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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현각스님을 좋아하는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善正花
불국사 회주.주지 성 타 스님“욕심을 멈춘 곳에서 행복이 시작된다” |
지난 2월 뜻밖에 불국사 극락전 처마 밑에서 황금돼지가 발견돼 사람들의 들뜬 마음을 더 부풀게 했다. 300여년전 조선 영조 때 조성된 황금돼지가 하필 600년 만에 한번 찾아온다는 돼지 해가 시작되자 발견됐을까. 사람들의 기대와 열망은 이제 올해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확신으로 자라났다. 사람들은 아마 이제부터 불국사에서 희망을 기대할 것이다. 폭염을 뚫고 오랜만에 시원한 소나기가 서울을 적셨다. 더위 때문인지 경주는 한산했다. 보문단지도 고요 속에 파묻혔고 불국사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제외하면 상인들 수가 관광객 보다 많았다. 불국사 성타스님은 “부처님께서 설하셨던 고집멸도 사성제에 행복해지는 법이 다 있다”며 “번뇌를 정리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거기가 우리의 이상이요 행복”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27일 마침 해제 날이다. 1년 만에 들른 선원은 고요하고 조용했다. 한철 난 선객들도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어느 스님이 선물한 ‘마음 멈춘 곳에 행복이라’는 책을 읽고 스님을 친견하기로 마음 먹었었다. 성타스님이 서울 북한산 노적사 사보에 실었던 글과 경북일보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은 책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함께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경구가 가득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감동했다며 이런 저런 방법으로 연락해왔다고 한다. 출간 4개월여만에 벌써 4번이나 ‘찍었다’. 요즘 같은 불황에 ‘대박’이다. 스님을 따르는 신도들의 뒷받침과 ‘법보시’를 감안한다 해도 대단한 인기다. 내용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그 바쁜 경북도지사도 완독하고 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어느 퇴직 교수는 정독을 하고 느낀점을 편지로 보내왔다. 감명 깊게 읽었다는 내용과 함께 “앞으로도 좋은 글을 계속 볼 수있게 해달라”는 부탁이 담겨 있었다. 밤을 세워 읽었다며 전화한 어느 방송인도 있었다. 스님의 연재는 계속되고 있다. 인기도 식지 않았다. 영화 ‘디워’를 보고 느낀 감상평은 조회수가 20만을 넘었다고 한다. 책 제목 ‘마음 멈춘 곳’은 무엇을 뜻할까. 스님은 말했다. “행복은 마음 멈춘 곳에 있다. 멈춰야할 마음은 지나친 욕심을 말한다. 그 욕심은 탐진치 삼독심이 빚어낸 번뇌에서 비롯된 것이다. 번뇌가 인간의 내면을 어지럽혀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번뇌를 정리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거기가 우리의 이상이다.” 스님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고(苦) 집(執) 멸(滅) 도(道) 사성제(四聖諦)에 행복해지는 법이 다 설해져 있다. 그런데 행복해지고자 하면서 행동은 그 반대다. 행복을 원하면서도 정작 그것에 이르는 가장 바르고 훌륭한 방법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엉뚱한 것에 마음을 빼앗긴 채 행복인양 좇아간다. 무엇이 문제인가.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가르침과 실천법은 모두 나와 있다. 행동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원하면서도 반대로 행동 교만과 소유욕 버리고 조건 없는 자비 베풀길 행복은 교만을 버리고 소유욕에서 벗어나고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데서 찾을 수 있다. 아니 모든 행동 의식을 통해 행과 불행은 갈라진다. 스님은 그래서 “비교하지 말라”고 한다. “결국은 채워지지 않는, 채울 수 없는 것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 찰나마다 변하는 조건이 항상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마음,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물 속에서 필요와 불필요,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리석다’는 것은 불행하다는 뜻이다. 소유하겠다는 욕심도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다. “소유할 수 없기에 소유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마음을 버리라는 것이다. 