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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플레이
계단위에서 장달수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올라오라는 손짓이었다.
배장로가 계단을 올라가자 장달수가 웃으며 말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 자퇴직공무원이시군요. 퇴직공무원이 소형차 타시는 거 보면 그 청렴함이 짐작되네요. 더구나 부정에 맞서다 퇴직하다셨는데 존경합니다.”
배장로가 황송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 별말씀을요. 같은 공무원출신인데 말씀 놓으세요.”
장달수가 배장로의 어깨에 손을 걸쳐 놓으며 말했다.
“이제 야인이신데 골프한 번 못 친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배장로가 물었다.
“오늘은 제 명단이 없다면서요? 어떻게 제 이력을 아셨지요?”
“제가 쁘리쌰님께 연락했더니 맞다더군요. 오늘 명단 없는 것도 맞구요.”
“그 사람들 그렇게 찾아도 안보이던데?”
“당연히 안보이시죠. 스타트라인에 계시니까요.”
“스타트라인이라면 오늘은 골프가 아니고 마라톤 하는 겁니까?”
장달수가 호탕하게 웃었다.
“티에리어골프를시작하는첫홀근방를 스타트라인이라고도 합니다. 하하하하. 시간없네요. 자 얼른 들어가시죠.”
호탕하게 웃는 장달수에게 배장로가 물었다.
“허지만 명단에 없으니 제 자리가 없을 거 아닙니까?”
“걱정마세요. 우리 골프장 규칙상 불가능하지만 오늘만 5인플레이 허용하기로 규정 고쳤습니다.”
“그렇게 쉽게 법을 고칠 수 있나요?”
“네 간단합니다. 5인플레이 불가한다 는 조항을 테이프로 살짝 가려 놨거든요. 자 가시지요.”
배장로는 감탄하며 장달수를 따라 갔다.
“오! 테이프에 법이 가려지는군요.”
.
추석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벌써 페어웨이에 노르스름한 빛이 군데군데 얼룩져 있었다. 갤러리들 사이에서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꼭 나락 익은 것 같네!”
그러고 보니 페어웨이가 마치 풍년 든 들판 같았다.
장달수가 운전한 카터를 타고 도착한 배장로를 제비와 쁘리쌰가 반갑게 맞았다.
“배장로님. 어서오세요. 오늘 배장로님은 VIP자격이에요.”
배장로가 말했다.
“올인정회원 가입했는데 저만 쏙 뺀 게 무슨 심뽄가요?”
“호호호. 그래서 장로님 삐지셨구나? 그건요. 가입 후 다음 달 라운드부터 적용되는 거에요. 가입회원이 라운드회원을 오버했거든요.”
장달수가 쁘리쌰를 보고 눈을 흘겼다.
“알고 보니 쁘리쌰님이 범인이시네? 잘못했으면 오늘 배장로님과 다찌일대일대결 붙을 뻔 했는데.”
배장로가 장달수를 쳐다보고 멋쩍게 씨익 웃었다.
장달수가 배장로의 웃음을 정면으로 접수하며 입술을 병아리 입처럼 오므렸다. 이제 됐냐? 알았냐? 그런 뜻이었다.
.
6시50분.
첫 홀의 티업이 시작되었다.
올샷건골프장전홀에서 동시에 시작하는골프방식으로 시작되는 올인의 월례회는 채은숙이 첫 티업을 했다. 그와 동시에 전 골프장에서 일제히 라운드가 시작되었다.
티업을 알리는 채은숙의 이벤트공은 헬리콥터가 이륙하는 궤도로 날아가며 공중에서 오색연기를 터트렸다.
빨강노랑파랑초록보라 빛 연기가 공중에서 터지자 군데군데 자리를 지키던 경기요원들이 신호총을 쐈다. 화약 터지는 소리와 함께 올인회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은숙씨 원더풀! 레디 고 올인! 뷰티풀 플라이!”
올해 마지막라운드 납회를 두 달 앞두고 올인의 정기월례라운드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공 맞는 소리와 교차한 희비의 탄성이 터졌다.
“오! 긋샷!”
“아이고 나 죽었네!”
“풍덩!”
“안 돼! 안 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에고, 빠져버렸네?”
“뭐야? 좋다 말았잖아?”
“한번 더해!”
“좀 더 위에! 좀 더 위야!”
“없는데요?”
“땡그랑!”
“또 꽂아 주세요!”
.
어떤 골프라도 골프는 시작보다 끝마무리가 더 중요하다.
쁘리쌰에겐 더욱 그렇다.
이유? 그걸 말하기엔 좀 거시기한데? 너무 계산에 밝다고 할까봐 차마 말할 수 없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부담 느낄 게 뭐 있을까? 어차피 어딜 가도 그 돈은 그 돈 드는데.
그래서 그날 올인의 골프뒤풀이도 역시 카페아웃인에서 치뤘다.
허지만 카페아웃인에서 올인의 월례회 뒤풀이를 치루고 나면 쁘리쌰의 매출은 급성장해도 손익계산서는 언제나 적자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손익계산서를 바닥 치게 한 원인은 최사장과 채은숙 때문이었다.
첫댓글 골푸법을 고처가면서 까지 5인 플레이를 하게한 장달수
그때문에 배장로와의 관계가 풀리고
골푸 뒷풀이까지 할수있었으니 다행한 일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모든 등장인물들 당분간 쉬게 하려고 합니다
105회에서 종료하고 새 소설로 뵐께요
오늘도 신나는 시간 되세요
골푸에대한 소설 잘보았슴니다.
사람들의 살가가는 모습이 인생의 데꾸부끄 같네요..
싸우다가 화해하는 아름다운 모습 잘전개 되어 갑니다.
대꾸보꾸...ㅎ 참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살면서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사는 거죠
허지만 이소설은 105회로 끝내려고 합니다
때가 되면 3부 또 쓸께요.
오늘도 멋진 하루 되세요
골푸동우회로 뭉처진 회원들 각자 종교도 다르고
아웅다웅 한 모습이 인상 적입니다.
모든 동호회가 다 그렇하듯 올인도 그렇습니다.
멋진 주말 맞이 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