黔驢之技(검려지기)
검(黔)은 중국 귀주성의 옛 이름이다.
귀주성의 당나귀의 기량이라는 말로, 풍채는 근사하나 실상은 허풍선이라는 말이다.
당나라 문인 유종원의 삼계(三戒)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래된 숙어이다.
옛날 중국 검주(黔州)에는 당나귀가 없었다.
호사가 한 사람이 당나귀 한 마리를 배로 실어 갔다가 별로 이용할 데가 없자
그대로 산 아래 풀어 놓아 주었다. 어느 날 산에서 내려온 호랑이가 이 당나귀를 보고는
자기보다 큰 데에 놀라 숲속에 몸을 숨기고 가만히 동정을 살폈다.
그때 당나귀가 갑자기 소리 높이 울자 호랑이는 겁이 나서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얼마 후 호랑이는 다시 와서 그 당나귀 주변을 서성대면서 당나귀의 기량을 알기 위해 일부러 지분거려 보았다.
그러자 당나귀는 화가 나서 호랑이에게 뒷발질을 하였다. 뒷발질에 얻어 맞았으나
별로 아프지도 않다. 호랑이는 처음 본 그 짐승이 다른 재주가 없음을 알고,
당나귀에게 덤벼들어 순식간에 잡아먹어 버렸다.
유종원의 글에서 나온 이 고사는 이후 유명해져서 알만한 이는 다 알게 되었다.
서세동점의 시기에 중국의 청나라가 바로 그런 꼴이 되었다.
청일전쟁에서 일본에게 깨지고, 아편전쟁에서 영국에게 깨지고
마침내 덩치 큰 청나라가 별볼일 없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검려지기'의 경우라고나할까.
그 숙어에 해당하는 말로, 당시 서구인들은
청나라를 향해 '종이 호랑이'라고 하였다.
김삿갓 과 관련된 이야기 중에
鄭씨 사람들이 근사하게 제실을 지어놓고 이름을 짓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가 김삿갓에 청했던 바
김삿갓은 貴樂堂이라고 지어주자 좋아했다고 한다.
뒤에 그 말이 거꾸로읽으면 당락귀, 즉 당나귀가 되므로
'당나귀 鄭'자 정씨 자신들을 놀리는 말인 줄
알았다던가.
그런데 귀락당이라고 제실 이름을 지어줄 때 김삿갓은
貴州省의 당나귀를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한자 한문은 여러 가지 뜻으로 풀이 될 수 있는 속성의글이기도 하니까.
바이 내 말이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으리라.
첫댓글 黔驢之技.....재미있네요....배우고 갑니다.
즐겁게 공부 합니다 고맙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