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밀 | |
‘인터넷에 온갖 흑색(黑色) 선전이 떠돌고 있어.’
근거없는 사실을 꾸며내어 상대방을 해치거나 어지럽히려는 술책을 흑색(黑色) 선전이라 합니다.
남을 어떻게 해보려는 깨끗지 못한 마음을 지니면 ‘흑심(黑心)을 품었다’고 말합니다.
흑심(黑心)은 음흉하고 바르지 못한 생각입니다.
단순히 ‘검은색’에 불과한 흑색(黑色)이 어째서 이런 뜻을 갖게 되었을까요.
어두컴컴한 검은색은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가져다 줍니다.
그래서 검을 흑(黑)은 사람들에게 음험하고 나쁜색이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준 것입니다.
까마귀는 검다는 이유로 구박을 받습니다.
비도덕적 행위나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거리는 암흑가(暗黑街)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음흉한 내막은 흑막(黑幕)이라고 합니다.
흑막(黑幕)이란 ‘검은 커튼’이라는 뜻입니다.
커튼은 빛을 가리어 방안을 어둡게 하거나 연극에서 무대 중간에 소품이나 배경을 바꿀 때 사용합니다.
‘검은 커튼’을 치게 되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겉으로 알아낼 수 없는 꿍꿍이속이 있어 보이면 ‘무슨 흑막(黑幕)이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검은색이 꼭 부정적 뜻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수입이 지출보다 많아 이익을 내면 흑자(黑字)라고 말합니다.
풀이하면 ‘검은 글자’입니다.
회계 장부를 기록할 때 지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검은색 펜을 쓴 데서 나온 말입니다.
반대로 지출이 더 많아 손해가 생기면 붉은색 펜을 사용합니다.
이를 붉을 적(赤)자를 써서 적자(赤字)라 합니다.
아주 깜깜한 밤은 ‘칠흑(漆黑)같다’고 합니다. 칠(漆)은 옷칠을 한다는 뜻입니다.
옷칠을 하면 처음에는 옅지만 계속 덧칠하면 광택나는 검은빛이 됩니다.
곧 칠흑은 ‘옷칠을 한 것처럼 캄캄하다’는 뜻입니다.
현(玄)도 ‘검다’는 뜻입니다.
흰쌀인 백미(白米)와 달리 왕겨만 벗겨내어 거무스름한 쌀이 현미(玄米)입니다.
현(玄)은 정확하게는 검붉은색입니다.
박수밀 한양대 국문과 연구교수·‘살아있는 한자교과서’ 저자 davidmil@hanmail.net
내용출처 조선일보 [한자야 나오너라]
첫댓글 여기에서 나온 책을 구입하여 보니 정말 좋은 책이더군요. 님들도 한번 보세요...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감사합니다..꼭 사서 공부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