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소개
청소년에게 들려주는 평화와 환경을 위한 ‘탈핵’ 이야기
우리나라는 현재 23개의 핵발전소를 운행하고 있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핵발전소가 많은 나라이다. 그런데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핵 에너지를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주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홍보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상황 속에서 후쿠시마 핵 사고 3주기를 맞아 청소년들에게 핵과 방사능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책에서 저자들은 핵발전소와 방사능의 위험을 환경, 윤리, 역사, 건강의 관점에서 알기 쉽게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핵발전소의 수명은 길어야 40년 정도지만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은 수십만 년에 걸쳐 보관해야 하는 위험한 물질이기에, 40년 동안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서 위험한 물질을 수천 세대에 걸쳐 남겨 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수십 년 전 핵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에서는 아직도 방사성 물질의 누출이 진행 중에 있으며, 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30킬로미터 안에는 사람들이 못 들어가고 있는데, 이보다 훨씬 사고 규모가 큰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상상조차 어려울 지경이라며 핵발전소의 위험을 경고한다.
이와 함께 이렇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발전소를 폐기하고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핵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외국 사례 등을 통해 알려주며, 탈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발전소가 없으면 살 수 없을까?
이 책은 평화박물관에서 진행한 <핵 없는 세상을 꿈꾸는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강좌의 내용을 청소년들도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다. 평화와 환경 운동에서 핵발전소에 대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제기해 온 전문가 다섯 분의 이야기를 통해 왜 ‘탈핵’을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1강에서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대안 에너지를 꾸준히 개발해 나간다면 탈핵이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핵은 과학 기술의 문제가 아닌 윤리의 문제로 바라볼 것을 지적한다. 2강에서 김익중 교수는 핵발전소와 핵 폐기물, 방사성 물질의 핵심적인 위험성을 정확하게 짚어 준다. 3강에서는 이원영 교수가 탈핵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각 분야의 지식인들을 조직하여 독일의 탈핵 현장을 답사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4강에서는 한홍구 교수가 탈핵 운동에서 종종 주변화 되는 ‘핵폭탄’과 ‘조선인 원폭 희생자들’의 문제를 평화 운동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마지막 강의를 맡은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핵에 대해서 아무리 무관심한 사람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방사능이 건강에 미치는 문제 등을 다루었다.
2. 본문에서
1강.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핵발전소와 핵무기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밖에 안 됩니다. 핵발전소의 수명은 40년 안팎이에요. 핵폐기물은 10만 년을 계속 갑니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볼 때 3000세대의 후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예요. 약 40년 동안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서 그 위험한 물질을 수천 세대에 걸쳐 남겨 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건 단순히 과학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입니다.
- 최열(환경재단 대표)
2강. ‘원자력발전’ 아니고, ‘핵발전’이 맞습니다
핵발전소 건립을 찬성하고 추진하는 사람들은 ‘수명 연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 ‘계속 운전’이라고 해요. 게다가 핵발전소를 ‘원자력 발전소’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적으로 쓰는 용어가 ‘nuclear power plant’ 인데, 여기서 ‘nuclear’를 ‘핵’이라는 부정적인 용어 대신 ‘원자력’으로 쓰는 거예요.
- 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 집행위원)
3강. 독일에서 찾아본 탈핵의 길
탈핵 견학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탈핵은 양심의 문제라는 거예요. 핵발전은 후대에 대한 반인륜적 행위입니다. 바로 이것을 독일의 윤리위원회도 결론지었어요. 핵발전은 위험하고 비쌉니다. 핵폐기물은 대책이 없고, 사양 산업이며 할수록 손해 봅니다. 또 일자리가 적고, 위험 부담이 너무 커요. 그리고 참여를 막고 소수가 정보와 결정권을 독점하는 비민주적인 에너지입니다.
- 이원영 (수원대 교수,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 전 총무)
4강. 아톰과 고질라 - 핵이 가진 두 개의 얼굴
우린 일본을 세계 유일의 피폭국가로만 알고 있지, 일본에 있던 우리 조선 사람 수만 명이 희생당했다는 걸 알지 못합니다.
20세기 우리 역사가 우여곡절이 심했죠. 비극적인 일도 많았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에 4만 명이 죽은 적은 없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우리 민족 4만 명이 죽은 겁니다. 역사상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극적인 사실을 아무도 거론을 안 하죠.
-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평화박물관 상임이사)
5강. 방사능도 전염되나요?-방사능에 관한 오해와 진실
당연히 의료용 기기에서 나오는 방사능도 좋지 않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아까 말씀드린 CT,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찍습니까? 2011년 기준으로 연간 411만 명이 CT를 찍습니다. 병원에서도 의사들이 별생각 없이 권해요. 우리나라처럼 방사능이 남용되는 나라가 없어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방사능에 대해 너무도 관대합니다.