정말 소유할 수 있다면 왜 부처님께서 버리라고 하셨겠나. 소유할 수 없음에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고통과 괴로움이 생긴다.” 진정한 행복은 조건 없는 ‘자비’에서 나온다. 사랑은 그 반대 증오를 내포한다. 하지만 자비는 반대어가 없다. 스님은 그래서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해 다시 덧붙인다. “사바세계의 중생이 진정 목말라 하는 것은 미움과 증오의 반대어로서의 일반적인 사랑이 아니라 어떤 반대어도 없는 그 자체로 온전한 자비라는 광명체다. 차고 넘치는 사랑이라는 말이 아니라 돌아서면 참혹한 미움으로 변하는 불안한 사랑이 아니라 한결 같아서 따로 마음을 낼 필요도 없는 자비라는 것이다.” 극락전의 황금돼지도 진정한 행복과 극락은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말해준다. 왜 선인들은 수많은 불국사 전각 중에서 극락전에 황금돼지를 조성했을 까. 극락전은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곳이다. 극락정토의 주불인 아미타부처님은 중생의 고난과 고통을 살피고 구제하는 부처님이다. 특히 중생제도의 서원을 담은 48가지 큰 서원을 세운 분이다. 성타스님은 극락전 황금돼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미타 부처님의 24대원에 ‘모든 것에 만족하기를 원합니다’하는 원이 있다. 만족한 삶은 의식주의 구족과 더불어 욕심의 끝을 알아 스스로 절제하라는 경계의 뜻도 내포하고 있다. 부의 끝은 스스로 만족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돼지는 재물과 의식의 풍족함을 상징하며 복을 가져다 주는 길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세상의 모든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하다는 극락정토의 복돼지는 부귀의 상징인 동시에 지혜로움으로 그 부귀를 잘 다스려야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부와 귀가 함께 하는 곳에 ‘착한 지혜의 근본’이 있다면 그곳이 극락정토일 것이다” 즉 만족하는 삶 절제 속에 진정한 행복과 극락이 있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극락전 앞에 세운 황금돼지 조형물을 사람들이 오가며 어루만지고 있었다. 복은 돼지가 주는 것이 아니지만 사람들은 기대만으로도 만족한 듯 얼굴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것으로 이미 돼지는 복을 주고 남음이 있는 듯 보였다. 불볕 더위로 걷기 조차 힘들던 불국사에도 오후 늦게부터 소나기가 흩뿌렸다. 소나기 뒤로 시원한 바람이 훓고 지나갔다. 경주=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성타스님은
52년 월산스님 은사로 출가 종단 포교행정 기틀 다지고 지역 환경운동에도 큰 기여 194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난 성타스님은 1952년 불국사에서 월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금오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1955년 동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봉은사에 주석하던 금오스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받았다. 1961년 통도사 강원을 졸업하고 법주사 승가대학 강사를 지냈다. 1974년 불국사 총무를 맡아 어려운 절 살림을 챙겼다. 1982년 조계종 교무부장을 맡아 종단 교육 사업에도 기여했다. 제6~11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1995년 조계종 포교원장을 맡아 종단 포교 행정의 기틀을 다졌다. 당시 파라미타 청소년협회와 전국교사불자연합회를 창립해 청소년 포교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1998년 불국사 주지를 역임한데 이어 지난해 다시 주지 소임을 맡았다. 스님은 지역 시민 환경 운동을 이끄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계종 초대 환경위원장, 대자연환경보존회 이사장, ‘청정국토가꾸기 운동’ 공동대표를 역임하며 종단과 지역 환경운동을 선도해왔다. 경주 경실련을 창립하며 대표 소임을 11년 째 맡고 있다. 경실련 대표로 논란이 많았던 방폐장 유치를 잡음없이 해결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 기여를 인정받아 경주시의 각종 현안을 책임지는 막중한 대임을 여럿 맡았다. 저서로는 <금오집> <자연과 나> <마음 멈춘 곳에 행복이라>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백암사상> <경허의 선사상> <경허선사와 한말의 불교> <한국불교와 사회적 성격>을 펴내는 등 학자적 소양도 갖추었다.
[불교신문 2358호/ 9월7일자] 2007-09-05 오전 10:28:36 / 송고 |
첫댓글 고맙습니다..마음 멈춘 곳에 행복이라....찾아서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