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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취 | 원추리 |
짚신나물 | 동자꽃 |
숲속의 샘터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지루한 산길을 걷는데 아담한 샘터가 나타났다
샘터 주위에는 쉬고 있는 산행객들이 드문드문 있었고, 누군가가 바가지까지 가져다 놓았다
그러나 물맛은 밋밋하고 미지근해서 입만 헹구고 뱉어 버렸다
탁족(濯足)
먼저 도착한 일행이 물속에서 발을 담그고 있길래 뒤따라 들어갔다
바지를 걷고 웃옷을 벗어버린 다음, 물속에 발을 담그고 얼굴에 말라붙은 땀을 씻어냈다
동작 빠른 세 분의 남정네는 호젓한 숲속에서 알탕까지 마치고 웃으며 나왔다...따라가지 못함이 후회됨
화엄사(1)
선두그룹은 화엄사에 도착하여 느긋하게 쉬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인도에서 온 연기대사에 의해 창건됐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돼 인조 14년(1636년)에 중건됐으며, 절 이름은 화엄경의 두 글자를 따서 붙였다고 전해진다.
건물의 웅장함에 탄성이 절로 나며, 빛바랜 단청 목조건물, 이끼 묵은 돌탑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67호)
각황전은 목조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웅장한 느낌을 준다.
밖에서 보면 지붕이 2층 집으로 보이나 안에 들어가 보면 단층이다.
더구나 6개의 거대한 기둥이 버티고 서 있는데, 어른 2명이 맞잡고 팔을 벌려야 겨우 안을 수 있는 굵기다.
단청이 모두 벗겨졌지만 곱게 늙은 노인의 얼굴처럼 우아하고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구층암 가는 길
6명의 대원들이 대웅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구층암(九層庵)으로 향하였다
구층암으로 가는 길은 대숲 사이로 나있었는데 자연스런 돌길이 호젓하고 졍겨웠다
절속의 절은 이미 세속화되어버린 어미절과는 한번 더 속세와 떨어져 있다.
정작 화엄사를 찾는 이들은 많으나 숲속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구층암은 잊고 가는 경우가 많다.
구층암(九層庵)의 승방
어둑어둑한 대숲을 벗어나자마자 넓은 마당이 훤히 펼쳐지고 승방과 석탑 한 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잡석으로 단을 쌓은 소박함, 섬돌의 정연함, 띠살문의 간소함이 있는 승방은 한눈에 보아도 시원스러우면서도 단아한다
무엇보다 가운데에 서 있는 모과기둥의 천연덕스러움과 모과기둥 좌우의 대칭이 주는 안정성이 돋보인다.
기둥은 나뭇가지의 흔적, 나뭇결, 옹이까지 나무가 살아 있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모과나무의 깊은 나무 골과 결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남아서 득도한 고승대덕의 뼈마디처럼 견고하고 대견하다.
구층암에서 녹차를 마시다
승방 앞에서 모과나무 기둥을 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스님이 우리를 방으로 초대하였다
우리는 감지덕지하며 방으로 들어가 스님이 타주시는 발효 녹차를 대접받았다
더위에 지쳐 찬물만 연거푸 마셨는데 뜨거운 녹차가 들어가니 지친 몸에 금새 기운이 돌았다
구층암의 덕재스님
구층암에는 천 분의 부처님, 자연주의 건축이 있지만... 빼놓을수 없는게 덕재스님이다
암자를 찾은 사람들을 방으로 초대해서 정성껏 차를 대접하는 덕재스님은 살아있는 부처다
절간에 앉아 목탁 치고 염불하면서 근엄한체 하는 스님보다 이런 스님이 진짜 부처의 모습이 아닐까?
모과나무 기둥에서 사랑을 맹세하다
자연의 생명은 더 이상 이 모과나무 기둥에게 없지만 대신 자신의 몸을 보시하여 영원한 생명을 갖게 되었다.
다듬지 않고 그대로 세운 파격이 또 하나의 자연에 순응하는 미학적 볼거리와 생명불멸의 의미를 말없이 교훈으로 던져준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한 모과나무 기둥 앞에서 우리의 사랑도 이처럼 영원할 것을 맹세하였다
사사자삼층석탑(四獅子三層石塔·국보 제35호)
사사자삼층석탑은 각황전 옆으로 난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 산 중턱에 있다.
지금은 소나무에 가려졌지만 예전에는 화엄사 넓은 가람(伽藍)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러운 장소였을 것이다.
이 언덕은 효대(孝臺)라고도 부른다. 효대라는 이름에는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 스님의 지극한 효심이 담겨 있다.
탑은 네 마리의 사자가 탑신을 받치고 있는 형태다 사자들 사이에는 스님 한 분이 합장하고 서 있다 스님의 어머니를 형상화한 모습이라고 한다
| 어머니의 눈길이 닿는 곳에는 석등이 있다 석등에는 또 다른 스님이 무릎을 꿇은채 찻잔을 들고 있다 이는 연기스님을 형상화한 것이다 |
아(A) | 우(U) |
흠(M) | 침묵 |
네 마리의 사자의 표정이 모두 다르다
'아우흠(AUM)'이라는 고대 인도의 신성어를 한 글자씩 발음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아우흠이란 '생의 진리, 그 시작과 끝'을 뜻한다고 한다
마지막 한 마리는 입을 다물고 있다...최고의 언어는 침묵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화엄사(2)
구층암과 사사자삼층석탑을 구경하고 내려와서 가방을 지키는 대원들과 합류하였다
대웅전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내려오니 도로변에서 우리의 전세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화엄사에서 내려온 팀, 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팀, 연기암에서 택시를 타고 하산한 팀이 합류한 후 버스가 출발했다
신산회 창립 8주년
우리 신산회가 창립된지 벌써 8년이 되었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그동안 신산회를 거쳐간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우리들이 오르내린 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신산회 회장, 부회장, 등반대장, 총무가 함께 모여 촛불을 켜고 케익을 자르며 축하의 분위기를 돋구었다
하산주를 마시다
오수휴게소에 그냥 털썩 주저앉아서 즐거운 하산주를 마셨다
군다표 홍어회와 김치, 대장 고추(?), 혜자언니 고추(?)를 안주 삼아 진안막걸리를 마셨다
모처럼 성황을 이룬 8월의 정기산행은 흥겹고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첫댓글 구절구절... 공감의 소통이 넘실대며..
산행기에 빠져드는 아침입니다.
8주년을 맞이하면서 창립멤버들은 정말 감개무량일것 같네요..
동안 변함없이 이끌어주신 회장님. 대장님을 비롯 임원진들의 아낌없는 수고로움과
묵묵히 같이 해 준 회원님들의 열성이 오늘을 만든것 같네요.]
모두 모두 존경합니다.. 싸랑합니다..~~ㅎㅎ
세월의 속삭임이 보였습니다
노고단의 구름바다는 지리산의 한 구절이지요
축하드리고
같이 계속합시다.
정말 세심한 기록과 관찰들 이보다 더 좋은 산행기는 없겠지요.
항상 이 산행기가 올라와야 산행이 마무리 된듯한 느낌이 듭니다.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그 동안 신산회의 이름을 반짝반짝 빛나게 힘써 주신 임원님들!!!
존경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신산회여!!!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