-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나가며. 2111년 미래로부터 온 편지: 3·11 이후의 세상은?
저는 한 세기를 앞서 산 당신에게 바로 핵발전의 비윤리성을 고발하고 싶습니다. 타인의 희생에 기반을 둔 에너지를 용인하는 것이 정의입니까? 설사 과학 기술로 ‘안전’해진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3·11 사고 이후에 인류가 핵발전을 퇴출하는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데는, 바로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사고의 관성이 낳은 윤리의 부재 말입니다.
- 강양구(<프레시안> 기자)
3. 차례
머리말 핵 없는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들어가며 핵보다 더 강한 에너지 -소복이
1강.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핵발전소와 핵무기 - 최열
지구를 소비하는 우리의 일상/ 핵 문제는 세계인이 풀어야 할 숙제/ 미래학자들의 경고/ 핵무기·핵발전의 뿌리는 하나/ 수십만 년이 지나야 사라지는 핵폐기물/ 핵발전은 정말 안전한가?/ 오염된 분유는 왜 한국으로 왔나/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원자력/ 미국이 핵발전소를 안 짓는 이유/ “생명을 중시하면 이익을 가볍게 여긴다”/ 핵발전소,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의 참여가 환경과 생명을 살린다
2강. ‘원자력발전’ 아니고, ‘핵발전’이 맞습니다 -김익중
나는 왜 탈핵 운동가가 되었나/ 한국 핵발전소와 일본 핵발전소의 차이/ 방사능에 포위된 일본의 수도/ 세계에서 핵발전소가 가장 많은 나라는?/ 핵발전소 사고의 현주소/ ‘원자력 발전’ 아니고, ‘핵발전’이 맞습니다/ 국내 핵발전소 점검 결과/ 핵발전소, 꼭 필요한가/ 탈핵이 최고의 안전이다
3강. 독일에서 찾아본 탈핵의 길 - 이원영
탈핵의 현장/ 에너지 자립의 현장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에너지 효율을 높여 소비를 줄인다 / 소아과 의사가 세운 태양광발전소/ 에너지 정책은 고도의 경제 정책/ 유럽 전역에 전기를 수출하는 독일/ 에너지 전환과 삶의 양식 변화/ 탈핵은 양심의 문제다
4강. 아톰과 고질라-핵이 가진 두 개의 얼굴 - 한홍구
핵안보정상회의와 3S/ 누가 핵안보를 위협하는가?/ 핵이 가진 두 개의 얼굴/ 맥아더의 한반도 원폭 투하 계획/ 지워진 이름, 조선인 원폭 희생자들/ 핵발전,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 다른 사람을 착취하는 시스템에서 내려와야 한다
5강. 방사능도 전염되나요?-방사능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우석균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후쿠시마의 일상과 그 이면/ 체르노빌의 기억과 후쿠시마의 현실/ 방사능에 관한 오해와 진실/ 방사능이 암 발생률을 높인다/ 핵은 인간이 만든 불치병/ 평화와 환경을 함께 외쳐야 할 이유
나가며2111년 미래로부터 온 편지: 3·11 이후의 세상은? - 강양구
4. 작가 소개
최열
1982년 공해문제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25년간 우리나라 환경 운동을 개척했다. 공해추방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을 만들었다. 2002년 ‘환경재단’을 창립하여 대표를 맡고 있으며 미국의 골드만환경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최열 아저씨의 지구촌 환경 이야기』, 『지구온난화의 부메랑』 등이 있다.
김익중
의학과 미생물학을 공부했다. 동국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2009년 경주환경운동연합을 통하여 반핵 운동에 입문하였다.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 집행위원장,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의사회’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회의 추천을 받아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쓴 책으로 『한국탈핵』이 있다.
이원영
도시 공학을 공부했다. 서울광장과 서울도시기본계획, 경기도발전구상 등을 기획했으며, 2008년 결성된 ‘운하반대교수모임’ 정책위원장과 ‘대한하천학회’ 상임이사를 거쳐 2011년 ‘탈핵에너지전환교수모임’의 결성을 주도하고 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수원대 교수협의회 공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홍구
한국 현대사학자, 혹은 현재사학자다. 현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사)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상임이사, ‘김형률추모사업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과거사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쓴 책으로는 『유신』, 『대한민국史』 등이 있다.
우석균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보건의료정책학과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서울에서 의원을 운영하며,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과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의사회’ 공동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2008년 촛불항쟁 당시 광우병 전문가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강양구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녹색언론인 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등이 있다.
소복이
인권과 환경 등에 관심이 많아 관련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한다. 그린 책으로 『어린이가 지구를 구하는 50가지 방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