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74]孤雲 崔致遠(고운 최치원). 歸燕吟獻太尉(귀연음헌태위)
歸燕吟獻太尉(귀연음헌태위)
- 연으로 가면서 태위에게 읊어 드리다
孤雲 崔致遠(고운 최치원)
秋去春來能守信(추거춘래능수신) :
가을 가고 봄이 와도 소식 지킬 수 있어
暖風涼雨飽相諳(난풍량우포상암) :
따뜻한 바람 서늘한 비에 서로 익히 알았도다.
再依大厦雖知許(재의대하수지허) :
다시 큰집에 의지함을 안다고 해도
久汚雕梁却自慙(구오조량각자참) :
오래도록 단청 기둥 더럽힘이 스스로 부끄럽소
深避鷹鸇投海島(심피응전투해도) :
매와 독수리 깊이 피해 바다로 왔다가
羨他鴛鷺戲江潭(선타원로희강담) :
저 원앙과 해오라기 부러워 강가에 노니노라
只將名品齊黃雀(지장명품제황작) :
다만 명품을 저 참새와 같이 여기니
獨讓銜環意未甘(독양함환의미감) :
혼로 금반지 머금게 해도 마음 달갑지 않도다
守信수신= 절개와 의리를 지킴..
信=믿을 신, 펼 신.고자(古字)㐰, 訫.
飽= 배부를 포 . ② 물리게 하다 ③ 실컷 ④ 물림
諳= 욀 암. ② 알다 ③ 깨닫다 ④ 깨달아 앎 .
廈= 큰집 하 . ② 집 ③ 지붕을 길게 아래로 달아낸 집.
속자(俗字)厦.
雕= 독수리 조 . ② 새기다 ③ 시들다 ④ 사물의 모양.
梁= 들보 량. ② 징검다리 ③ 다리 ④ 어량(魚梁)
慙= 부끄러울 참. 동자(同字)慚
鷹= 매 응.
鸇= 새매 전. 송골매 전.
鴛= 원앙 원. ② 원앙의 수컷 ③ 암컷은 앙(鴦) .
鷺= 해오라기 로. 백로 로.
雀= 참새 작. ② 검붉은 빛깔 ③ 적흑색(赤黑色) .
동자(同字)䲵
銜= 재갈 함. ② 머 금다 ③ 받들다 ④ 느끼다
동자(同字)㘅 속자(俗字)啣, 衘
環= 고리 환. ① 환옥(環玉) ② 물러나다 ③ 고리 모양의 옥
원문-계원필경집 제20권 / 시(詩)
귀연음을 지어서 태위에게 바치다〔歸燕吟獻太尉〕
가을에 갔다 봄에 오는 약속 지키며 / 秋去春來能守信
다순 바람 서늘한 비 실컷 맛보았네 / 暖風涼雨飽相諳
큰 집에 다시 지낼 허락도 받았지만 / 再依大廈雖知許
오래 들보 더럽혀서 스스로 부끄러워 / 久汚雕梁却自慙
새매를 피하려고 섬으로 숨을 적엔 / 深避鷹鸇投海島
강가에 노니는 해오리가 부러웠소 / 羨他鴛鷺戲江潭
지위와 등급은 황작과 나란하건만 / 只將名品齊黃雀
함환을 양보해서 기분이 언짢네요 / 獨讓銜環意未甘
[주-D001] 함환(銜環) :
황작(黃雀)이 옥환(玉環)을 물고 와서 보은(報恩)한 고사를 말한다.
한(漢)나라 양보(楊寶)가 9세 때에 올빼미에게 채여 나무 밑에 떨어져서
개미들에게 곤욕을 당하고 있는 황작을 보고는 집으로 데려와
100여 일 동안 잘 보살펴서 날려 보냈더니,
어느 날 밤 3경(更)에 그 황작이 황의동자(黃衣童子)로 변신하여 찾아와서는,
저번에 서왕모(西王母)의 사자(使者)로 봉래(蓬萊)에 심부름 가던 중이었다면서,
은혜에 보답하는 뜻으로 옥환(玉環) 4개를 주며,
자손들이 이처럼 출세하여 삼공(三公)의 지위에 오를 것이라고 하였는데,
과연 그 말대로 양보의 후손들이 4대에 걸쳐 모두 대신(大臣)이 되었다는
황작함환(黃雀銜環)의 이야기가 진(晉)나라 간보(干寶)의
《수신기(搜神記)》 권20에 나온다.
여기서 황작은 고운의 동료인 다른 막료(幕僚)를 비유한 것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