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봉화'로 돌아왔습니다.
안개 가득 낀 아침을 뚫고......
빈 속으로 나올 수는 없는 일이라, 새벽 다섯 시 경에 (나름 서둘러서)아침을 챙겨 먹고(그래봤자, 고구마 한 개와 우유 한 컵, 자두 하나),
'청량리 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기가 애매해서(매번 헤매게 됩니다.) 이번에도 진땀을 흘리다가,
겨우 몇 분 전에야 기차를 탈 수 있었는데요,
초반엔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양평'을 지나면서는 멍하니... 전국적으로 안개가 자욱한 아침을 달려서,
'영주'에 도착을 했답니다.
그 때가 9시 20분 경,
12시 46분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약 세 시간 반.
지루한 시간이지요.
그런데 이번엔,
'내가 왜, 이렇게 차 기다리는 (세)시간을 감수해가면서까지 기차를 이용한다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답니다.
이보다 빨리 봉화까지 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도,
'오로지 무궁화호 기차만을 이용해서 가는 거냐고?' 하는 불만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KTX를 이용해도(청량리- 영주 구간) 되고, 그러면 영주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하면 서울에서 새벽같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데,
그리고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몇 가지 있는데,
'동서울'- '춘양' 구간을 타면(시간 계산을 잘 하면), 춘양에서 점심 시간에(12시 40분) '분천'에 가는 무료버스를 타도 되고,
'동서울'-'봉화' 구간도 그와 엇비슷하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중간에 이렇게 세 시간씩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런데 그건 그저 생각일 뿐,
저는 다음에도 이 경로를 이용할 게 뻔하거든요?
(그래서 '노땅'이라는 건데, 제가 한 번 정한 건... 잘 바꾸려 들지 않아서요.)
그래봤자, 월말에 한 번 꼴로 서울에 가면(병원 문제 등)... 앞으론, 시월 말에 한 번... 왔다갔다 하는 걸로 끝이거든요? 이 과정이 11월 말에 끝나는데, 그 때는 아예 철수를 하는 거라서요.
물론 이 방법이 가장 저렴한 것도 작용을 합니다.
그렇지만 꼭 돈 문제만은 아니기도 한데, 중간(영주)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빼면... 그 여정이 가장 단순하다는 면이 저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요,
그렇게 하면, 결국 여기 '분천' 숙소에 도착하게 되면,
이래저래 2시가 되는데요,
그러면 점심 먹는 시간이 애매해서...
웬만하면 영주에서(12시 46분 기차라) 점심을 먹어도 되거든요?
근데, 저는 그것마저도 않는다는 겁니다.
새벽 5시에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나오기 때문에,
분천에 도착해서 그제야 밥을 해서 먹으면 최소한 오후 3시가 되는데,
그럼 그 시간이... 근 열 시간만에 밥을 먹는 건데,
그래도 꼭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저는 어딜 다니면서 중간에 잘 사먹지 않는 못된 습성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랍니다.)
그것 역시 제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노땅'(?)의 모습 아닐까요?
이번에도 그랬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다만, 날씨가 좀 추워진 게... 변한 거라면 변한 모습이긴 했지만요.)
그렇게 도착하니, 제가 만든 '꽃밭'은... 며칠 간의 공백기간 동안, 꽃이 제법 피어 있었습니다.(아래)
근데요, 제가 처음 꽃밭을 만들 때는, 이 꽃밭 가득... 꽃들이 덮을 걸 상상하고(기대하고) 했던 일이었는데,
그저 듬성듬성한 모습일 뿐이랍니다.
내 손으로 만든 꽃밭이라고,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이 앞부분이 '구절초'인데,
구절초도, 바로 옮겨심은 것들은 그 해에 꽃을 내는 게 아니고,
1 년을 묵어야 꽃을 핀다네요.
그렇다면, 내년에는 이보다 더 촘촘한 모습이겠는데......
그리고 드디어 '코스모스'도 꽃이 한 송이 피어있던데,
아무래도 요즘 가을 기온이다 보니, 이제는 다 자란 듯... 여기저기에 꽃봉오리들을 내보이고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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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요, 그건(지금까지) 여기 '봉화 산골 기행'에 도착과정이었는데요,
도착한 다음, 부랴부랴 서둘러 밥을 해 먹고는... 컴퓨터를 켰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이랍니까?
서울에서 했던 글 작업 파일이(실컷 일을 해놓고, 메일로 '내게 쓰기' 해서 보냈는데),
도착을 하긴 했는데, 다운받아서 열려니...
'한글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한다며, 뜨지를 않는 겁니다.
뭔가 오류가 있어, 아예... 프로그램마저 작동을 않으니,
아, 그렇다고 다시 서울로 그걸 가지러 돌아갈 수도 없고......
혼자 푸르락붉으락대다,
하는 수 없이... 그 작업을 반복해야만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