곳에 사는 모든 유다인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가 나를 찾아와 앞에 서서, '사울 형제, 눈을 뜨십시오.' 하고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눈을 뜨고 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에 하나니아스가 말하였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선택 하시어, 그분의 뜻을 깨닫고 의로우신 분을 뵙고 또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게 하셨습니다. 당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 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무엇을 망설입니까? 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받들어 부 르며 세례를 받고 죄를 용서받으십시오.'"(사도 22,3-16)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 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15-18) 오늘의 묵상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 모두가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참새에게도, 매미에게도, 늑대에게도 설교를 하 라는 말씀일까요? 어느 수사님이 자신과 함께 사는 노사제의 이야기를 들려준 적 이 있습니다. 그 노사제는 불행하게도 치매에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수도원 안에서 존경의 대 상이었습니다. 늘 새벽 다섯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공동 기도를 바치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아침 먹고 오전에 잠깐 쉬면 당신이 미사를 드렸다는 것을 깜빡하고 점심시간 전에 혼자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저녁에는 오전에 바쁜 사람들끼리 모 여서 미사를 드리는데, 그때에도 당신이 그날 미사를 드렸다는 사실을 잊고서 또 다시 미사를 봉헌하였답니다. 치매를 겪으면서도 기도 생활과 미사 봉헌에 꾸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의 머 리부터 발끝까지 예수님으로 꽉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돈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찬 사람은 하루 종일 만나는 모든 것마다 돈과 관련한 생 각을 하고 말합니다. 골프에 재미를 붙인 사람은 골프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 다. 악기 연주에 맛을 들인 사람은 앉으나 서나 음악에 정신이 팔립니다. 예수님으로 온 마음이 무장된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건, 인연에서 예수님을 생각하며 그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즐기게 됩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우면, 자연스레 여기저기서 복음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하느님, 복된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온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셨으니, 오늘 그의 회심을 경축하는 저희가 그의 모범을 따라 진리의 증인이 되고, 언제나 어디서나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3. 1. 25.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