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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茶詩)
松風檜雨到來初 急引銅甁移竹爐 송풍회우도래초 급인동병이죽로 待得聲聞俱寂後 一 甌春雪勝醍醐 대득성문구적후 일구춘설승제호 <청허휴정(淸虛休靜)>
소나무에 바람 불듯 전나무에 비 내리듯 끓기 시작하거든 지체 없이 동병을 죽로에 옮겨와야 한다. 물 끓는 소리와 그 소리를 듣는 내 마음마저 다 같이 고요해진 뒤에 한 잔의 춘설차 맛은 제호보다 수승하다. 해설 ; 서산(西山;1520-1604)스님의 차시(茶詩)다. 이 정도의 차시라면 서산스님은 빼어난 차인이다. 실은 차인이기 이전에 지극한 선인(禪人)이기에 차가 선의 경지에 이른 경우다. 가위 선차(禪茶)라고 할만하다. 근년에 선이 대중화되면서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 다 선이 들어가 있다. 음식에도 선식이라 하고, 글씨도 선서, 그림도 선화, 춤도 선무(禪舞), 무술도 선무(禪武), 아파트의 구조도 선(禪)스타일이다. 우리나라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세계적 추세다. 서양에는 화장품을 만드는 데도 선의 정신으로 만들었다는 선전문구가 오른다. 선은 맑고 밝고 간결하고 소박하고 탈속하다. 그리고 고요하다. 자연스럽다. 조작이 없고 군더더기가 없고 겉치레나 불필요한 것이 일체 없어서 절제의 극치다. 깊고 유현하다. 그러면서 어딘가 모르게 위엄이 있다. 이러한 정신이 모든 분야에 깃들어 있으면 선의 무엇 무엇이라고 해도 된다. 차를 한잔 마시면서 자신의 깊은 선심을 드러내는 일은 선자(禪者)의 당연한 일상사다. 차를 마시려면 먼저 동병에 좋은 물을 떠다가 물을 끓여야 한다. 물이 끓는 소리가 마치 소나무에 바람이 불듯하다가 다시 전나무에 비가 내리는듯하다. 그 이상을 끓이면 안 된다. 그 때를 기다려서 곧바로 물 끓이던 동병을 얼른 죽로에 옮겨 온다. 그리고 지금 막 따서 법제를 한 첫차, 즉 춘설차의 차 잎을 넣는다. 그리고는 물이 끓던 소리도 잦아들고 그 소리를 듣던 사람의 마음도 함께 고요해지면 그 때에 가만히 찻잔에 부어 마신다. 무엇보다 선심이 젖어든 한 잔의 춘설차 맛은 세상맛이 아니다. 이것이 선차다. “물 끓던 소리도 잦아들고 그 소리는 듣던 사람의 마음도 고요해지면...”이라는 말에 뜻이 깊다. 대저 선차를 하는 사람들은 외적인 격식보다는 이 말에 마음을 써야 한다. 마음이 여기에 이르고 나면 그 때는 어떤 행동도, 어떤 자세도 모두가 선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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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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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이런 선차 마셔보았으면 좋겠심니더 ㅎㅎ^^*...관세음보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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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끓던 소리도 잦아들고 그 소리는 듣던 사람의 마음도 고요해지면...”차 잔이 주는 가치 는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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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시는 서산스님 문집에 없고, 중국 남송의 나대경의 약탕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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