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울산 북구 농소농협 `거액 사기대출` 사건(본보 11월24 일자 1면 머리기사)과 관련해 울산 검찰이 자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과 조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소식통은 지난 29일 "검찰이 현재 자체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주 검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불구속 기소한 피의자 1명을 소환 하면서 감지됐다. 경찰이 조사 처리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조사하지 않는 게 통례다.
경찰이 수사해 구속ㆍ불구속 처리한 사건은 검찰이 공소권만 유지할 뿐 피의자를 다시 소환, 조사하는 일이 드물다. 이미 검찰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종결했기 때문이다.
피의자가 혐의를 극구 부인하는 등 보강수사가 필요하거나 새로운 정황이 포착돼 `별건`의 경우에만 검찰이 자체 조사에 나선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9월 농소농협 불법 사기대출 사건을 조사한 뒤 부동산 브로커 김 모 씨와 농협 감정담당 직원 김 모 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배임증재와 배임수재로 각각 구속했다.
또 북구 농소농협 천곡지점 직원 3명과 본점 직원 1명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된 두 사람은 2015년부터 약 1년여에
걸쳐 `부동산 평가 부풀리기 수법`을 통해 농소농협으로부터 약 38억원을 사기대출 받았다.
이로 인해 농소농협은 원금과 이자 등 총 10여억원을 손실처리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주 배임죄로 불구속 기소
상태에 있는 농협 직원 1명을 소환조사했다. 이렇게 경찰 사건으로 종결된 사건 피의자를 검찰이 재조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남구 옥동 법률사무소 정성 김상욱 변호사는 "경찰 사건을 검찰이 재조사하는 일은 드물다. 보강 수사의 필요성이 있거나 조사 중 별건
사건의 경우 자체 조사 한다"고 말했다.
조사 중 다른 범죄 정황이 드러나면 별개의 사건으로 조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같은 사건을 2개로 분리해 조사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같은 사건을 일부만 먼저 처리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뒤 나머지를 다시 처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때문에 불구속 기소된 피의자를
검찰이 이번에 소환한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주변에선 `새로운 정황 포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환된 농협직원은 사기대출 당시 농소농협 천곡지점 중견간부로 있었고 현재 재판 대기 중이다. 그런데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는
것은 검찰이 새로운 정황을 포착하고 이전 사건과는 별개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검찰 `자체수사說`과 맞물려 불법 사기대출 사건과 관련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중간 브로커와 농소본점 감정평가 직원에
속아 천곡지점과 본점이 경북 경주시와 영주시 등에 있는 임야와 밭 등을 담보로 모두 10 여 건에 걸쳐 37억 5천만원을 사기대출 당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사 선상에 오른 대상은 대부분 천곡지점 직원들이다. 본점 직원은 방조죄로 불구속 기소된 1명뿐이다. 사기 대출된
10여건 중 일부가 본점에서 이뤄졌는데 본점 결제라인이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사실에 초점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이번 검찰 소환이 이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 놓고 있다. 지난달 23 일 본지 기자가 농소농협 관계자를
취재했을 때 그는 "감정 평가와 대출부서는 서로 달라 결제라인이 불법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역 금융권은 "수십억이 대출되는데, 그것도 약 1년 만에 동일인에 의해 대출되는데, 위에서 모를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울산 인근 지역이 아니라 경주시, 영주시와 같이 먼 지역에 있는 부동산에 대해선 간부들이 평가 내력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때문에 결제라인이 부당성을 인식하면서도 사기대출에 응했다면 다른 `몸통`을 상정할 수도 있다. 구속된 중간 브로커와 농협
감정평가 직원 사이의 연결고리도 수사대상이란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은 사기대출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중간에서 연결해준 매체가 있을 것이며 그 매체는 직원에게 대출압박을 가했을 수도 있다. 천곡 지점 결제라인이
방조죄로 불구속 입건된 사실은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검찰 자체 조사說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는 향후 검찰 조사가 어느 선 까지
파고들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사입력: 2017/11/30 [18:2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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