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밤, 세조의 군사들이 한 집 앞에 도착했다. 유성원! 문을 열어라! 역모의 죄로 체포한다! 문이 열렸다. 하지만 나온 것은 유성원이 아니었다. 그의 아내였다. 아내가 말했다. "늦었습니다." 군사들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유성원은 이미 죽어있었다. 관복을 단정히 입은 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마치 잡들어 있는 것처럼 고요한 얼굴이었다. 군사대장이 당황했다. "이.. 이미 죽없다고?"
세조는 성삼문을 고문할 수 있었다. 박팽년을 심문할 수 있었다. 하위지에게 회유를 시도할 수 있었다. 이개에게서 시를 들어야했다. 하지만 유성원에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유성원은 세조보다 먼저 움직였다. 자기 뜻대로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조에게 잡히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택한 남자. 사육신의 전략가, 가장 차갑고 치밀했던 남자 유성원.
성삼문 사육신의 리더, 세조의 면전에서 도적이라 부르고, 형장에서 시를 읊은 남자이며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었다.
박팽년 "신은 상왕의 신하이옵니다." 어떠한 고문과 달콤한 회유에도 꺾이지 않았던 바위였다.
하위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신이 살아서 무었하겠습니까? 라는 한마디로 세조를 부끄럽게 한 참묵의 남자
이개, 붓으로 칼을 겨누고 시로 세조에게 저항한 분노와 저항의 시인. 이 네분에게는 같은 점이 하나있다.
모두 살아서 세조 앞에 끌려갔다는 것과 모두 고문을 받았고 모두 세조가 "처형"이라는 카드를 쥐고 휘둘렀다.
유성원, 이 사람은 세조에게 잡히지 않았다. 고문도 받지 않았다. 심문실에 끌려가지도 않았다.
그가 세조에게 허락한 것은 단 하나, 이미 차가워진 시신 뿐이었다. 왜였을까? 왜 유성원은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까?
비겁해서? 두려워서? 고문이 무서워서? 아니다. 유성원은 사육신 중에서 가장 치밀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