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족암 해안누리길 탐방기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2024년 1월 23일(화요일) 맑음
공룡의 발자취를 찾아 시간 여행을 떠난다!
남해안의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바닷가의 널찍한 암반과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뤄 자연경관의 수려함이 극치를 이루는 상족암 해안누리길은 1983년 11월 10일 상족암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상족암의 이름은 한자로 상 상(床)자에 발 족(足)자를 써 바위 절벽의 모습이 밥상 다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상족암 해식동굴(뒤는 사량도 지리산)
상족암은 파도의 침식으로 해안에 생긴 바위 낭떠러지이고 시루떡처럼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어 빼어난 경관을 뽐낸다. 암벽 깊숙이 굴이 뚫려 신기하고 굴 안은 파도에 깎여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식동굴 안
특히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상족암 바닷가 암반층엔 공룡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1999년 천연기념물 411호로 지정됐다. 또한 2,000여 개가 넘는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세계 3대 공룡 유적지로 인정받게 된다.
지금부터 1억 5천만 년 전 백악기에 호숫가 늪지대였던 이곳은 공룡들이 집단으로 서식하여 발자국이 남았다가 그 위로 퇴적층이 쌓이면서 암석으로 굳어졌고 그 후 지층이 솟아오르면서 퇴적층이 파도에 씻기자, 공룡 발자국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덕명 주차장서 트레킹이 시작된다(11:50). 바닷가로 내려서니(11:56) 파란 하늘과 파란색 물감을 칠한 것과 같은 밝고 선명한 바다가 환희심을 일으킨다. 데크 길로 언덕을 올라가 공룡박물관 후문으로 갈 수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12:02). 오른쪽 데크 계단으로 내려가 흔들의자가 반기는 상족암에 이른다(12:05). 오랜 세월 파도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상족암 해식 절벽은 자연의 오묘함을 온몸으로 말하는 천혜의 비경이다.
상족암
특히 두 개의 동굴로 이루어진 해식 동굴은 상족암의 백미라 가까이 보이는 사량도 지리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명소이다. 또한 벽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퇴적암 암석이 조각조각 떨어지면서 만들어 낸 층리 형태로 되어 있어 흥미롭다. 해식 동굴은 밀물일 때는 바닷물이 들어와 볼 수 없으니 물 때를 잘 맞추어 탐방해야 한다.
다시 해안 산책로 데크로 올라가 평화로운 바다와 벗 삼아 기분 좋게 진행한다. 곳곳에 공룡 발자국 안내판이 있어 읽어보고 바닷가로 내려가 공룡 발자국을 살펴본다. 이곳은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암반 위에 선명하게 찍힌 여러 종의 공룡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래 해변
광활한 바다로 눈을 옮기니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한 폭 그림 같고 해안 길 건너편 높은 바위가 펼쳐진 병풍바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병풍바위는 영롱한 자태를 자랑하며 주상절리의 절정을 보여준다.
데크 길로 돌아와 평지와 똑같은 길을 따라 걸어가니 몽돌해변이 나타난다(12:20). 간절한 소원을 담은 수많은 작은 돌탑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다음은 상족암 군립공원 대형조형물이 시설된 모래 해변이 반긴다(12:32). 모래 해변의 바다는 잔잔하고 바다를 둥글게 품고 있다. 주변 풍광을 둘러보자, 마음이 저절로 평안해진다.
평지 길로 조금 더 나아가자, 화성암 위에 시설한 철제다리가 반긴다. 널찍한 다리 위에 특이한 형상을 한, 별 포토 존을 비롯한 전망 장소서 너무 예쁜 겨울 바다를 질리도록 감상한다. 곧이어 데크 계단을 타고 병풍바위 전망대에 올라선다(12:45).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환상의 전망대서 남해도의 금산, 호구산, 원등산 등을 조망한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거센 겨울바람이 차갑지만 아름답게 펼쳐진 대자연의 풍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데크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이정표 푯말에 맥전포항 0.8Km라고 쓰여 있어 조금 더 진행하기로 한다. 잠시 평지 길로 산길을 걷자 길게 이어진 데크 계단이 나타난다. 발아래의 바다는 물결이 출렁이는 거친 바다로 바뀌고 정면으로 사량도 지리산의 전모가 드러난다. 이곳은 나지막한 산의 짙은 숲과 환상의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곳에 데크를 시설한 명품 코스이다.
발아래로 구름다리로 연결된 조그만 섬이 내려다보여 그곳까지 가보기로 한다. 데크 길로 내려서고, 올라선 마루에서 내리막길로 내려가니 군부대 경고 방송이 계속해서 나오고 군부대 담이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왼쪽 길을 따라 400m쯤 더 진행하면 맥전포항에 닿을 수 있다. 한데 우리가 목표한 곳은 부대의 초소라 출입이 통제돼 탐방할 수 없고 맥전포항은 볼거리가 없을 것으로 짐작되어 더 이상의 진행을 여기에서 멈춘다.
군립공원 조형물
이제 뒤돌아 진행한 길을 역으로 그대로 나아가 상족암 해안누리길 탐방을 기분 좋게 마친다. 덕명 주차장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이미 진행한 길이었지만 경관이 빼어난 곳이라 조금도 질리지 않고 아주 행복하게 걸어갈 수 있었다.
곳곳에 안내판이 서 있다.
상족암 해안누리길 탐방은 세 가지가 좋다. 첫째 길이 유연하고 바위 지대나 위험지역이 없어 초심자나 노약자에게 어울린다. 둘째 탐방 시간도 적게 들어 춥고 해가 짧은 겨울철 탐방지로 적당하다. 셋째 수려한 풍광이 처음부터 끝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고치고 뺄 것 하나 없는 완벽한 구도의 그림 속을 걷는 여행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