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범한 후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이 있을까?
미국 선교사님이 한국인들은 “죽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우기 위해 상갓집을 방문했다.
“어제 숨을 거두셨데요”
“아~ 죽으면 숨을 거둔다고 하는구나”라며 배웠다. 그런데 옆에 있던 사람이 “그렇게 이승을 떠나셨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승을 떠났다고도 표현하는구나”라고 배웠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니 어떤 사람은 “운명하셨어” 어떤 사람은 “황천길 가셨네”, 어떤 사람은 “세상 뜨셨네”, 또 어떤 사람들은 “눈 감았어”, “가셨어”, “별세하셨네”, “밥숟가락 놓으셨네”, “골로 갔어”, “뒤져버렸네”, “불귀의 객이 되었어”, “저승길 가셨네”, “졸하셨군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선교사는 “아~ 조선 말 배우기 어렵습네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고 한다. 위의 모든 말들은 “죽음”을 표현하는 한국인들의 완곡어법이다.
때로는 어머니가 자식에게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지 말라”는 뜻의 완곡어법이다.
한국인들은 완곡어법을 즐겨 사용한다. 그 이유는 상대의 마음에 충격이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충격에 잘 견디지 못하고 쉽게 상처를 받는 소심함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축복하다”는 바라크(בָרַךְ)다. 시16:7에서는 “송축하다(찬양하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욥1:5을 보자.
“... 이는 욥이 말하기를 혹시 내 아들들이 죄를 범하여 마음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였을까 함이라”
한글성경은 “욕되게”라고 意譯했지만, 히브리어 성경은 바라크(בָרַךְ 축복하다, 찬양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즉 욥은 자식들이 <죄를 범한 후>에도 입으로 하나님을 찬양할까 염려했다는 것이다. 죄를 짓고도 회개 없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하나님을 “욕한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히브리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서기관은 “찬양한다”라는 완곡어법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