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이 낮아요
- 이희섭
여름에서 가을로 기울어가는
오후를 향해
풀리지 않는 매듭을 묶어놓았습니다
비스듬한 리듬으로 걸어가는 어깨는
구겨진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일까요
내 뒷모습을 보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오른쪽 어깨가 낮네요”
삶의 무게를 감당했던 오른쪽
매일의 습관이 최선의 각도를 만들 때
오른쪽은 옳은 쪽
내가 섬기는 것들이 다 거기에 있어요
당신의 잠 속에서 흘러나오는
꿈의 물살처럼
빗물이 어두운 쪽으로 깊어지며
뿌리의 질긴 매듭을 더듬는 시간
당신의 슬픔 쪽으로 어깨를 기울이며
알맞은 마음의 형태를 찾아갑니다
낮은 쪽이 더
낫다고 믿으며
- 웹진 『시인광장』 (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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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 결과를 밤을 새워 지켜보신 분들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여당 참패와 야당 압승이 확실해졌으니 현 정권의 앞날이 걱정스럽습니다
역대 최고의 투표율은 결국 복수와 증오를 내세운 정당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엄청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이들이 당선된 것을 축하해 줄 마음이 없습니다
그 대신 그 지역구민들에게 스스로 부끄럽진 않으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살다보면 좌우 균형을 잘 잡아야 순조로운데
어느 한쪽만 사용하다보면 삶의 자세가 비뚤어질 수 있거든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또렷하게 떠오르는 오늘 아침이 으스스 떨립니다
어디가 옳았는지도 겪어보면 저절로 알게 될 터이니....
정치는 승패를 떠나 민생 곁으로 다가 설 때 빛이 나는 것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