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말에 '조선공사 사흘 못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작심삼일(作心三日)과 같다고 얘기를 하는 곳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심삼일'은 개인의 의지 문제이고, '조선공사삼일'은 국가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종실록 정해조(丁亥條)에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는 말이 나온다. 세종대왕이 평안도 절제사에게 보낸 글에 “우리 나라 사람은 처음에는 근면하게 일을 하나 종말에 태만해 진다. 그것이 바로 고질적인 병폐이다. 그러므로 고려공사삼일이라는 속담이 생겼다. 이 말이 헛된 말은 아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때부터 고려공사삼일은 거창하게 일을 벌려 놓았지만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용두사미(龍頭蛇尾)와 같이 쓰이게 되었다.>이 글은 2017년 7월 31일에 제가 여기 올린 글 중의 일부입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실감이 납니다.
<지난 4월 정부 주도로 구성된 시스템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 플랫폼 '얼라이언스 2.0'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족 당시 수요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라이언스 2.0'에 속해 있는 한 팹리스업체 관계자는 20일 "4월 이후 개별 기업에 이와 관련한 안내, 정보 제출 요청, 회의 등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 기업 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얼라이언스에 속한 대기업 관계자도 "외부 업체와 관련 미팅을 하는 등 실질적 액션은 아직 없다"며 "내부적인 논의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며 얼라이언스 2.0을 통해 수요발굴, 기술기획, 연구개발(R&D)까지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바이오,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가전, 기계·로봇 등을 5대 전략 분야로 꼽고 발굴된 유망기술을 정부 연구개발에 우선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팹리스 업체로는 넥스트칩, 실리콘웍스, 실리콘마이터스, 동운아나텍 등이 있다. 당시 넥스트칩 관계자는 "수요 기업이 새로 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LG 계열 실리콘웍스도 "수요처 다양화를 뒷받침해 준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수요 기업으로 참여한 업체는 현대모비스, LG전자, 대유위니아, 한국가스공사 등으로 당시 일주일 전에야 얼라이언스 참여 요청을 받고 명단에 포함된 업체가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얼라이언스를 주관하는 산업부 산하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지난 7월 얼라이언스 관련 수요조사 공고를 냈고, 우리는 관련 업체에 이메일로 안내를 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고는 '2020년도 산업기술 R&D사업 통합기술 수요조사'로 평가관리원은 7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접수한 과제 가운데 일부를 얼라이언스 2.0에 반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팹리스업체 일부는 이와 관련해 제대로 안내를 받지 못했고 '얼라이언스 2.0'과 연계됐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수요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7월 팹리스 업체를 불러 기술 매칭 행사를 진행한 적 있다는 전자부품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결국 5개월 여간 에너지 분야에서만 한 차례 미팅이 있었던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 이후 정부부처에 계속 불려 다니는데, 기업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은 건 없다"면서 "일본 수출규제 이후 반도체 관련 정책이 쏟아지면서 기존에 발표한 것들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acui721@yna.co.kr
위에서 하라니까 그냥 하는 것이고 , 정부에서 하라니까 기업은 또 그냥 따라가는 것이라 그게 무슨 실효성이 있겠습니까? 이런 것들만 잔뜩 벌려 놓고서 지금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時雨