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라고 해서 사회의 흐름에 비켜 서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군에 들어가는 젊은이들은 과거의 그 젊은이가 아니다. 그저 世代差세대차라는 상투적인 단어로 애매모호하게 넘어가기 힘들 정도로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新世代신세대라기보다 ‘新國民신국민’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그리고 가치관까지 기성세대와는 딴판이다. 거개가 형제와 부대끼면서 他人타인과 더불어 사는 社會化사회화의 체험이 없는 외아들들이다. 부모의 정성은 듬뿍 받았지만, 받은 사랑을 동생과 누이 형님과 나눈 적이 없다. 그런 젊은이들은 가치 設定설정에서 ‘자기’를 다른 어떤 것보다 앞에 놓는다.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데 그만큼 소극적이다. 동료들과의 갈등을 푸는 방법도 서툴 수밖에 없다.
이런 사병들을 하나로 묶어 강인한 군대로 만들어 내려면 기존의 훈련방식이나 軍紀군기잡기로는 한계가 있다. 이 ‘신국민’들로 군을 구성하려면 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도 군인정신의 기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훈련 방식과 리더십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런 면에서 사병들을 보살피고 상담역을 해줄 수 있는 부사관들 비율이 너무 낮다는 것은 큰 문제다. 미군의 한 포병대대는 총원 520여명에 부사관이 250여명이지만 한국 포병대대는 총원 350여명에 부사관은 4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문 인력으로서 군의 대들보 역할을 맡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사병들에게는 부모나 형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 부사관들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참극을 계기로 군은 물론이고 정부와 국민이 모두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서라도 ‘새로운 국민’들이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군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수립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