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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들풀 故 명(明興錫) 서방과 들풀 가족의 아름다운 이별
이영일 추천 0 조회 242 24.09.23 14:22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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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4.09.26 17:40

    첫댓글 삼우제 제문
    외로운 자식 승호는 아버님전에 삼가 고합니다

    시간이 멈추지않아 벌써 삼우에 이르렀습니다

    밤낮으로 슬퍼하고 사모하여 마음 편할 수가 없어
    맑은술과 여러 음식을 정성을 다하여 마련하였으니 드시옵소서

  • 작성자 24.09.26 17:37

  • 24.09.28 11:45

    승호가 보내온 글입니다.
    신세대 문장력은 우리랑 다르네요.
    공감이 100% 가는 대견한 표현입니다. ㅠㅠ

  • 24.09.28 11:47

  • 24.11.10 10:28

    차분하고 친근하고 여유롭던 우리 명서방! 아직도 우리 곁에 항상 잔잔한 미소띠고 함께 있습니다. 많은 추억을 더불어 함께 하면서요.

  • 작성자 24.11.10 20:13

    그리움이 밀려 옵니다/박남규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
    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
    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
    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

    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

    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
    주루르 눈물을 흘렸다.

    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
    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
    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
    사랑을 키웠다.

    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
    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

    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
    콩나물은 자랐고,
    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
    콩나물의 겸손과 배려를 배웠다.

    벌겋게 익은 자리는 아버지의 자리였다.
    구들목 중심에는 책임이 있었고
    때론 배려가 따뜻하게 데워졌고
    사랑으로 익었다.

    동짓달 긴 밤,
    고구마 삶아 쭉쭉 찢은 김치로
    둘둘 말아먹으며 정을 배웠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을 맞고 싶다.

    검은 광목이불 밑에
    부챗살처럼 다리 펴고
    방문 창호지에 난 유리 구멍에
    얼핏 얼핏 날리는 눈을 보며
    소복이 사랑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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