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13/02/01 "강정마을은 오키나와를 떠올리게 한다" - 일본 주교회의 사회사목위원회 주교와 사제, 강정마을 거리미사 참석

[성기화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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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은 오키나와를 떠올리게 한다" - 일본 주교회의 사회사목위원회 주교와 사제, 강정마을 거리미사 참석 한수진 기자 | sj1110@catholicnews.co.kr

승인 2013.02.01 17:35:57

“제주 강정마을은 일본의 오키나와를 떠올리게 한다.”

일본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사목위원회 소속 주교 7명과 사제 3명이 2월 1일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강우일 주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 제주교구장)의 초청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이들은 제주도를 떠나기 전 마지막 날 일정으로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열리는 거리 미사에 참석했다. 강우일 주교는 미사에 참석한 일본 주교와 사제들의 소속 교구와 이름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국경을 넘은 연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일본과 한국의 주교와 사제들이 공동으로 집전한 이날 거리 미사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30여 명의 신자와 마을 주민, 평화 활동가들이 참석해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향하며 마음을 모았다. 특히 강우일 주교는 강론에서 “지난 6년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과 평화를 향한 우리의 갈망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마을 주민과 평화 활동가들의 용기를 붇돋아 주었다.

▲ 2월 1일 일본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사목위원회 주교와 신부 10명이 제주 강정마을 거리미사에 참석했다. ⓒ한수진 기자

일본 주교와 사제들 국경을 넘은 연대 전해
강우일 주교 “만물 창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화”

강 주교는 강론에서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강정마을에 연대를 보내는 이유는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이지스함의 미사일보다 항공모함의 전투기보다 훨씬 더 좋고 더 길이 남는 재산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를 위한 우리들의 발걸음은, 주님을 신뢰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반드시 이 땅을 뒤흔들고 집채보다 더 큰 쓰나미를 일으켜서 인간이 만들어내는 그 어떤 불의한 작품도 낙엽처럼 휩쓸어버릴 그런 힘을 발휘할 것 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믿음의 근거로 강 주교는 “하느님께서 만물을 태초에 창조하실 때부터 그 창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에게 주시고자 했던 평화”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강우일 주교는 전날 국무총리실이 제주 민군복합항 15만톤 크루즈선의 안전한 입출입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한 제주해군기지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정부가 저지른) 편법의 연속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고, 이번 시뮬레이션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1월 31일 국무총리실은 이전에 실행한 두 차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던 크루즈선의 입출항 안전성에 대한 3차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하고 차질 없이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와 시민단체들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모든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 제주 강정마을 거리 미사에서 성가를 부르는 수도자와 사제 ⓒ한수진 기자

한편, 해군은 지난 해 연말 여야가 2013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산 2,010억 원을 전액 통과시키는 대신 내걸었던 네 가지 부대조건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톤 크루즈선박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민군 항만 공동사용 관련 협정서 체결)을 70일 이내에 이행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할 것을 권고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미츠아키 타카미 주교 “평화는 군대나 무기와 함께할 수 없어”

미사를 마친 후에 일본 주교와 사제들은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를 둘러보고 강정마을에서 사목활동을 하는 한국 사제와 수도자들, 평화 활동가들과 소규모 간담회를 가졌다. 강정마을의 상황을 전해 듣던 일본 주교들은 몇 해 전에 방문했던 오키나와 미군기지 주변 지역이 떠오른다고 전하며 강정 마을 주민과 평화 활동가들을 응원했다. 또 이들은 문정현 신부에게 마을 주민들에게 대신 전해달라며 후원금을 전달했다.

일본 나가사키 교구장이자 일본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사목위원장을 맡고 있는 미츠아키 타카미 주교는 “때로 국가는 불의한 정책을 펼쳐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빼앗기도 한다. 일본에도 안보를 이유로 건설된 공항 때문에 오랜 역사를 빼앗기거나 군사기지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평화는 절대로 무기나 군대, 폭력과 함께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문정현(왼쪽) 신부와 이야기를 나누는 일본 오사카 교구의 마츠우라 고로 주교 ⓒ한수진 기자

▲ 강정마을 거리미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묵주기도를 바치는 김성환 (왼쪽) ·문정현 신부 ⓒ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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