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4일 연휴의 마지막 날, 갑작스런 한파가 뼛속까지 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올 겨울, 며칠 강추위가 몰아치더니 포근한 날이 계속되어 이번 겨울은 몰캉하게 끝나겠구나 했는데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강추위가 급습한 겁니다. 지구 온난화와 강추위가 무슨 연관관계가 있냐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기후 관련 자료를 조금만 관심 있게 살펴보시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작년 12월 중순의 한파와 이번 강추위는 지구온난화, 북극진동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우리나라 상공에 있는 제트기류가 북극에서 오는 찬 공기를 가두고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그 힘이 약해져 찬 공기를 막는 힘이 약해집니다. 제트기류는 북극과 남쪽의 기압차가 클수록 활성화되는데, 북극 기온이 올라가 기압차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강추위가 위세를 떨치는 것입니다. 최근 50년 동안 다른 지역이 1도 상승할 때 북극은 2.5도 올라갔다는 게 지구온난화의 한 증좌일 것입니다.
미국의 한 교수는 북극발 한파의 원인으로 북극 바다얼음 감소로 인한 강한 ‘음의 북극진동’ 발생을 꼽았습니다. 북극진동은 북극 성층권에서 차가운 공기를 감싸 돌고 있는 ‘극 소용돌이’가 대기 순환의 내부 변동성으로 수일에서 수십일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음의 북극진동이 일어나는 배경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 기온 상승이 꼽히는데, 북극 기온 상승으로 바다얼음이 감소하게 되면, 햇빛 반사량이 줄어들고 북극 바다는 열을 흡수하게 돼 북극 기온 상승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작년 12월 14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전국 평균 기온은 -4.2도로 전국단위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낮았던 데 이에 오늘 강추위가 다시 밀려온 건 바로 이런 ‘음의 북극진동’의 효과이자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연 현상 앞에서 인간은 참 초라해집니다. 인간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한 결과에 따른 요인이 크지만, 긍정적 변화 노력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과 단체, 국가 간 이해관계가 극명하고, 관심도 또한 천차만별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예전에 환경친화교육을 여러 회 받아보면서 느낀 바가 있기에,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더 절실함을 잘 알기에 생활 속 작은 일에도 환경을 먼저 생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실천이 쉽지는 않습니다. 환경운동은 국제단체, NGO, 다양한 단체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성과가 기대보다 낮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기업에 ESG 경영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국가주도 사업의 평가항목에도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ESG는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업체 실사 이후 ESG 평가를 해보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기에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친환경은 기업체 뿐 아니라 개개인이 생활 속에 실천 가능한 부분이 많이 있으므로 이제부터라도 환경친화적인 실천 강령들을 하나씩 늘여나가야겠습니다.
환경교육 강사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환경부하를 일으키게 되어 있답니다. 음식을 조리하여 먹으며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고기를 즐겨 먹으면서 수십 명의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1인분의 고기로 바꾸고, 많이 섭취한 음식으로 인해 많은 배설물을 배출하고, 살아 숨쉬는 자체가 CO2를 배출하는 일이니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들이 환경부하를 일으키는 일이란 겁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삶이 환경친화적이 아니게 되었음은 알고 있었지만 존재 자체가 환경에 큰 부하를 준다는 것이 큰 충격이었습니다. 태생적으로 환경부하를 일으키는 존재가 인간이기에 작은 일에도 환경을 생각하고 친환경적인 활동을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1시간 이내의 거리는 걸어 다니고, 먹는 양을 줄이고 물 절약을 실천하며, 집안의 화초에 좀 더 관심과 애정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천천히, 제 보폭대로 환경 사랑을 실천하며 걸어보려 합니다.
겨울의 송해공원을 걸으며 환경 친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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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자(모셔온 글)=========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춰 갈 필요 있나.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자.
늦다고 재촉할 이, 저 자신 말고 누가 있었던가...
눈치 보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가자.
사는 일이 욕심 부린다고 뜻대로 살아지나.
다양한 삶의 형태가 공존하며
다양성이 존중될 때만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이 땅 위에서 너와 내가
아름다운 동행인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쪽에 네가 있으므로
이 쪽에 내 선 자리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서로 귀한 사람
너는 너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가자.
네가 놓치고 간 것들
뒤에서 거두고 추슬러 주며 가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가끔은 쪼그리고 앉아 애기 똥풀이나 코딱지 나물이나
나싱개 꽃을 들여다보는 사소한 기쁨도
특혜를 누리는 사람처럼 감사하며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추고
너를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
불안해하지 말고
웃자라는 욕심을 타이르면서 타이르면서 가자.
-----송해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