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코노미스트' 잡지에서, 한국과 비교한 일본의 영화,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일본에서 히트친 드라마와 <기생충> 등을 언급하고 있어서... 간단히 요약해봤습니다. 원문은 아래입니다.
https://weekly-economist.mainichi.jp/articles/20200729/se1/00m/020/003000d
한때 한국을 위협했던 일본 드라마, 영화가 왜 예전만 못한지 알려주네요.
<기생충>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히트작들을 잇달아 선보이는 ‘한류’에 일본의 컨텐츠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못 이기는 이유

배우들의 차이
<사랑의 불시착> - 만화적인 황당무계한 설정이 나오는데도 배우들의 매력과 연기력으로 납득이 된다.
주연배우 현빈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손예진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출신으로 연기를 제대로 배운 연기자들임.
일본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스카우트되어 연예계에 들어가고, 갑자기 드라마나 영화 주연을 맡는 경우가 흔하다.
제작비 차이
한국은 tvN 등 한국의 재벌 그룹 CJ가 소유한 케이블 TV 채널에서 큰 예산을 투자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더 킹: 영원의 군주>의 경우 한 에피소드 당 제작비가 약 20억 원.
일본의 경우: 일본의 드라마 제작은 현재 사양 사업. 시청률 저하로 광고비 등이 줄어서 골든타임 시간대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가 2억2천만 원~3억3천만 원 수준.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5억6천만 원 정도.

제작 시스템의 차이
자금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제작 시스템이 현장의 의욕을 꺾고 있음.
일본의 드라마는 주로 지상파 방송사가 제작. 드라마 프로듀서가 기획을 결정하고 제작회사에 의뢰하는데, 히트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방송사가 그 공을 차지하고, 하청업체는 각광을 받지 못함.
반면 한국은 드라마 편성 때 제작회사가 기획하는 경우가 많음. 파일럿판을 선보이고 그것을 통해 방송 편성 채용을 결정. 드라마가 히트하면 제작사측 사람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거금을 손에 쥘 수 있음.
CJ가 제작해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경우
“일본의 영화인들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지만, (아카데미상 수상은) ‘한국이 아시아 영화계 No.1’이라는 사실을 결정적으로 제시했다고 느꼈을 겁니다. 지금껏 우리들은 할리우드에도 영향을 끼친 오즈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슈퍼 크리에이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자부심과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졌죠. 하지만 하이틴 로맨스물의 ‘*벽치기’ 등에 힘을 쏟고 있는 사이에 한국에 뒤쳐지고 말았습니다.” (영화평론가 마에다 유이치)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벽 쪽으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클리셰 시츄에이션)

메이저 영화사와 독립영화계의 양극화
현재 일본의 영화계에서 획기적인 작품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은, 메이저 영화사와 독립영화계 사이의 큰 장벽이 있는 점도 꼽히고 있다.
“일본은 도호, 도에이, 쇼치쿠 등 메이저 영화사 작품과 독립영화라는 양극화 상태입니다. 흥행 수입 85%를 메이저사가 점하고, 남은 15%를 작은 영화들이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죠. 하지만 중간층이 탄탄하지 않으면 산업은 융성하지 못하고 제작진의 사기도 떨어지죠.”
3년 전 화제가 된 (독립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300만 엔의 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그 영화의 경우는 “우연한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리우드에선 재능이 돋보이는 저예산 작품으로 유명해지만, 그 다음에는 중간급 예산의 영화에 발탁되고, 나중에는 고예산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기용됩니다. 롤스로이스도 탈 수 있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일본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습니다.”

‘컨텐츠의 질보다 클라이언트의 뜻에 따르는 걸 중시’하는 일본의 제작위원회 방식
제작위원회란 영화사와 광고대행사, 방송국, 출판사, 음반회사, 연예인 소속사 등이 영화에 투자하는 기업 집합체로, 예산을 모우기 쉽고 위험 부담을 분산하기 좋은 장점이 있는 반면,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제작위원회 방식은 다른 나라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문제는, 예를 들어서 한 편의 영화에 투자하는 5개 회사들이 있으면 그 회사들 모두가 납득하는 감독, 각본, 캐스팅이어야만 한다는 점이죠.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작진은 투자사의 눈치(忖度)를 보게 됩니다. 베스트셀러 만화나 소설 같은 원작이 있는 것만 고르고, 주연도 인기 탤런트에 집중됩니다. 실력 있는 감독과 프로듀서, 배우는 필요가 없는 거죠.”
일본은 한국, 프랑스 등에 비해 영화인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적다.
2017년 각 국가별 문화예산은 프랑스가 5조4500억 원, 한국이 3조1700억 원, 일본이 1조1718억 원. 국가예산 전체에서 문화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이 1.05%, 프랑스 0.88%, 일본은 0.11%에 그친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의 활동 가운데 하나로, 수업료를 무료로 하고 크리에이터들을 양성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창설이 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도 그곳 출신이다.
https://extmovie.com/movietalk/58141704
“일본 영화계는 점점 폐쇄적으로 가고 있다. 해외에서 취재를 받을 때. 저는 그렇게 대답하고 있습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일본 영화는 국내 시장만으로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가 있죠. 그래서 제작진에게도 배급회사에도 해외 진출을 하려는 의욕이 없습니다. 도호, 도에이, 쇼치쿠, 가도카와 등 일본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그러니 국내 관객들에게 먹힐만한 기획으로 특화시키고 있죠. 이런 상황에 큰 위기감을 느낍니다.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꼭 훌륭하다거나 굉장한 것은 아니지만, 40세 이하의 젊은 영화감독의 이름을 해외에서 듣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대로는 일본 영화 자체가 세계에서 잊혀져 버리게 됩니다.”
- 제66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즉 일본 영화의 갈라파고스화가 심각한 문제라는거
아직도 오스 야스지로랑 구로자와 아키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음
그런데 일본은 영화만이 아니고 사회 전반이 갈라파고스화 되어있어서 여기에서 절대 못 벗어날듯 하네요
첫댓글 일본 문화는 더이상 발전이 없더라구요. 전성기하고 비교하면 퇴보한거 같아요.
22222222 이제 일본 만화도 예전같지 않아요.
거이 모든 자금이 애니메이션 쪽으로 가니... 드라마 영화가 죽을 수밖에 없지요. 영화중에도 제작비 많은건 성공한 애니 실사화...
장 단점이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