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젖은낙엽정신입니다.
처음 조행기에 글을 올리네요
추석을 이틀 앞둔날(25일) 새벽일찍 본가인 인천으로 아버지를 모시러갔다
며칠전 " 아버지 내일모레 시간나면 낚시나 가시죠~ 물때 좋다구 하는데 ..."
늙어가는 아버지가 문득생각나 전화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사실 그 전날(24일)도 친구놈 장인어른이빌려놓은 고깃배를타고 낚시를갔다왔다.
그날은 월차까지 내고 기대잔뜩하고 갔었지만 형편없는 조황이었다..
그놈의 망둥어는 왜그렇게 물어대는지..선장 왈" 여기는 미꾸라지 안써요 지렁이써요 그래야
우럭이 물어요" 믿은내가 바보지 ..T^T
(이미 배를 처음보는 순간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었다.통발배... 낚싯배경험 없는 선장..등등
그래도 통발에 잡힌 우럭은 꺼내서 먹을꺼리는 만들어주었다....-_-;;...)
낚시후 친구들과의 술모임도 핑계를 대고 빠져나와서 집에서 눈좀부치고 집을나서던
참이었다...인천으로
아버지는 손수 김밥까지 준비하셔서 새벽일찍일어난 아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부자간 오랜만의 출조.. 당신께선 나를 코흘리게적부터 근해선상낚시를 자주 데려가셨지만
내가 머리가 커버린뒤로부턴 늘 나혼자만의 유희로 즐기곤했다.
속으론 어제의 아픔을 만회해야지 다짐하면서...연안부두로 향했다..
새벽4시30분
일요일인데다 마침 좋은물때(4물) 이라 사람은 유독히 많은것같았다.
45톤배에 40명 정원..... 워낙큰배라 별걱정은 안했지만 배에올라 출발하는순간
아차싶었다.. 승선인원 40명 꽉찾던것이다.. 그때부터 걱정이 앞섰다..
그전에도 이배를 몇번이용했고... 근해쪽이지만 선장님이 부지런히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기름도 아끼지 않는분이셨기에 계속이용했지만 오늘은 아니다 싶었다..
흐린날씨에 풍향은 NE 더군다나 아버지는 자세로만 낚시를 하신 분이셨기에...
(참고로 아버지사용하시라고 준비해드린 나의 주무기 -저는그날예비장비로 낚시해씀
-_-;;우럭대와 장구통릴은 현재 공장입고수리중이다...)
한마디로 그날 조황은 꽝이었다. 40명이 서로다른 봉돌에 서로다른 낚싯줄, 자세를 사용했으니
말씀을 안드려도 여러조사님들은 상황을 예측하실것이다..
엉킨낚싯줄 풀다가 시간다보내구 짜증만 내다가 상황종료였다..
집으로 향하는 나의 표정은 어두웠다.....
모처럼 모시고 왔는데...속으로 죄송함에 내표정은 내내 굳어있었다...
그순간 아버지의 한마디 ~~ 야!! 너 낚시 잘하더라 그상황에도 너 4마리나 잡았지않냐..
이걸로 엄마랑 매운탕 꺼리는 충분하겠다..~ 순간 피식 웃음이났다...
배에서 내내 아버지랑 실갱이를 벌였던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아버지한테 선상낚시를 배운나는 아버지가 가르쳐준게 다 옳은줄 알았다. 미끼끼우는법
고패질하는법 등등
하지만오늘 하나하나 가르쳐드리면서 마지못해 따라하시던 아버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가르쳐드린대로 하시면서....이게 아닌데 하시던 아버지의표정.....
(참고로 저두 모두 싱글라인에서 배운거예요 ^.^/)
다음에 언제또 같이 나갈지 기약할 순 없지만 다시 꼭 모시고 나갈거란걸 생각하면서...
흐믓한 마음으로 집에돌아왔다.............
