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내가 온통 벌거숭이로 피를 칠하고 있을 때
난 알 것 같았어,
왜 별이 아름다운지를,
난 알 것 같았어,
만일 구름의 너울이 없다면
어떻게 감히 태양을
사랑-이라고 부르겠는가를,
밤에 마지막 외침처럼 황량한 마음으로
지붕 위에 서 있으면
먼 데 있는 사람아, 말하려무나
내가 평화처럼 혹은 구원처럼
금빛이더라고,
신비한 금선이 아득히 흘러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꿈꾸게 되는지를,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내가 울부짖는 하나의 욕설처럼 추악해질 때
난 알고 말았어,
별과 神은 왜 그토록 멀리 있어야 하는지를,
모든 성당의 창문에는
왜 천연색의 색유리가 끼여 있는지를,
오늘 내가 여기 천벌의 화형으로
지새우는 불이
어디엔가 먼 사람에겐-
아마도 위안처럼 정다우리니
생각해 보아,
멀리 있어서 아름다운 별은, 하느님은-
우리가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왜 우리에겐 그토록 간격의 탐닉이
필요한 것인가를
- 김승희 시 ‘가까운 사람을 멀리 사랑하기 위하여 ‘
[왼손을 위한 협주곡], 민음사, 2002.
* 세상을 조금, 살다 보니 마음에 칼을 꽂는 사람은 내 주위에서 가장 ’ 가깝다 ‘ 하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을 알았다. 매일매일을,, 한 해 한 해를 무수하게 많은 관계 속에 우리는 성장하고, 상처에 익숙해 지려 한다. 사랑하고 마음을 나누는 게 점점 더 계산이란 현실에 익숙해지고 있다. 때로는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에서 희미 해 진다. 기억하기 위해 수첩에 달력에 메모를 하지만.., 때로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 부질없다. 하는 생각이 든다. “ 이미 가까이 존재하는 사람을 멀리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까?! 준비할 시간은 존재할까?!..,
첫댓글 아주 어렸을 때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고 친척아저씨가 물었다.
- 얘야, 저 비행기보다 더 빠른 게 뭔지 아니?
아뇨. 비행기가 제일 빠르잖아요!
- 저 비행기가 한뼘도 안되게 지나갈 때 우리의 눈은 더 저멀리 가고 있단다. 그러니 눈이 빠른거지!!!
우리의 눈에 드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이다. 가까운 사람이다.
눈에 들지 않는 사람은 사랑을 나누지 않는다.사랑을 나누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눈밖에서 고통 받고 힘들어 하고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는 사람도
한때는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독하고 힘들게 지내는 친구들이 비록 눈에 들지는 않지만
눈을 감고서라도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감은 눈에서라도 눈에 들기를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