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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년도 안 됐는데 이번엔 청주시 오평읍 궁평2지하도 침수로 인해 14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정말 언제까지 우리는 참사 현장을 지켜보면서 분노하고 안타까워해야 할까. 이태원이나 궁평지하도나 여러 명의 신고자가 위험을 알리는 사전 신고를 경찰과 소방당국에 했음에도 경찰과 관계 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막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작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내리는 비는 인간이 막을 수 없지만, 2차 피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태원과 궁평지하도 모두 다 마찬가지다. 사전에 신고를 받고 위험을 인지한 똑바른 공직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태원의 경우 대중을 분산시켜 사전에 위함요소를 제거할 수 있었고, 궁평2지하도의 경우 차량 통행을 할 수 없도록 했으면 참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한 해병대의 작전도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20세의 젊은 해병대원이 희생되고 말았다. 집중호우로 인해 물살이 거친 강속을 수색하면서 구명조끼도 입지 않았다니 군 당국의 안전불감증도 도를 넘었다. 해병대사령부도 지난 20일 뒤늦게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맞았다"면서 실수를 인정했지만 사후 약방문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첨단 과학시대라 할지라도 현장에 사람이 없으면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자연재해를 막으려면 현장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더 큰 피해를 줄이면서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은 당장 위험한 시설물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는 지자체의 강력한 안전조치가 필수다.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사건ㆍ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때뿐이다. 항상 참사 당시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별별 대안을 내놓지만 실천은 흐지부지돼 인재로 인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올해 사건과 사고는 모두 비정상적 요인으로 인해 갑자기 발생했다. 그 중심에는 안전불감증이 자리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안전불감증을 치유하지 않으면 향후에도 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험한 시설물을 관리하는 지자체는 시설물 구조상 발생할 위험이 중대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시설물을 사용 제한하고 나아가 사용금지 등의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면 주민들이 작은 불편은 감수해야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여름철이 되면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태풍도 잦아진다. 정부와 관계 기관은 최선을 다해 인재로 인한 참사를 막을 수 있도록 사전예방 조치를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탁상공론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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