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우 가족 23-3 “벌써 스물여덟 살이네.”
어제저녁에 용우 씨 어머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오늘 시간이 괜찮으면 용우 씨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자고 하신다.
직원은 먼저 실장님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내일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양해를 구했다.
다음으로는 함께 식사하기로 한 간호사님과 통화를 해서 오늘 시간이 괜찮은지 물었다.
다행히 괜찮다고 하셔서 용우 씨 어머님께 약속 시간을 묻는 문자를 보냈다.
12시 30분에 만나자고 하셨다.
출근해서 용우 씨에게 말했다.
“용우 씨 오늘 어머님 만나러 가요. 좋아요?”
대답 없이 직원을 바라본다.
평소에 잘 웃어 주던 용우 씨였는데 오늘은 웃어주지 않는다.
그래도 용우 씨에게 어머님 만나서 함께 식사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용우 씨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거의 일 년 만에 어머님과 식사하는 자리인데 용우 씨의 깨끗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이발을 하지 못한 것이 직원의 마음에 걸렸다.
드라이를 할 때 신경 써서 머리를 말렸다.
간호사님이 보고 괜찮아 보인다고 한다. 직원 보기에도 괜찮아 보였다.
용우 씨 외출준비를 분주하게 했다.
휠체어 뒤에 메어둔 가방에 용우 씨가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넣었다.
준비를 어느 정도 마쳤을 때 다시 어머님께 문자가 왔다.
12시에 만나면 좋겠다고 하셨다.
간호사님께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괜찮다고 하신다.
용우 씨 준비도 끝났고 직원의 오전 일과도 마쳤다.
어머님께 12시도 괜찮다고 문자를 드렸다.
길성이 초정 점에 도착하니 어머님이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계셨다.
용우 씨를 보고 얼굴을 만지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간호사님과 어머님은 잘 알고 지내신 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신다.
직원은 초면이지만 웃으며 인사를 드렸다.
어머님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예약을 해두셨다.
“제가 용우 점심 먹일게요.”
어머님이 방석으로 용우 씨가 편하게 눕도록 도우셨다.
직원은 용우 씨를 어머님 옆에 눕혀 주었다.
“전에 보니까 닭백숙보다는 오리를 더 잘 먹어서 오리로 주문해 놨어요.” - 어머님
“맞아요. 오리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 간호사
일 년 전쯤 용우 씨와 어머님이 만날 때도 간호사님이 함께 오셨었다고 한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간호사님과 어머님이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담소를 나누었다.
간호사님과 함께 오지 않았다면 분위기가 서먹했을 텐데 함께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오리 백숙을 직원이 죽과 고기를 넣어 미리 식혀 놓으려고 국자를 드니 어머님이 말리신다.
“제가 할게요. 어서 드세요.” - 어머님
“아닙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 직원
“괜찮으니 어서 드세요.” - 어머님
용우 씨 생일을 핑계로 주선한 자리라서 그런지 어머님이 용우 씨에게 더욱 신경을 써주신다.
낯을 가리는 용우 씨는 식사를 하는 동안 밖에서 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호기심을 나타냈다.
그래도 어머님은 백숙을 정성껏 용우 씨 입에 연신 넣어 주셨다.
어머님은 그런 용우 씨의 손을 만지고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동안 보지 못해 섭섭했던 마음을 표현하시는 것 같았다.
“벌써 스물여덟 살이네, 벌써.” - 어머님
“그러게요. 벌써 그렇게 됐네요. 그래도 용우 씨는 동안이에요.” - 간호사
“그런가요?” - 어머님
이런저런 이야기와 어머님과 용우 씨가 정을 나누는 사이 식사도 어느 정도 끝났다.
“어머님 자주 연락 주시고 용우 씨 찾아와 주세요. 원장님께서도 어머님 만나 뵌 지가 오래됐다고 저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제가 오래 못 가 봤어요. 가보기는 해야 하는데.”
어머님이 미안한 듯 말씀하셨다.
“저는 언제든지 괜찮으니 연락 주세요. 저도 용우 씨 관련해서 자주 연락드릴게요.”
“네, 그러세요. 저희 집에 막내가 시원찮아서요.”
“어디가 아프신가요?”
“아니요. 고 3인데 몸이 아파서 2학년 때 학교를 제대로 나가지 못했어요. 키가 180 정도인데 몸무게가 50킬로 조금 넘어요. 예민해서 그런가 봐요.”
“그러셨군요.”
그러면서 작년 12월에 용우 씨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야기도 하셨다.
여러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직원은 짐작했다.
용우 씨의 아버지는 용우 씨를 보거나 용우 씨가 생각나는 것들을 보면 너무 마음 아파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집에 용우 씨가 가는 것은 어렵다고 하셨다.
꼭 집에 안 가도 좋으니 밖에서 용우 씨와 시간을 보내도 괜찮고 다온빌에 자주 들르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님도 용우 씨를 보고 나면 한동안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하셨다.
그래도 직원은 앞으로 용우 씨 관련해서 어머님께 자주 연락을 드릴 생각이다.
카페 사회사업에 관련해서 직원이 아는 만큼 설명을 드렸다.
그리고 용우 씨의 실명을 사용해도 괜찮은지 물었다.
다행히 어머님은 큰 거부감 없이 사용해도 괜찮다고 하셨다.
직원이 휴대폰을 꺼내어 카페를 보여 드리며 조금 더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눈이 좋지 않아서 글씨 크기가 작으면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직원이 문자로 다온빌의 다음카페 이름을 보내 드렸다.
“시간 날 때 한번 들어가서 읽어보세요. 다온빌에서 입주자들을 어떻게 돕고 있는지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한번 들어가서 읽어볼게요.”
식사도 마치고 이야기도 마치고 식당을 나왔다.
어머님이 차로 가시더니 입주자들과 함께 먹으라고 딸기를 주셨다.
어머님은 직원에게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하셨다.
차에 차있는 용우 씨를 한동안 바라보며 작별인사를 하시고 다음을 기약하며 용우 씨와 어머님은 헤어졌다.
일 년 만에 만남이 참 짧게 느껴졌다.
용우 씨는 아는지 모르는지 차가 달리는 동안 창밖을 이리저리 살핀다.
돌아오는 길에 유아용품점과 마트에 들러서 용우 씨가 앉아서 수분을 섭취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컵과 바나나 우유, 주스를 구입했다.
열심히 연습해서 다음에 어머님을 만날 때는 눕지 않고 앉아서 음식을 먹도록 도와야겠다.
2023년 03월 21일 화요일 원종오
아들 생일을 앞두고 어머니와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했네요.
용우 씨가 아들 노릇 잘하고 어머니는 어머니 역할 잘하시도록 도우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더 자주 소식 전하고 더 자주 얼굴 보며 살면 좋겠습니다.
아들을 살뜰히 챙기시는 어머니가 계셔서 용우 씨 든든하겠어요. - 다온빌
조*우 가족 23-1 전화해서 상의드려도 괜찮을까요?
조*우 가족 23-2 내수에서 먹었던데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