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히텐슈타인 등의 김정일 계좌 파악! -리히텐슈타인의 LGT, 스위스의 UBS 은행이 미국에 고객 정보 제공 시작. 미국 CIA와 국정원, 김정일 해외 비자금 합동 조사하기도. 鄭夢憲(정몽헌)이 보낸 2500만 달러도 UBS 계좌에 입금. 김정일의 急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 일치된 견해가 하나 있다. ‘김정일이 해외에 숨겨놓은 비자금을 凍結(동결)하면 致命傷(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는 점이다. 북한엔 달러로 돌아가는 ‘궁정경제’와 원화로 돌아가는 ‘인민경제’가 있다.
북한의 금융기관(동북아 은행)과 보험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탈북자 金光進(김광진)씨의 추산에 따르면 궁정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규모는 약 45억 달러이다. 북한내 보유 20억, 해외 비자금 20억, 암시장 유통 5억 달러라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정보기관은 1990년대 말부터 김정일의 해외 비자금을 약 40억 달러로 추산해왔다. 이 돈은 정권 유지 자금이다. 핵 및 미사일 개발, 북한의 핵심층 관리, 그리고 對南(대남)공작 등에 쓰인다. 특히 수만 명에 이르는 핵심층에 대한 김정일의 ‘膳物(선물)정치’는 이들을 김정일과 공동운명체로 묶어놓는다.
金씨는, 김정일로부터 벤츠, 양주, 외제 내복류, 현금, 家電(가전)제품 등을 선물로 받는 핵심 인물들을 이렇게 분류하였다. <비서국의 간부 이상, 내각의 副相(부상) 이상, 중앙당 지도원 이상, 군의 연대장 및 연대정치위원 이상, 郡(군)과 道(도)의 선전-조직비서 등 수만 명이다. 이들은 특별공급소로부터 外製(외제)물건을 배급받는다. 이들은 ‘이 체제에선 이렇게 살 수밖에 없다. 나나 가족을 위하여 현실에 순응하자’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정일도 노골적으로 ‘차우셰스쿠를 보라. 세상이 바뀌면 그들이 가장 먼저 총부리를 겨누는 대상은 당신들이 될 것이다.
그러니 혁명의 칼날을 예리하게 세워라’고 한다> 최악의 頂上회담 2005년 가을부터 미국 정부는 마카오에 있는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BDA)를 표적으로 삼아 對北(대북)금융제재를 시작하였다. 북한정권이 돈 세탁, 위조달러 유통, 무기 판매 등에 애용하였던 이 작은 은행에서 묶인 북한 돈은 수천 만 달러에 불과하였으나 국제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 對北(대북)거래를 끊었다. 당시 盧武鉉(노무현) 정부는 미국측에 ‘왜 對北 금융제재를 할 때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미국 수사정보기관은 한국에 금융제재 계획을 통보해 주면, 이 정보가 북한 측에 넘어가 계좌가 폐쇄되기 전에 돈을 찾아가 버릴 가능성을 염려했다고 한다. 月刊朝鮮(월간조선) 2006년 1월호 기사에서 필자는 이렇게 썼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2005년 11월 경주에서 열린 韓·美 頂上회담 때 마카오 은행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건은 당초 議題(의제)로 잡히지 않았었다고 한다. 외교부와 청와대 실무자들도 부시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답이 뻔할 뿐 아니라 두 나라 관계를 오히려 서먹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해 의제에서 빼버렸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 무렵 金正日 비자금 조사와 거래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단순한 금융사건이 아니라 對北 압박 전략의 일환이며 부시 대통령의 특명으로 이뤄진 사안이란 점을 잘 알지 못하였던 것 같다. 頂上회담에서 盧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의 조치가 북경에서 열리는 6者회담에 장애가 된다면서 선처를 요청했다고 전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것은 범죄행위에 관한 것이므로 6者회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잘랐다는 것이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부시 대통령은 盧대통령을 향해 “만약 북한이 한국의 지폐를 위조해서 유통시킨다면, 한국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정색을 하고 물었다고 한다. 화가 난 표정이었다고 전한다.
盧대통령은 頂上회담 후 鄭東泳(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불러 자신의 노력을 설명하고 북한 측에 통보해 주도록 지시했다는 미확인 첩보도 나돌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의 대통령이 反국가단체의 국제범죄에 대해서 동맹국의 대통령을 설득하는 변호사역을 자임한 꼴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줄이 막히는 데 당황한 김정일이 親北(친북) 정권에 부탁하여 미국을 움직여보려 했다는 뜻이다. 당시 주한미국 대사 알렉산더 버시바우씨는 이 기사와 같은 맥락의 秘話(비화)를 공개한 적이 있다. 퇴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12월5일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이런 요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2005년 11월 경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 부시 대통령을 상대로 한 시간 넘게 논쟁을 벌였다. 노 전 대통령은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의 북한계좌에 대한 미국의 동결조치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여 부시 대통령과 심한 논쟁을 벌였는데, 역대 한미 정상회담 중 최악이었다> 김정일 비자금 凍結은 역사를 바꿀 것 김정일은 2006년 초 중국을 방문, 胡錦濤(호금도)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제재가 계속되면 북한은 무너질 것이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2006년 10월9일의 북한 핵실험은 금융제재의 포위망에서 벗어나려고 김정일이 던진 승부수였다. 유엔 안보리는 그 직후 對北(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를 통과시켰다. 對北(대북)금융제재를 더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모든 회원국들은 각국의 법절차에 따라 북한의 핵, 대량살상무기, 탄도 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自國(자국)내 자금과 기타 금융자산, 경제적 자원들을 결의안 채택일로부터 즉각 동결하며, 북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개인이나 단체들도 自國(자국)내의 자금이나 금융자산, 경제적 지원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한다.> 그 뒤 부시 정부는 정책의 혼선을 일으킨다.
