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未生) —불완전한 生에 대하여
- 신은하
무슨 색을 좋아하냐 묻지 마세요.
새빨간 할미꽃 하늘빛 각시붓꽃 노란색 금난초 하이얀 바람꽃
뭐 하나 버릴 게 있어야지요.
연두와 초록이 어우러진 숲을 넘어요.
흰 갈기를 날리며 파도 달려오는데요.
몽돌들 짜그락대는 소리 들어 보세요.
휘파람새 소리 숨어서 연인 꼬시는데요.
다들 무슨 색이라 단정할 수 없잖아요.
해 저물어 하나둘 피어나는 등불처럼요.
거푸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이 반짝이죠.
저마다 제 색깔을 띠지만 표현할 수 없어요.
글도 그림도 깜냥껏 파닥거릴 뿐이죠.
날지 못하는 오리는 뒤뚱거리며 가고 있어요.
ㅡ계간 《시와 사상》(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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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 속에서 치러진 제22대 총선이 마무리됐습니다
지역구 254석과 준연동형 비례대표 46석이 합쳐진 청사진에 벌써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무소속 당선자가 1도 없다는 것도 놀랍거니와 전통의 녹색정의당이 사라졌습니다
예측은 늘 불가사의하여 또 다른 전문가를 탄생시킵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걸쳤던 의복 색깔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그간의 언행 하나하나가 언제 발목을 잡아 부메랑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제 민생 회복의 책임은 정부 여당만의 몫이 아니라 300명 국회의원들에게도 돌아갈 테니....
제22대 국회가 날지 못하는 오리처럼 뒤뚱거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