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56) 헐빈하다, -걸
△서울 : 신문을 보니 경남지역 중대형상가 10곳 중 2곳이 빈 점포라더라. 중대형상가는 3층 이상 규모 또는 연면적 330㎡(100평)를 초과한 상가를 말하는데, 도내 1분기 중대형상가 평균 공실률이 17.2%로 분기 기준으로 2년 사이 최고치였대. 원인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코로나 이후 변화된 소비문화 등 복합적이래.
▲경남 : 내도 울매 전 점섬 때 창원 상남동 갔더마는 사램이 마이 없어가 거리도 헐빈하고 여어저어 임대 헨(현)수막이 걸리 있더라꼬. 우야든지 겡기가 살아나야 될 낀데 그쟈.
△서울 : 1분기 창원 상남동과 중앙동 일원의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7.5%로, 전년 같은 분기 3.3%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대. 또 마산역·마산시외버스터미널 주변 합성동과 양덕동 일원 공실률이 25.7%였고, 경남대 대학가를 끼고 있는 마산 월영동 인근 공실률도 전년 동분기 대비 2%p 늘어난 15.8%였다더라. 그건 그렇고 ‘헐빈하다’가 무슨 뜻이야?
▲경남 : ‘헐빈하다’는 ‘텅 비다’ 카는 뜻이다. ‘훌빈하다’라꼬도 카지. 뻐스(수)에 승객이 마이 없을 직에 ‘뻐스가 헐빈하다’라 카고, 호주머니에 돈이 없을 직에는 ‘개줌치가 훌빈하다’ 이래 칸다.
△서울 : 호주머니 뜻인 ‘개줌치’란 말 오랜만에 들어보네. 같은 뜻인 ‘갬치’도 기억나고.
▲경남 : 겡남대캉 월영동 카이 새앵킨긴데, 니 겡남대 앞 댓거리라꼬 알제? 그 댓거리란 말이 우예 생긴노하모 접미사인 ‘-걸’에서 유래한 기라. 겡남에서는 거리, 목, 무엇이 있는 곳이나 그 주벤을 말할 직에 ‘걸’로 붙이가 소시장이 있으모 ‘소전걸’, 우물가는 ‘새밋걸’, 다리가 있으모 ‘다릿걸’이라 칸다. 댓거리는 통일신라 때 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제자들로 가알친 월영대가 있어가 ‘월영댓걸’이라 캤는데, 시(세)월이 흘러 월영은 사라지고 댓걸만 남은 기라. 그후 또 말이 벤(변)해가 ‘댓걸’이 ‘댓거리’가 된 기라.
△서울 : 오늘은 댓거리 지명 유래까지 알게 돼 더 재미있었어. 다음에도 재밌는 이바구해줘~^^.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