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rvana
너는 록스타가 될 수 없어
작은 공연장에서 열린 록밴드의 공연을 보며 너는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지 지나치게 큰 소리는 귀가 아닌 발
로 듣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기타리스트가 허리를 젖히고
미간을 찡긋거릴 때마다 어쩐지 위장이 뒤집히는 느낌이
었고
발끝으로
둥둥거리는
소리가
심장으로 옮겨 와
누군가 네 심장을 주물럭거리는 느낌이었지 씻지 않은
손으로 심장을 주물거리는 그것의 존재를 너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식은 땀이 났고 그들은 네가 가장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지 않았어
너에게 어울리는 장소는 차라리 동굴이었다
어두운 방으로 돌아온 너는 헤드폰을 끼고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로 연주를 시작했지 어둠을 연주하고 혼자
를 연주했지 네가 될 수 있는 것은 차라리 한 덩어리의 돌
이었어
눈이 없는 돌
오로지 귀만 있는 돌
소리로 앞을 보며 보지 않으며 오로지 소리로 동굴을
인식하며 너는 천장에 붙어 있는 록밴드의 포스터를 모두
찢어버리고 싶었고
그때 네가 들은 것은 어린 영혼의 잡음
그것은 땀이 덜 마른 티셔츠에서 퍼지는 악취와 같았지
너에게 어울리는 포즈는 차라리 턱을 괴는 것이었다 오
른 다리를 왼 다리에 올리고 너는 검정의 코트를 짚었지
둔해진 손가락은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지만
너는 점점 굳어갔어
돌로 만든 불상처럼
벽만 바라보던 돌부처처럼
오로지 소리로 존재하는 시간 동안
너에게 반사되어 온 것은 내면의 파동이었지
네 심장을 움켜쥐고 있는 시선 누구보다 너를 잘 아는
너의 시선 너를 놓아주지 않는 너의 속 너의 안 너의 방 너
의 내면이
반사되어 너에게 돌아오는 시간 동안
너는 어둠을 견뎌야 했지 부드러운 손아귀를 견뎌야 했
지 그토록 태워버리고 싶던 이 세상에서 모든 빛이 꺼질
때까지 불 지르고 싶던 네 마음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딱딱하게 굳은 몸으로
아무도 듣지 못하는 파동을 연주하며
견뎌야 했지
석탑에 갇혀 있는 불경의
서러움과
아득함으로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 보십시오』 20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