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을 안해 썰렁한 시내버스 안에서 추위에 떨다가 82번 도로의 난실리에서 내려 능선 끝에서 용인시계종주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산으로 들어가 의외의 시판 하나를 보면서 시작부터 가파르게 삼각점(용인430/1987복구)이 놓여있는 144.1봉으로 올라간다.
이동저수지와 왼쪽으로 뾰족 솟은 삼봉산을 바라보다 흐릿한 산길을 타고 찬 바람에 뺨을 에이며 두루뭉술한 숲에 티브이 안테나가 쓰러져있는 묘봉(228.6m)을 지나고 둔덕에 지형도에도 표기 안된 삼각점(용인428/1983복구)이 놓여있는 봉우리로 올라가면 갈미봉에서 시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모습을 보인다.
케언이 놓여있는 적막한 안부를 지나고 마른 낙엽에 미끄러지며 가파른 산길을 타고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나서 갈미봉(332.2m)으로 올라가니 공터에 역시 지형도에 없는 삼각점(용인428/1987재설)이 놓여있는데 지나온 봉우리의 것과 도엽 명이 같아 많이 혼란스러워진다.
굉음을 내며 달려와 넙죽넙죽 절을 하고 지나치는 10여명의 산악오토바이 족들을 보내고 삼거리에서 남서쪽으로 꺾어 양지 바른 헬기장을 지나서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산불감시탑이 서있는, 이 근처에서 제일 높은 시궁산(514.0m)으로 올라가면 새로 바뀐 정상석과 삼각점(용인307/1983재설)이 반겨주고 예전의 정상석은 한편에 덩그라니 놓여있다.
벤치에서 인절미에 소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추위에 떨며 시궁산에서 1.1km 떨어진 삼거리로 돌아와 미리내고개라고도 하는 애덕고개를 건너고 쌍령지맥과 만나서 삼각점(안성446/1987재설)이 있는407.9봉에 올라 동쪽으로 꺾어 간벌목들이 널려있는 지저분한 능선을 뚝 떨어져 내려가 능선에서 몇백미터 벗어나있는 쌍용산(x209.1m)으로 올라가니 예상대로 아무것도 없고 군포 신상호님의 표지기 한 장만이 걸려있다.
진땀을 흘리며 한시간 만에 407.9봉으로 돌아와 쓸데없는 짓거리였다고 후회를 하다가 그래도 오늘 최대의 난제를 풀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송전탑들을 지나서 억새 무성한 헬기장에 정상석이 서있는 쌍령산(x502.5m)으로 올라가지만 2005년에 삼거리에서 3.1km나 떨어진 쌍령산을 왕복한다고 시간에 쫓겨 벤치만 놓여있는 전위봉을 정상으로 착각하고 돌아갔던 일이 생각나 쓴 웃음이 나온다.
경수산으로 이어지는 등쪽 능선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431봉을 넘어 낡은 삼각점이 있고 쌍영산이라고도 불리는 377.5봉을 넘어 지루한 산길을 지나 의외로 가파른 산길을 한동안 타고 258으로 올라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쌍령지맥과 헤어져 남동쪽으로 꺾어 금병산으로 향한다.
곳곳에 군 참호들이 파여있는 흐릿한 잡목 능선 따라 작은 정상판이 붙어있는 금병산(x234.5m)을 넘고 거대한 송전탑들을 지나 두루뭉술한 둔덕에 삼각점(안성447/1987복구)이 놓여있는 219.0봉을 지나 만산회의 표지기들을 의아하게 보며 산짐승의 잠자리들이 곳곳에 널려있는 야산을 타고 70번 도로의 월향리 향림마을로 내려간다.
바로 옆 광활한 고삼저수지로 가 철새들만이 끼륵끼륵 소리 내어 날라다니는 쓸쓸한 겨울 풍경을 구경하고 돌아와 승강장에서 남은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추위를 떨치고 기다리다가 종점을 돌아나오는 버스를 타고 안성터미널로 가서 생각보다 일찍 서울로 돌아온다.
첫댓글 애덕고개를 한남때 봤는지 언제봤지?
그랬었겠지...김대건신부가 끌려갔다는 그 길이겠지. 갈림길에서 쌍령산 왕복이 6.26km인데 예전에는 다녀온다고 설쳤네...?
쌍령산 정상에서 타이틀 그럴 듯한 금병산이 멀어 아쉬움 남겼는데.. 뭐, 볼 게 없어 다행임다ㅋ
ㅎㅎ 이름만 그렇 듯 하지요. 금병산은 지맥 옆이라 작은 정상판이나마 붙어있는데 250미터 떨어져서 내려간 쌍용산은 잡목들 뿐이었네요.^^
용인에도 갈 산이 제법 있네요. 근디 전날 24에다가 또 20을?? 마징가Z시네요 ㅋㅋ
다 길이 좋잖아요...? 이번 주부터는 산에 가시나?
@킬문 녜 슬슬 다녀야죠. ㅎ
한남정맥 옆산들 다녀오셨네요....쌍령산은 옛날에 오지팀하고 갔었던 것 같고요....
요새는 이런 야산이 좋으니 큰일입니다...^^
용인시에 산악오토바이 단속에 대한 민원을 넣었더니 모든 등산로 입구에 출입금지 플래카드들을 붙혀놓고 지속적으로 계도하겠다는 답이 왔습니다.
전ㅡ킬문선생님에 산행을 무한존경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