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재에 있는 공동 텃밭을 다녀오는 길에 정육점에 들러 고기를 두어번 산적이 있다. 일반 정육점은 아니고 규모도 크고 고기 공장(?) 처럼 생각되는 곳이었다. C가 그곳 고기가 질이 좋은 데 싼 것에 놀라 한번 같이 가보자고 말을 했었다.
오늘 오후 비가 오는데 C는 그 정육점을 가보자고 말했다. 그곳에 함께 갔다. 먼저 온 손님이 포장된 고기를 고르더니 윗 포장을 바꿔 달라고 했는지, 사장님은 포장되어있던 랩을 떼내고 새로 랩을 씌웠다.
'뭐지?' 궁금했다. 구이용 소고기를 요구하자, 한우 아니면 수입산, 사장님이 묻고, 한우를 주문하자 양을 물었다. 나는 1킬로를 달라고 했다.
'12만원 입니다.' 사장님이 말했다,
가격에 깜짝 놀라자 사장님 왈, '우린 한우 냄새도 못 맡아요.'
나는 한 근을 주문했다. 궁금해서 수입산 가격을 물었더 한 근에 만 오천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맛을 비교해보고 싶었던지 C는 수입산 등심도 한근 주문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는 앞서 포장을 바꿔 간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궁금해 물었다.
'먼저 고기 사 간 손님이 랩을 갈았잖아요. 왜 그런거예요?'
'수입이라고 붙어있는 라벨을 뗄려고 그런거예요. 여럿이 같이 고기 구워먹는데, 수입산 티 안낼려고.'
'아....!'
집으로 돌아와 한우와 수입산 소고기를 두개의 팬에 따로 구워 C에게 주었다.
'맛이 네배 더 좋지는 않은데, 차이는 확실하네. 마늘까지 맛이 다른것처럼 느껴진다. 혀가 간사한 거지.'
장마처럼 비가 계속 내리는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