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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1._직접 해봐야 몸이 기억합니다..hwp
18.07.11. 직접 해봐야 몸이 기억합니다.
오늘은 정수현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함께 백산면, 만경읍을 다녀온 날입니다. 선생님께서 일정이 바쁘셔서 혹여나 같이 다녀오지 못할 경우를 생각해서 잠들기 전 동료들과 함께 대본을 만들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하시는 모든 말씀에 대답할 수 있도록 대본도 생각해보기도 하고 대답을 안 하실 때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생각해봤습니다. 노트에 적어보았습니다.
관장님께서는 관심을 가져주시며 대본 쓴 것을 한번 봐주셨습니다. 그러시면서 “프리시드 프로시드 모형 한번 봐봐.”라고 말씀하시며 대본 작성할 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셨습니다. 알려주신 정보를 토대로 공부하여 대본 작성 작업에 응용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회사업에 힘이 되는 정보를 알려주신 관장님께 감사했습니다.
원부마을 어르신들이 계신 경로당에 갔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원부마을에서 진행될 노래잔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무래도 원부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없어 조용하다는 말씀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마을을 시끄럽게 만들기 위해 노래 잔치하면 좋겠다고 하셨던 이야기도 말씀하셨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사람도 없고, 노래 부를 사람도 없기 때문에 할 사람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특히나 여름에는 더워서 밥도 잘 안 해먹으니께 더욱 사람이 잘 안 모여~”
“저녁쯤에는 선선해서 괜찮을 거 같은데요. 어떠세요?”
어르신들께서는 안 되시는 이유와 사람이 없다고 하셨는데 정수현 선생님께서는 굴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셨습니다. 사회사업이란 끝까지 당사자와 의논하는 것, 그 과정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부마을에서 나오시며 선생님께서는 느낀 점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의욕도 많으신 게 아니시고 의지가 없으신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은 사회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으시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경험하시고 나시면 또 하고 싶으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마치 박복남 어르신께서 여행 언제 가느냐 계속 말씀해주시는 것처럼.” 어르신들께서 하실 수 있으신 만큼이라도 스스로 하실 수 있도록 거들어 드리는 것이 사회사업가의 역할임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어서 대촌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식사하실 시간이라 폐가 안 되도록 차안에서 식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마침 경로당에 가고 계신 어르신 한 분을 발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황급히 나가셔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로당에 가신 줄 알았던 어르신께서는 다시 돌아오시며 같이 밥 먹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경로당 안으로 들어서서 자초지종 들어보니, 김제사회복지관에서 요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회장님께서 들으시고 같이 와서 밥 먹자고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 어르신께서 지나가시는데 또 인사를 안 할 수가 있나요.”하셨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하면서 어르신들께 한 번 얼굴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 계시는 어르신들께서 회장님께서 챙겨주셔서 밥 먹은 것이라고 하시며 세워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주변에 잔치가 흥이 날 수 있도록 할 만한 것들을 둘러보시며 TV 옆에 있는 노래방 기계에 대해 여쭤보셨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우린 할 줄도 몰라~ 노래 교실 하려면 우리가 신청을 해야혀~”라고 하셨습니다. 노래방 기계를 어르신들께서 부르시며 흥이 넘치는 잔치가 되는 것을 잠깐 상상했었습니다.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더 정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 젊은 사람들은 경로당 자주 오나요?”
“아이, 젊은 사람들이 없어~”
“저번에 보니깐 40대 정도로 보이시는 젊은 분들이 돌아다니시는 것 같던데, 여기 계시기는 하시는 거죠?”
“응~ 있긴 있는데, 일하느라 바뻐서 못 오지~”
선생님께서는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있는지에 대해 어르신들께 여쭈어보며 확인하셨습니다. 사소한 정보라도 지역주민들께 여쭙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과 회장님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팥칼국수를 만드는데 밀가루랑 설탕을 사오라고 했다고요~ 얼만큼 가져오면 될까요?”
“밀가루 2포대, 설탕 1포대 사와~”
“밀가루 중에서도 강력분, 중력분이 있는데...”
“밀가루 암거나 사와도 상관없어~”
“얼만큼 사오면 될까요?”
“3kg짜리 2포대만 사와~~”
옆에 계시던 김영자 어머니께서는 “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 설탕은 내가 준비할게.”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학생들이 뭐라도 준비하려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듯해 기뻤습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분을 만나 뵙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무래도 잔치하는데 수박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면서 수박을 사오겠다고 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수박은 2통사와~”라고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팥칼국수를 먹으면 소화가 안되니깐 음료수도 사오라고 하셨습니다. “콜라하나, 사이다하나 사가면 될까요?”라고 여쭤보시는 선생님의 물음에 어르신들은 “콜라는 별로 안 좋아하니깐 사이다만 2개 사와~”라고 분명하게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의견이 분명하고 명확하신 어르신들과 함께 사회사업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진행이 앞으로 잘 나가는 듯 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당일에는 수박 같은 경우에는 당일에 사오면 뜨뜻해서 맛이 없으니 전에 미리 사오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음식 하나를 사올 때에도 환경과 상황을 고려하여서 미리 준비하시는 것을 보고 삶의 지혜를 많이 배우고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저번에 보니깐 7-8명 왔었는데 오늘 와서 팥칼국수 잔치한다는 얘기 못 들었잖여~ 그 오늘 못 온 친구들한테 잔치 놀러와도 된다고 혀~”라며 축제가 풍성해질 수 있도록 주변 친구들을 초대해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바로 놓치지 않으시고 “면 계장님도 오라고 하실까요?” 말씀하셨습니다.