그렇게 아쉬움으로 한주를 보내고 바로어제(3일).....같은배로 다녀왔다
토요일날 친구와술자리를 하면서 속으론 내내 뭔가 허전한맘이 들었다...
한잔더하자는 친구의권유를 뿌리치고 집에오자마자 와이프한테...
"내 맴이 쫌 허전한데 아무래도 낼 낚시를 가야할것같어...."
대번에 와이프는 토라진듯..
"또가?........".......
" 웅...아쉬워서......."
잠시 생각을 하던 와이프는 ..."그럼 다음주는 결혼1주년이니깐 같이 여행가야돼...."
난 대번에 끄떡거리며 ...." OK~~~~ "
나는 결혼한지 일년정도된 새내기 신랑이다...와이프는 임신5개월째~~ 워낙 장인어른이
민물낚시를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남자가 낚시를 다니는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는지
낚시간다고 하면 대부분 OK 해주는 와이프가 넘 고마웠다...
새벽 3시반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는나를 보곤 슬며시 일어나서 곰탕을 한그릇 내준다...
고마워하면서 집을나섰다.
4시반 연안부두 모낚시점 ........여러사람이 모여있었다...
오늘 물때는11물 풍향은 NNE 풍속이나 파고는 나쁘지 않고.그런대로 좋은 날씨였다.
사람도 예상과 다르게 많지않았고.. 예감은 비교적 좋은편이었다...
이번에 새로장만한 방탄복도 입었겠다...전투준비끝....
배에오르자 자주 뵙는 연세지긋한 노신사께서 눈인사를 하신다....같이인사를드리고
지난주 조황등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물론 싱글라인코리아 자랑도 넌지시 해드리고...ㅎㅎ
편안한 마음으로 한숨푹자고.. 오전 6시 30분쯤 첫입수를 시작한다
바다는 잔잔하고 물색은 맑았다..
첫입수는 자월도 주변에서 한두번 담가보았지만 입질이없었다... 약간 긴장되기 시작한다..
이작도 주변으로 옮기면서 나의 첫입질은 시작되었다...
배에는 20여명의 조사님들이 승선해서 그런대로 자리도넓고 경력도 다들 되신분인듯했다...
근해유선은 수심 20- 25 미터 정도를 공략하며.. 물살에 따라서 깊이는 조절된다.
첫수를 35 센티미터 짜리로 올렸다 . 다른분들도 고무된표정...그런데 다른분들은
다들 손가락만한 뽈락을 올리구 계셨다... 입질이라도 많이 받을요량으로 청갯지렁이들을
끼우신모양인데..아주 우연찮게 중간급 놀래미도 올라오는경우는 있으나 예전의 경험으론
인천에선 손가락만한뽈락만 수십마리 올라온다...거의 헛수고나 다름없다는걸 이미 오래전에 느
꼈기에오직 미꾸라지로만 승부를 한다...
오전에는 나혼자만의 파티였다....혼자 40센티급 2마리에 30센티급 3마리
많은건 아니지만 다른분들에 비하면 거의 대박수준인셈이였다...
점심식사후에도 장대나 붕장어 같은 잡어도 포함에서 10여수를 했다...쌍걸이 까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하니 다른분들한테 죄송스러웠다..
방탄복 뒤에 적혀있는 적은낙엽정신 이란 아이디가 송구스러웠다......
오후들어 바람이 쎄지고 거의입질이 없자 철수를 시작했다..
돌아오는길에 "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하시는 다른분들의 원성을 뒤로한채
나도 이젠 인천을 떠날때가 되었나? 하는 생각을 곰곰히 해보았다....
사람들이 떠나게하는 수많은원인들이야 이루말할수 없지만..... 그래도 인천토박이였던
나는 이곳에 무엇이 아쉬웠는지... 이날도 인천앞바다를 휘젖고 돌아다녔다.....이젠 더이상
나올게 없다는걸 알면서도~~ 조금 거짓말 보태서 나머지 모든분들이 잡은량 보다 내혼자
잡은게 더 많은듯했다...그만큼 자원은 고갈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한테 들러서 큰놈으로 몇마리 드리니 좋아하셨다......
