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박훈 교수의 전환 시대의 일본론 - 일본 비판은 허공에 휘두르는 주먹이 아니라 뼈 때리는 비판이 되어야 한다
일본에 무조건 '노!'를 외치고 '반일이면 무죄!'라는 사람들에게 욕먹을 각오로 쓴 일본론
메이지 유신은 사무라이의 신분적 자살이며, 사무라이를 배신한 사무라이 정권이었다.
한국의 역사는 중국처럼 수천 년간 지역의 패자로, 문명의 센터로 지내온 역사도 아니고, 일본처럼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서 지정학적 행운을 즐기며 자폐적으로 살아온 경우도 아니다. '고투의 역사'에 대해 적절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적으로 이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역사도 드물 것이다. 독특한 조건 속에서 분투해온 한국사의 경험은 역사에서 지혜를 구하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교휸과 영감을 줄 것이다.
1910년 조선이 망한 것은 반일 감정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일본을 증오하고 규탄하는 사람들은 전국에 넘쳐흘렀고, 일본을 깔보고 멸시하는 사람들도 사방에 빽빽했다. 모자랐던 것은 메이지유신 이후 40여 년간 일본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게 우리의 운명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파악한 사람이었다.
일본 국민의 의식은 '천황' 아래 억눌려 있고, 일본의 민주주의 역시 그 이름하에 제한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약 400년 전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년간과 금세기 초 식민 지배 35년간입니다. 이렇게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1998년 일본 국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행한 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