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사람의 피부색을 어떤 색으로 칠하나요?
모든 사람의 피부색은 자신이 칠할 거라고 자신했던 살구색 크레파스
그런데 왜 아이들은 살구색 크레파스를 선택하지 않을까요?
사람의 피부색은 모두 다르고, 수많은 색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와 용기와 배려를 길러 주는 책!
여러분은 사람의 피부색을 어떤 색으로 칠하나요?
한때 크레파스 색깔 가운데 특정 색을 ‘살색’이라고 표현했다. 이 색깔이 사람의 피부색에 가까운 색이라고 생각하며 사용했다. 수십 년 동안 ‘살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표현이 인종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의심도 없었다. 2002년에서야 국가인권위원회가 “특정 색을 ‘살색’이라고 명명한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라며, ‘살색’이라는 표현이 인종과 피부색에 대한 차별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런 뒤에야 사회적 논의 끝에 ‘살색’이라는 표현은 ‘살구색’으로 바뀌면서 사라졌다.
지금은 다인종, 다문화 시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다문화가구수는 38만 5,219가구이고 인구로는 약 112만 명이다. 공원이든 학교든 시장이든 어디를 가도 다양한 색깔의 피부색을 지닌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피부색, 머리카락 등등의 특징으로 인종을 구별하고 유전적 우열이 있다고 하여 멸시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무심코 한 행동 하나,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특정 색을 피부색으로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피부색은 인간 존엄성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지금 사람의 피부색을 어떤 색깔로 칠하고 있나요?
잘못된 편견을 스스로 이긴 크레파스의 모험
아이들을 만나기 전, 공장에서 살구색 크레파스는 잘못된 편견에 젖어 있었다. 사람을 그리려면 자신이 꼭 필요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들었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오만과 자만에 빠지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살구색 크레파스는 자신의 오해와 편견을 재빨리 깨닫고, 세상으로 나가 직접 스스로 만든 편견의 울타리를 허문다. 이는 이제 막 학교라는 사회(세상)에 첫발을 내디디며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고, 세상을 새롭게 알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다.
이 책은 이렇듯 우당탕탕, 좌충우돌하며 사회 구성원이 되어 가는 아이들에게 가까운 내 주변부터 시작해서 결국에는 드넓은 세상을 더 관심 있게 관찰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세상은 한두 가지 색이 아니라 알록달록 무지개색으로 이루어져야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다.
“피부색은 내가 다 칠할 거야!”
개학 첫날이 왔어요. 갖가지 색의 크레파스들은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어요. 드디어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거든요! 노란색은 한여름의 태양을, 파란색은 바다와 파도를, 빨간색은 가장 빠른 자동차를 그릴 거예요. 선생님은 방학 동안 가족들과 있었던 모습을 그려 보라고 했어요.
그러자 살구색 크레파스는 모든 사람의 피부를 색칠할 거라 자신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은 살구색 크레파스를 잘 선택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살구색 크레파스는 용기를 내어 바깥세상으로 나가 자신이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어요. 학교를 벗어났을 뿐인데 세상의 색은 정말 다양했어요. 사람의 피부색도 저마다 달랐고, 부모님의 모습(가족의 개념)도 다양했어요. 살구색 크레파스는 세상에는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살고, 저마다 다른 사연과 특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했어요. 살구색 크레파스 앞에는 또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살구색 크레파스와 함께 모험을 떠나 볼까요?
본문 미리보기
글쓴이_데시레 벨라-로베데 Desirée Bela-Lobedde
1978년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적도 기니 혈통의 스페인 작가이자, 반인종주의자 그리고 여성주의자이다. 스페인 온라인 신문 ≪푸블리코(Publico)≫에 격주로 인종주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그가 쓴 책으로 『스페인에서 흑인 여성으로 살기』, 『소수자: 불평등과 용기 이야기』 등이 있다.
그린이_리디아 음바 Lydia Mba
아프리카계 스페인 사람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스토리텔러이다. 그는 색과 텍스처를 이용해 다양성을 예술로 표현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ESDIP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 학위를 받았다.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표현을 위해 디지털 기술 및 새로운 예술 도구를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취미는 노을을 보기 위한 완벽한 장소를 찾아 긴 산책을 하는 것, 박물관에 가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책에 흠뻑 빠지는 것이다.
옮긴이_유아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 대학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다. 스페인과 중남미의 좋은 그림책들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번역한 우리나라의 그림책들을 멕시코와 스페인에서 출판하기도 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콩의 여왕』, 『내가 말할 차례야』,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 『벌집이 너무 좁아』, 『우리 집에 늑대가 살아요』, 『마르케스: 가보의 마법 같은 삶과 백 년 동안의 고독』 등이 있고, 스페인어로 옮긴 책으로는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조그만 발명가』, 『두 사람』, 『지하정원』, 『과학자가 되는 과학적인 비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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