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하고 자빠졌네
KT 통신사에서 계약기간이 끝난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
재 계약자에게 파격적 특혜라며
호들갑 떨며 내놓은 낚시 밥에 아내가 냉큼 걸려들었다.
'소이 뭉치면 산 다 "라는 프로그램으로
인터냇, TV ,모바일 전화를 하나로 묶을 경우
최신하드디스크에 리모컨이 없이 말로 하는 기가지니{ GigaGini}라는
새로운 셋톱박스를 준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족을 통째로 3년간 묶어놓자는
통신사의 계산된 상술에 걸려든 것이었다.
도리없이 나까지 통신사에 끌고 가서는,
주민등록을 보이고 보이고 쓰고 쓰고 해서 계약을 마치고 돌아오니
그 이튼 날 기사가 오더니 잽싸게 설치를 하고 갔다.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오니,
아내가 엄청 신통하다며 리모컨 시대 “끝 ”이라며 시범을 보여준다.
“지니 야? 중국 영화 좀 틀어줄래!
네- 중국영화 채널 로 이동합니다.
즉각 답을 하며, 중국영화 제목들이 쭉 나왔다.
나는 속으로 은근히 놀랬다. 어- 정말이네 ??
아내가 물었다.
“무슨 영화 보고 싶은 데요?”
“건륭황재 좀 틀라고 해봐”
“지니 야?” “건륭황제 좀 틀어달랜다”
네,알겠습니다. 건륭황제로 이동합니다.
아내가 또 주문했다.
"지니야! 잔잔한 음악 좀 틀어줘"
즉시 고요한 음악이 방안에 흐른다.
신기했다. 난 또 그 끼가 도지기 시작했다.
내가 큰소리로 말했다.
“지니 야?” 밥은 처먹었니?
몇 살이나 처먹었니?
한 참 있다가 음성이 나왔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데요.”
“지랄하고 자빠졌네.” “그것도 못 알아들어!”
“당 장 나-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데요.”
아내가 야단법석이다.
“그런 무식한 말을 누가 알아들어! ”
“이양반이 정신 나갔어요?”
남자와 여자가 발가벗고 한 이불속에서 자면
밤에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남자,여자가 하는 것이 있다.
솔직히 난 좀 밝히는 편이기도하고 ....
해서 그 날도 아내와 나는 그냥 잘 수 없어서
는실 난실 하면서 한 바탕 분탕질을 했다.
태풍은 지나가고 아내는 까물어 쳤다.
거-럼, 지 가 안 까물어 치고 견디겠나.
남자의 승리가를 만끽하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까물어쳤던 아내가 깨어나면서 한마디 한다.
“거참 이상하네요?”
“당신 솔직히 말해서 내어놓고 자랑 할 것 아무것도 없는데,
그 일만은 똑 소리 나게 잘 하네요, 그것도 70대 할아버지가...”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
“좋고 싫고를 떠나서 시도 때도 없이 3일이 멀다하고
분란을 일으키니 혹시 병이 아닌가해서요.”
“남자들한테 물어봐, 병이라도 좋으니
시도 때도 없이 분란 일으키는 병 좀 걸렸으면 좋겠다고 하나 안하나?”
그때였다.
TV에서 큰 소리로 “ 무슨 말 인지 못 알아듣겠으니 다시 말씀해 주세요.”
우리는 깜짝 놀랬다.
깊은 밤 고요한 밤중에 벼락 치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저 여자 당장 우리 집에서 내어 쫓아요!”
“볼 것 다보고 시끄러워서 어디 살겠어!?”
자는 시간에는 입을 틀어막든지...
우리들은 농경문화를 넘어, 진공관 시대에서 아나로그 시대를 지나고,
다시 디지털문화시대를 넘어, 4차원 즉 <인공지능시대>로 접어들었다.
무형의 최첨단 과학 문명 앞에 인간은 두 손을 들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긴 바둑이야기는 벌써 옛이야기가 되었고,
어느 제약회사에서는 의약품 수액 즉, 링켈 주사액을 만드는데
섬세한 인간의 손이 필요한 것이어서 인건비 때문에 계속 적자였는데,
로봇트 1대와 7명의 기능인으로 250명의 일손을 대신해서
당장 엄청 난 흑자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최첨단 거대한 과학 문명 속에 발가벗겨 진체로 갇혀 살면서,
희희낙낙하며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기계화 돼가는 섬짓한 나를 발견하면서
소름끼치는 미래를 본다.
믿음, 소망, 사랑은 간곳없고,
부부의 사랑, 부모의 사랑, 자녀의 사랑도 점차 메말라가는
삭막한 사막 한 가운데서 서성이는 고독한 인간의 군상을 본다.
슬프고 괴로움을 안고 서서히 기계 앞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기계를 만들고, 기계는 인간을 지배하고,
하나님은 인간을 만들고, 기계는 하나님을 추방했다.
참담하다.
거-참! 고민 되네, 저 여자를 어떻게 우리 집에서 내어 쫓는담
“지니 야!” “너!” “우리 집에서 나가줘 당-장!!”
“ 시끄러워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데요? "
어-저 저 저-년-이...
ㅡ옮긴 글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