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생일날 축하연이 막 시작되려는 순간, 양로원의 창문을 뛰어내려 인생의 마지막 모험을 감행한 영감님의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왜 유쾌하게 가슴에 와 닿는지 처음에는 이상하고 놀랍기만 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주인공 알란 칼손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를 여의고,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으며, 정신병자로 몰려 병원에서 거세당하고,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 100세를 맞은 사람이다. 이렇게 불운하고 어두운 인생도 없으련만 이 사람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중요한 순간마다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살아남는데, 정작 본인은 전혀 상황을 고민하지 않는 철저한 낙관주의자로 어처구니없는 그의 행보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알고 보면 인생은 별거 아니지만, 어떤 처지에서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는 이 소설이 내게 기분 좋은 충격을 준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나'가 아닌 '우리'라는 울타리 속의 존재로 키워진다. 삶에 무슨 공식이나 있는 것처럼 늘 앞서간 이들이 세워 놓은 체계를 답습하며 그것이 진리인 양 여기면서 그 안에서 길들어져 가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 믿고 있다. 지독히 늙은 100세의 노인이 창문을 뛰어넘는 순간 내 가슴이 요동친 것은 감히 꿈꾸지 못했던 울타리 밖의 자유 세계로 탈출하여 이제라도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해방감 때문이었으리라. 내가 나로 살아가지 못한다면, 그것은 살아도 죽어있는 사람이며,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산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분명한 자각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48세의 늦은 나이에 이 소설을 들고 문단에 발을 디민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이 바로 주인공 알란 칼손인지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행복이며, 세상의 굴레에 맞춰 본능을 감금시키지 말고 주어진 삶을 제 뜻대로 유유자적 즐기며 가볍게 살라고 작가는 말하는 것 같다. 나도 무릎만 성하다면 100세의 나이에 양로원 창문을 뛰어넘어 길 위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아도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조금은 뻔뻔스럽게 사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저 못말리는 영감님 알란 칼손처럼 한 번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보고 싶다.
그리스인 조르바? 이 소설 나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복해서. 작가 니콜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라고 쓰여 있다지요. 이렇게 선언할 수 있는 완전 자유인이 되고 싶어 한 때 가슴을 태웠는데..
소중한 시간이 오면 따지지말고 누릴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란 보장이 없느니까....몇년전 스페인을 여행하고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서울 딸에게 갔더니 이 영화를 틀어 주었어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코믹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첫댓글 오~ 그런 내용이군요. 문득 누군가의 무슨 소설이 떠오르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요즘은 늘 이렇습니다.
저도 이 책 사서 봤어요. 베스트 셀러였지요.
요나스의 새 소설'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도 참 재미있어요.
이제 생각났어요. 영화화된 소설인데..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
이 소설 나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복해서. 작가 니콜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라고 쓰여 있다지요.
이렇게 선언할 수 있는 완전 자유인이 되고 싶어 한 때 가슴을 태웠는데..
옙. 미투.
소중한 시간이 오면 따지지말고 누릴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란 보장이 없느니까....몇년전 스페인을 여행하고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곧장 가지 않고 서울 딸에게 갔더니 이 영화를 틀어 주었어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코믹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