북한정권이 6자회담에 복귀, 2007년 2월13일 핵 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하자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자금을 해제, 김정일을 코너로 몰았던 對北(대북)금융제재를 느슨하게 만들고 말았다. 李明博(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군이 금강산에서 남한 관광객을 사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좌파정권 시절 연간 10억 달러씩 북한으로 들어가던 金品(금품)이 중단되었다. 김정일은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에 기대를 걸었으나 부시 말기 때보다 더 엄정한 對北(대북)정책을 쓰고 韓美(한미)공조도 복원되었다. 포위망이 풀리지 않는데 갑갑해진 북한정권은 작년 5월 두 번째 핵실험, 올해 3월26일엔 천안함 爆沈(폭침)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였다. 김정일은 이런 강경도발을 하면서도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른바 頂上(정상)회담을 제의, 막후 접촉을 깊숙이 하여 한국 측을 혼란에 빠뜨렸다.
영국 런던의 데일리 텔레그라프紙는 지난 봄, 한국 정보기관 직원의 말을 인용, 김정일이 스위스 은행에 약 40억 달러의 비자금을 숨겨놓았다가 정부당국에서 감시를 강화하자 룩셈부르크의 은행으로 옮겼다고 보도하였다. 일본의 북한人權(인권)운동가 rps 가토씨는 룩셈부르크 은행이 불법자금을 은닉하는 데 이용당하고 있다면서 만약 국제사회가 40억 달러를 동결한다면 역사를 바꿀 것이라고 논평했다.
룩셈부르크 정부 대변인은 "북한정권과 관련된 돈은 조사를 하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돈 위엔 아무 것도 쓰여져 있지 않아 그런 돈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고 했다. 리히텐슈타인을 주목하라!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 워싱턴의 對北(대북)정책 전문가 그룹 사이에서는 “금명간 오바마 정부가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지에 묻어놓은 김정일의 비자금 계좌를 구체적으로 확인, 이를 동결 조치할 것이다”는 展望(전망)이 나온다. 필자는 이 정보를 추적하던 중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놀라운 사건이 幕後(막후)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십 억 달러로 추정되는 김정일의 비자금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비엔나, 리히텐슈타인 은행에 숨겨져 있을 것이란 일반론은 별로 쓸모가 없다. 룩셈부르크 정부 대변인이 이야기했던 대로 김정일의 비자금 계좌는 假名(가명)으로 위장되어 있을 것이므로 어느 계좌가 김정일의 것이라고 特定(특정)하지 않는 한 凍結(동결)할 수가 없다. 김정일의 리히텐슈타인 은행 비밀계좌를 동결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미국이 계좌 정보를 입수하였다는 뜻이다. 이런 내부 정보는 비자금을 관리하는 은행 안에서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스위스,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은 세계의 검은 돈을 유치, 안전하게 관리해주고 돈을 버는 나라들이다. ‘탈세자들의 피난처’란 별명을 지닌 이들 나라는 顧客(고객) 정보의 외부 공개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국내법을 갖고 있다. 그런데 리히텐슈타인 公國이 운영하는 국립 LGT 은행에서 결정적인 내부 폭로가 있었던 것이다. 폭로의 주인공은 하인리히 키버(Heinrich Kieber). 지금 세계의 탈세자들을 떨게 하고 있는 키버는 여러 정부의 보호 아래서 다른 이름을 쓰면서 숨어 살고 있다. 그의 肉聲(육성)증언은 한 번 있었다.
2008년 7월 美 상원의 조사 담당 상설 소위원회는 리히텐슈타인의 LGT 은행과 스위스의 UBS 은행이 미국인의 자금을 불법 은닉, 탈세를 도운 혐의로 조사를 하던 중 비밀장소에서 키버를 인터뷰하고 그 대화록을 공개하였다. LGT 은행이 세계의 독재자나 부자들의 불법 자금을 유치,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생한 체험적 증언은 언론으로부터 ‘스파이 소설’을 방불케 하였다는 평을 들었다. 그의 증언록을 읽던 중 김정일을 지목하는 듯한 대목을 발견하였다. (全文은 월간조선 8월호에)
조갑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