어르신들께 오늘 밥도 주시고 커피도 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정수현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기를 어르신들께서 역할들이 평소에 잘 잡고 계시기 때문에 역할을 나눌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또 나중에 김영자 어머니 연락처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분을 파악했다면 그 분의 연락처를 받아 미리 연락드리고 찾아 뵙는 것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면 계장님 초대를 해서 인사말이라도 부탁드리는 것이 낫겠고, 다른 실습생들도 초대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덧붙여서 나와 신민 실습생은 밀가루를 치대는 것 정도는 도와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재료들이 밀가루도 있고 수박도 있기 때문에 차로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잔치에 필요하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이 계신 마을은 조용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에 대촌마을은 분위기가 좋습니다. 어르신들께 사진도 찍어서 인화해드리는 것이 좋겠어요. 포토프린터기는 복지관에 있으니깐 그걸로 인화하는 게 좋겠습니다. 어르신들이 사진을 인화해서 드리는 것을 좋아하셔요.” 어르신들께서 사진을 받고 좋아하실 모습을 빨리 뵙고 싶습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내가 너무 욕심을 덜 부린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촌마을에 다녀와서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긴 하였지만, 복지관에서 지원하는 것들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자조성을 가지도록 하는 방향과 달라져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처음 단추를 꿸 때 잘 설명해드리고 의미전달을 잘했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커졌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어르신들께서 최대한 흥이 나고 재미있게 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사자의 주체성, 자조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처음에 설명을 드릴 때 잘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사자가 주인이 되도록 하는 일을 내가 해야 하는데, 그 일이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만경을 출발하며 위와 같이 아쉬웠던 점들을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생각한대로 사업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서 아쉬워요.”
“다시 그 순간에 돌아간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요? 그래도 그 순간에 무엇을 선택하였든지 그것이 최선을 다했던 대답이었을 겁니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박복남 어르신 댁에 가서 박찬종 어르신을 처음 뵈었습니다. 두 분 다 거동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여행을 생각할 때 화장실, 거동이 최대한 편하실 수 있는 장소로 고려해야 합니다. 권순면 어르신께서는 날짜이야기가 오고 갈 때, “내가 가니깐 24일에는 화창할거야!”라고 호언장담하십니다. 모두가 권순면 어르신 이야기를 듣고 크게 웃었습니다.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나오면서 선생님께서는 몽산교회를 부지런히 다녀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목사님을 찾아뵈면서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구할 수 있도록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 중 가스나 버너는 기초연금으로 하셔야하기 때문에 부담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택시로 이동하기에도 왕복 10만원 정도 들기 때문에 부담되실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같이 가실만한 분들을 여쭙고 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박찬종 어르신, 박복남 어르신, 권순면 어르신께서는 마을에 빈집이 많기 때문에 세분이서 서로를 의지하시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교회에 갈 때에는 목적을 가지고 가야하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의도를 잘 말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복남 어르신께서는 따님이 있으신데 제가 연락드리는 것이 나을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자식들도 어르신께서 여행 떠나신다고 하시니, 뭐라도 챙겨주고 싶으신 마음이 있으실 건데 상황과 형편이 어려워 못 도와드리는 것이 아쉬우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전화는 다음과 같이 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1. 따님께 전화해서 김제사회복지관에서 한 달 동안 활동하게 된 양한희라고 밝히기.
2. 작년에 어르신과 같이 가셨었는데 참 좋아하셨다고 말씀드리기.
3. 어르신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함께 가서 거들어 드릴 건데 어르신 잘 다녀오시라고 격려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기.
4. 기왕이면 놀러 가실 때 과일이라도 주실 수 있으실지 여쭈어보기.
5. 평소에도 세분이서 의지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서로 더 의지하면서 마을에서 잘 지내실 수 있으시도록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기.
위와 같은 부분은 실제로 말할때는 횡설수설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본을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기록에 대한 중요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앞으로 올 후배들은 당사자의 과거나 과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당사자와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 계획과는 달리, 시간이 너무 지체가 되어서 생건마을은 내일 아침에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이성민 실습생은 아쉬운 마음에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고민을 하시다가 말씀을 하셨습니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슈퍼비전을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지 고민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직접 부딪혀서 깨지고 넘어지고 알아가면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이성민 실습생에게 잘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이성민 실습생과 김미리 실습생이 생건마을에 내린 후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아이가 물을 마시면 처음에는 물을 쏟기도 해요. 그 과정을 겪지 않는다면 물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온전히 익히지 못할 것이겠지요. 그것은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과정이에요. 선생님은 우리 실습생들이 잘할 거라 믿고 있어요. 몸이 기억할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을 응원할게요.”
몸이 기억할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을 합니다. 사회사업에 대해서 비록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그 속에서 부딪히는 것들을 몸이 익히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