나머지는 처갓집에 들고가서 회를뜨니....푸짐하게 나오고 일부는 매운탕거리로 남겨두었다..
밤늦게 와이프와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선 기분좋은 음악이 흘렀고 내 조끼의 싱글라인 코리
아 란 필체는 빛을 받아 반짝거리기만 했다......
인천 정녕코 떠날때가 되었단 말인가....................ㅠ.ㅜ
카페 게시글
‥‥365출조 조행기
인천 정말 떠날때가 되었단말인가? 낙엽정신 10월 3일 인천근해유선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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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릴적 부터의 정든 낚시터가 점점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허탈함과 섭섭함, 코흘리게 시절 아버님의 사랑으로 배운 낚시에 대한 미련과 이제 점점 힘들어 하시지만 낚시에 대한 여전한 애정 등등 정말 한번이라도 더 아버지를 모시고 낚시를 다녀야겠다는 마음이 들게합니다.
연로한 아버님을 모시고 낚시다녀오신 정성이 참좋아보입니다.일주일에 두번씩이나 낚시를 다녀도 맨날 혼자다니고 아버님 모시고갈 생각 한번도 안해본내가 부끄럽게느껴지는군요.조행기 잘읽었습니다.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항상 이러한 모습이 부러웠읍니다...어려서는 일요일 목욕을 함께하고 부자지간에 당구한게임하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언제까지나 어를신과 함께 낚시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두 25일 xx3호타구 종일낚시했는데 입질도 못받았써요,그래서 곰곰히 원인분석을 해보니 선장님들이고 유선사고간에 포인트개발이 전혀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많은 배들이 간데 또가고 그러니 고기가 있겠습니까?
젖은낙엽정신님의 두 부자간의 낚시여행 마냥 부럽기만 하네요..... 조행기 잘봤고여, 두분의 낚시여행에 항상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부자지간의 돈독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출조기 마음에 흠뻑 젖어드네요. 조만간 아버님 모시고 안흥에서 손맛몸맛 느낄수있는 멋진시간 만들어 보시지요? 정감이 가는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포인트 개발이 중요 한것 같아요...7월인가 섬배 한척이 배를 계속 한 지점에 대길래 선장님한테 그리 한번 가보자고 졸라 서 갔다가 4자 5자 우럭이 엄청 나왔어요. 선장님도 그런 우럭밭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자원에 고갈도 문제지만 포인트개발이 없다는게 더 큰 문제인것 같아요
회원님들의 조행기를 읽을때마다 느낍니다만, 한결같이 마음씨가 착하시고 좋은 분들만 계신것 같아요. 하긴 우리 회원님들중에는 낚시를 즐기는 분은 계셔도 어부는 한분도 안계시리라 믿으니까요. 조행기 잘읽고 갑니다. ^.^
맞아요...분명 자원은 있을 것입니다...포인트 개발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요....항상 그 자리에... 항상 같은 이동 경로잖아요...결국 뺑뺑이드라구요....
부자간의 낚시여행...정말 부럽기만 합니다. 전 같이 하고싶어도 뫼시고 갈분이 없어 정말 안타깝답니다. 두분의 계속된 낚시여행 기대합니다.
조행기를 예술적 문체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서정적이면서 깔끔한 한편의 수필을 읽은듯 합니다 ^^
자원고갈도 주요원인 인거 같은데요. 함튼 부자지정이 너무 부럽군요.
낙엽님의 모습에 감동 받았습니다..풍수지탄...갑자기..이 네글자가 생각나는군요,^^아버지에대한 기억이 거의..없어서...^^;;;조행기..잘봣습니다...^^
어줍잖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안흥쪽에서 출조한 조행기도 올리도록하겠습니다. (__)
젖은낙엽정신님의 맛갈나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혹시 문단에 등단하신 프로가 아니신지.... 담에도 좋은글 부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